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장률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장률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진심을 다한 일에는 눈물이 나기 마련이다. 배우 장률이 눈물을 흘린 이유도 진심을 다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를 통해 배우로서의 진가를 알린 장률을 만났다.

지난 3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연출 이재규)는 정신건강의학과 근무를 처음 하게 된 간호사 다은(박보영)이 정신병동 안에서 만나는 세상과 마음 시린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장률은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황여환을 연기했다.

장률은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이해를 위해 서울성모병원의 자문을 받았다고 했다. 직접 서울성모병원 정신병동을 방문해 의사, 간호사들이 어떻게 일을 하는지 두 눈으로 보면서 디테일을 잡아나갔다고. 장률은 “세밀하게 표현하고 싶어서 선생님 한 분과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환자를 대하는 태도 같은 것들을 여쭤봤다. 작품 속에서 제가 비치지 않더라도 살아있으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아내가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난 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는 환자에 대한 장면도 자문을 구하며 도움을 얻었다고. 장률은 “제가 대본을 읽고 마음이 너무 아파서 여섯 시간 정도 울었다. 의사인 여환으로서 굉장히 중요한 장면이었는데 제가 너무 이 이야기에 이입해서 인간 장률로서 허우적대고 있으면 잘 전달할 수 없을 것 같았다”면서 “여섯 시간 울었던 날 의사 선생님에게 전화를 걸어서 환자를 대할 때 울어도 되는지 물었다. 내 앞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아픔을 이야기하는 걸 들을 용기가 없었다. 의사로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더니 선생님이 많이 슬프면 울어도 된다고 하더라”라고 했다.

이어 장률은 “그 말을 들으니 의사도 사람이고 결국 사람이 먼저라는 생각들을 하면서 의사로서 중심을 잡고 제 시선을 잘 섞어서 연기하려고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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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률이 여환을 연기할 때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관계성이었다. 장률은 여환이 과외 제자 다은뿐만 아니라 절친 동고윤(연우진), 연인 민들레(이이담) 뿐만 아니라 여러 인물들 간의 관계성 안에서 존재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가장 먼저 집중한 관계성은 당연히 다은이었다. 1회에서는 다은이 정신병동으로 전과하고 여환과 마주했을 때 미묘한 분위기가 흐르면서 여러 관계성을 추측하게 한다. 장률도 처음 대본을 읽을 때 생각보다 깊은 여환과 다은의 관계에 당황했다고. 장률은 “행동 지문을 읽는데 두 사람의 관계가 굉장히 깊다고 생각했다”면서 1회 뒷부분에서 과외 선생님과 제자 관계라고 밝혀지고 나서야 두 사람의 관계성을 이해하게 됐다고 했다.

여환이 정신병동에서 다은과 마주했을 때 크게 당황했던 것도 두 사람의 관계성에 기반한 묘사였다. 장률은 “다은이의 기질 때문에 (정신병동에서 일하면) 아플까 봐 걱정하는, 애정이 많은 관계일 거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장률은 여환이 카페에서 다은에게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해 설명하는 신에 집중했다. 아직 극 초반이라 작품에 적응이 안 된 상태라 더욱 긴장하고 연기를 준비했다고 했다. 장률은 “그 장면에서 다은과 여환의 관계성이 잘 드러나지 않나. 과외 선생님으로서 제자가 잘 집중할 수 있게 설명해 줘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조울증이라는 병식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시청자 분들에게도 친절하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라고 했다.

촬영 초반이라 아직 작품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던 장률을 이끌어 준 건 다은을 연기한 박보영이다. 장률은 “박보영 배우가 너무나 잘 이끌어줬다. 작품의 기둥 같은 존재로 존재해 주면서 저에게 믿음을 많이 줬다”면서 “박보영 배우 덕분에 그 장면을 촬영하면서 이 작품의 분위기와 결이 제게 안착하게 된 것 같다”라고 했다.

박보영뿐만 아니라 고윤을 연기한 연우진도 장률에게 큰 힘이 됐다. 장률은 “우진이 형과 ‘찐친 바이브’를 어떻게 낼 수 있을까 걱정했다. 제가 선배님들에게 처음에는 다가가는 걸 어려워하는 타입이다. 걱정하면서 조심스럽게 우진이 형에게 다가갔다. 어떻게 ‘찐친 바이브’를 내야 할지 고민이라고 했더니 같이 걷자고 했다. 그때 어깨동무를 하면서 ‘이런 거 아닐까’라고 하는데 제가 했던 고민들이 다 무너지고 우진이 형이라면 내가 뭐든지 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연우진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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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환과 가장 큰 관계를 맺는 캐릭터는 들레다. 태어날 때부터 금수저였던 여환은 들레에게 사는 세상이 너무 다르다는 이유로 고백을 거절당한다. 그럼에도 여환은 들레에게 계속해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며 그의 마음을 열어간다. 이에 장률은 “서툴지만 좋아하는 마음은 넘쳐흐르고, 또 어떻게든 용기를 내보려고 하는 여환의 모습들을 시청자 분들이 응원해주시지 않을까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장률은 “여환이 들레가 자신을 밀어내는 이유가 사람이 싫어서가 아니라고 느꼈을 것 같다. ‘나는 가난하다’라는 이유 때문에 밀어내는 들레에게 최대한 부담스럽지 않게 다가가는 인물로 보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들레가 평생 짐이었던 엄마를 끊어내고,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곁에서 묵묵히 응원하는 여환의 서사는 시청자들에게 큰 울림을 주기도 했다.

장률은 매일 함께 했던 병원을 떠나 크루즈를 타겠다는 들레를 바라보는 여환의 감정에 대해 이야기할 때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잠시 떨어져 지내야 한다는 슬픔은 묻고 사랑하는 사람이 원하는 꿈을 이룰 수 있게 보내줘야 했던 여환의 감정에 순식간에 몰입한 탓이다.

그러면서 장률은 “여환이 사랑을 쟁취하는 사람이 아니라 들레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는 성숙한 사랑의 모습으로 그려진 것 같다. 그래서 둘의 사랑을 좋아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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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공개 이후 장률은 시청자들의 반응을 찾아보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동료 배우들과 제작진들이 최선을 다해 준비한 작품인 만큼 많은 사람들이 시청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특히 장률은 작품에 담긴 따뜻한 시선들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환으로서는 여환과 들레가 사랑받는 순간들에 대한 팬분들의 표현들이 감사하다”고 말했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로 맛보기 스푼처럼(?) 로맨스를 보여준 장률은 차기작인 ‘춘화연애담’으로 본격적인 로맨스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장률은 “이제 진짜 로맨스 장르에 도전해보려고 한다”면서 “사극이라서 새로운 모습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열심히 촬영 중이니까 응원 부탁드린다”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매니지먼트mmm,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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