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나율기자]정우성이 11년 만에 색다른 멜로로 돌아왔다.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 스탠포드호텔 그랜드볼룸에서 ENA·지니TV 오리지널 ‘사랑한다고 말해줘'(극본 김민정/연출 김윤진)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김윤진 감독과 배우 정우성, 신현빈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오늘 첫 방송되는 ‘사랑한다고 말해줘’는 손으로 말하는 화가 차진우(정우성 분)와 마음으로 듣는 배우 정모은(신현빈 분)의 소리 없는 사랑을 다룬 클래식 멜로다.

김윤진 감독은 “언어와 감각이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고 전해지는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라고 소개했다.

전작 ‘그해 우리는’을 연출한 김윤진 감독은 “언젠가는 20대 이야기를, 10대 이야기를, 저와 비슷한 나이대를 이야기하고 싶었다. 전작에서 20대 이야기를 다룰 때는 그 시기와 너무 멀어진 때 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 차진우의 이야기는 좀 더 가까운 나이대에 하는 거라 반영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해 우리는’ 속 인물들과 다르게 차진우와 정모은은 그 나이에서 갖고 있는, 시간이 쌓여서 만든 자기 세계가 다른 세계를 만나 퍼져나가는 모양이 달랐다”고 전했다.

정우성은 청각장애를 가진 화가 차진우 역이다. 정우성은 “겹경사라고 해주셔서 감사하다. 다행히 먼저 개봉한 ‘서울의 봄’이 응원 받고 있어서 감사하다. 그 기운이 ‘사랑한다고 말해줘’로 이어지길 바란다. 11년 만에 멜로를 하게 됐는데, 보고 평가해달라. 아주 오래 전에 원작을 보고 작품을 하고 싶었다. 올해 드라마로 선보이게 되어 개인적으로 의미가 남다르다. 모든 배우가 멜로를 하고 싶고, 늘 좋은 시나리오를 찾는다. 영화 작업을 위주로 하다 보니까 멜로가 선호되지 않았다. 그 사이 훌륭한 멜로가 많이 나왔다. 11년 만에 16부작의 사랑 이야기를 보여드리게 되어 설레고 어떻게 비춰질지 궁금증도 있다”고 말했다.

신현빈은 배우 지망생 정모은 역이다. 수어를 통해 대화하는 장면에 대해 “어떻게 하면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점점 수어가 익숙해지는 과정, 정우성의 경우는 수어를 써온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해야 했다. 수어는 표정도 중요하고, 소리 이외에 갖게 되는 집중도가 필요하다. 수어를 하며 생기는 표정들이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수어로 간단한 의사소통도 현장에서 했다. 어려웠지만, 즐거운 낯섦이었다”고 전했다.

이에 정우성은 “수어를 처음 접하게 됐는데, 굉장히 직관적인 표현이더라. 재미있게 다가갔는데, 위치와 방향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라 배울수록 어려웠다. 속으로 생각하면서 수어를 하게 됐다. 어순이 다르기 때문이다. 음성학으로 쓰인 문장을 수어에 맞게 구사했다. 다른 언어를 배우는 데 있어서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덧붙였다.

정우성은 어떻게 다른 멜로를 보여줄지에 대해 “사랑이라는 감정에 자기 스스로 포박되어 있다. 일방적인 사랑을 조심스러워 하고, 자기 감정을 의심하다. 다가오는 사람에게도 거리감을 유지한다. 본인 스스로도 상처가 있기 때문에 또다른 아픔과 두려움도 있을 거다. 감성적 사랑과 이성적 사랑에서 고민하는 차진우를 보여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신현빈은 “차진우와 함께 있기에 정모은도 용감한 거다. 용감하고 적극적인 여성 캐릭터라고 보기엔 망설이고 고민하는 인물이다. 차진우가 거리를 두려는 사람이라 정모은의 작은 노력들이 더 크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이 드라마의 이야기는 여러 가지 상황으로 인해 쉽게 사랑을 시작하지 못하는 3, 40대들이 크게 공감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의 봄’ 촬영을 마치고 ‘사랑한다고 말해줘’ 촬영했다며 “지난달 30일에 드라마 촬영을 마쳤다. 이후 ‘서울의 봄’ 관객들을 찾아뵙고 있다. 장르가 전혀 다르고, 다가가는 플랫폼 자체도 달라서 오히려 윈윈 효과가 있을 거로 생각한다.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한다. 전혀 다른 캐릭터이기에 보시는 분들이 재미있는 요소를 발견할 거로 생각한다”고 했다.

신현빈은 정우성과의 호흡으로 “현장은 즐겁고 장난이 많은 편이었다. 생각보다 드라마가 그렇게 무겁지 않다. 정우성과 알아온 시간은 있지만, 함께 호흡해본 건 처음이었다. 의지가 많이 됐다. 작품을 처음 할 때 고민이 됐는데, 정우성과 같이 하면 괜찮을 거로 생각했다. 실제로 촬영하면서 느껴 다행이다. 항상 고민하고 걱정했지만, 정우성 덕분에 털어냈다. 밥도 너무 잘 사주셨다. 밥 잘 사주는 예쁜 선배님이다”라고 말했다.

정우성은 “말은 줄이고 밥은 많이 사주는 선배”라며 “신현빈과 굉장히 많이 얘기했다. 낯선 표현 방식에 있어서 이면에 가져야 할 감정 상태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고 값진 시간이었다”라고 했다.

‘사랑한다고 말해줘’ 판권을 13년 전에 구매했다는 정우성은 “낯선 설정이다. 그때 한국에서 만들어진 드라마와 전혀 달랐다. 청각장애를 가진 남자의 목소리가 내레이션으로 나오는데, 심장을 두드리더라. 그 소리가 저를 계속해서 당겼다. 그때 과감하게 용기냈다. 그때는 여러 가지 이유로 만들 용기가 없어서 잠깐 끊어졌다가 우연치않게 다시 용기낼 수 있게 됐다. 다른 멜로와는 다르게 성급하고 속도가 빠르고 달짝지근하고 강한 맛을 주진 않아도, 소통에 의미를 크게 둔다. 지금 차진우의 나이에서 가질 수 있는 사랑에 대한 감성을 고민해 반영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90년대가 원작이다. 그 시대와 지금은 다른 정서다. 작품을 새롭게 받아들여야 하니까 원작에서 살리고자 한 건 ‘소통’이었다. 소통의 의미를 갖고 왔다. 원작의 특별한 신을 재연출하려고 한 건 아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새로운 표현, 차진우가 새롭게 보여줄 수 있는 감성 표현을 신경썼다”고 했다.

한편 ‘사랑한다고 말해줘’는 ENA에서 매주 월, 화 오후 9시에 방송된다. 총 16부작.
pop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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