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영화 '밀수'의 배우 조인성, 염정아, 고민시, 박정민 (왼쪽부터) 영화 ‘밀수’의 배우 조인성, 염정아, 고민시, 박정민

제44회 청룡영화상은 ‘밀수’의 작품상을 비롯한 4관왕, 그리고 이별을 고한 ‘청룡의 여인’ 김혜수의 청룡영화상이었다.

제44회 청룡영화상이 25일 오후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 KBS홀에서 열렸다. 이날 시상식에서 류승완 감독의 ‘밀수’가 최우수작품상과 조인성의 남우조연상, 고민시의 신인여우상, 그리고 가수 장기하의 음악상의 수상으로 4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밀수’를 제작한 외유내강의 조성민 부사장은 “한국영화에 위기가 찾아왔다. 저희가 받은 걸 보니 위기 같다”는 농담으로 좌중을 폭소케 했다. 이어 “반대로 한 곳만 바라보고 20년, 30년 이상 해온 저희가 이 상을 받은 건 한국영화의 위기에 영화인 모두 한눈 팔지 말고 우리가 만든 영화를 지켜 나가자는 것”이라고 의미를 더했다.

외유내강의 대표이자 ‘밀수’를 연출한 류승완 감독의 부인인 강혜정 대표는 “올 여름 극장에서 밀수를 봐주신 514만 관객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쟁쟁한 영화들 사이에서 ‘밀수’에게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나아가 “올 2월에 친정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저와 류승완 감독이 영화를 할지 말지 고민하고, 결혼하고, 아이 낳고 살 때, 용기 꺾이지 말고 ‘잘해봐라’라고 했던 엄마가 이젠 안 계신다”며, “그게 마음 아프지만 엄마가 함께 키운 세 아이와 함께 용기 잃지 않고 더 멋진 영화 만들겠다”는 말로 큰 박수를 받았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남우주연상 이병헌, 음악상 장기하, '올빼미' 류준열, '거미집' 정수정, 신인여우상 고민시, 여우조연상 전여빈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남우주연상 이병헌, 음악상 장기하, ‘올빼미’ 류준열, ‘거미집’ 정수정, 신인여우상 고민시, 여우조연상 전여빈

올 여름 ‘밀수’와 자웅을 겨룬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엄태화 감독이 감독상을, 이병헌이 남우주연상을 차지했다. 정유미가 ‘잠’으로 여우주연상을, 전여빈이 ‘거미집’으로 여우조연상의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영화 ‘올빼미’의 분전도 주목받았다. 안태진 감독의 신인감독상을 시작으로 편집상과 촬영조명상을 수상하며 스태프 부문에서 활약했다. 

각본상은 ‘다음 소희’의 정주리 감독, 신인남우상은 ‘화란’의 홍사빈이 차지했고, 미술상은 ‘거미집’, 기술상은 ‘더 문’, 한국영화 최다관객상은 ‘범죄도시3’, 단편영화상은 ‘과화만사성’에게 돌아갔다.

그리고 최고상인 최우수작품상 시상이 끝난 후 청룡영화상의 무대엔 배우 정우성이 등장했다. 올해 데뷔 30년차인 정우성은 횟수로 30회, 햇수로 31년 동안 청룡영화상을 지켜온 김혜수에게 영화인들의 마음이 담긴 연서를 전했다. 그리고 최다 여우주연상 수상자인 김혜수에게 그보다 의미 있을 ‘청룡영화상’을 건네며 ‘청룡의 여인’이 떠나는 길을 축하했다.

김혜수는 “리허설 할 때 까지만 해도 우성 씨가 등장하는 게 없었다. 정말 몰랐다”며, “정우성 씨는 청룡영화상의 최다 후보자이자 시상자로 무대를 빛내준 분”이라고 특유의 진행력을 뽐냈다.

김혜수는 그를 위해 신설된 유일무이한 청룡영화상 트로피를 바라보며 “1993년부터 2023년, 청룡영화상이라는 글씨가 각인돼있다. 고맙다. 청룡에서 몇 번 상을 받았다. 그 어떤 상보다 특별하고 의미있고 값진 상”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30번의 청룡영화상을 함께 하면서 우리 얼마나 독자적이고 소중한지, 진정한 영화인의 연대가 뭔지 알게 됐다”며, “생생하고 감동적인 수상소감을 들으면서 진심으로 배우 관계자에 대한 경외심과 존경심을 청룡영화상에서 배웠다. 배우 김혜수라는 서사에 청룡영화상이 함깨 했음에 감사하고 자부심을 느낀다”고 지난 30년을 소회했다.

나아가 “많은 분들과 영화를 나누고 사랑받는 시상식으로 존재하길 바란다”며, “함께 진행해준 제 파트너들, 그 배려 잊지 않을 거다. 더불어 청룡영화상을 새로 맡을 진행자도 따스하게 맞아 주시길 바란다”고 부탁했다.

끝으로 김혜수는 “진행자가 아닌 모습으로 만나더라도, 낯설지라도, 생방송을 앞두고 가졌던 부담을 내려놓고 22살 이후 처음으로 시상식 연말을 맞이할 저 김혜수도 따스히 봐주시길 바란다”고 작별 인사를 건넸다.

사진=허정민 기자

권구현 기자 nine@hanryu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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