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경의 넷추리》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가 수많은 콘텐츠로 가득한 넷플릭스, 티빙 등 OTT 속 알맹이만 골라드립니다. 꼭 봐야 할 명작부터 기대되는 신작까지 방구석 1열에서 즐길 수 있는 작품들을 추천합니다.

배우 이세영이 금토극 왕좌를 차지했다. 그는 동시간대 경쟁을 펼친 김유정과의 경쟁에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이세영은 사극 여신의 귀환을 화려하게 알렸다.

이세영의 이름 뒤에는 ‘사극 여신’이라는 수식어가 뒤따른다. 그는 아역 배우 시절 드라마 ‘대장금’을 통해 눈도장을 찍은 만큼 사극이라는 장르와 남다른 인연을 가지고 있다. 특히 여진구와 호흡한 ‘왕이 된 남자’, 이준호와 호흡을 맞춘 ‘옷소매 붉은 끝동’ 그리고 ‘열녀박씨 계약결혼뎐’까지 흥행 공식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

지난 24일, 25일 이세영의 MBC 복귀작이자 데뷔 26년 만에 첫 타이틀 롤을 맡은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이 방송됐다. 동명의 네이버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은 죽음을 뛰어넘어 2023년 대한민국에 당도한 19세기 욕망 유교 걸 박연우(이세영 역)와 21세기 무감정 끝판왕 강태하(배인혁 역)의 금쪽같은 계약 결혼 이야기를 담았다.

극 중 이세영은 박연우 역을 연기했다. 박연우는 조선 시대 이조판서 박 대감댁의 금쪽같은 외동딸이다. 첫날밤 서방님을 잃은 마당 과부가 된 뒤 2023년 대한민국으로 타임슬립 하게 되는 인물이다. 이세영은 1화부터 ‘사극 여신’다운 압도적인 활약을 펼쳤다. 이세영은 이조판서 박 대감댁 외동딸이지만, 옷을 짓고 판매하는 호접 선생으로 이중생활을 하는 박연우를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이세영이 연기한 박연우는 조선 시대에 흔하게 볼 수 없었던 인물이기도. 이세영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 앞에서는 당당하게 의견을 피력하면서도 조선시대 여인으로서 어쩔 수 없이 한계에 부딪히는 복잡다단한 감정들을 표현했다. 또한 첫날밤 남편을 잃고 애통해하는 모습부터 납치된 뒤 애처로운 눈빛으로 눈물을 흘리는 모습까지 표현했다. 이세영은 감정의 변화가 큰 여인의 심리를 안방 1열 시청자들이 눈과 마음으로 이해하게 했다.

2회에서는 2023년에 당도한 박연우가 현대 강태하와 결혼식을 올린 뒤 조선 강태하 계모를 닮은 민혜숙(진경 역)을 대면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할아버지 때문에 결혼식을 올려야 했던 강태하는 박연우에게 결혼을 제안했다. 박연우는 자신의 서방님과 똑 닮은 강태하의 제안을 수락했다. 하지만 박연우가 있는 이곳은 조선이 아닌 2023년 대한민국이었다. 혼란을 느낀 박연우는 호텔 밖으로 나갔고, 길을 헤매다 편의점에서 초코파이를 마주하게 됐다.

박연우가 된 이세영의 얼굴은 다양했다. 서방님을 향한 순애보부터 대한민국에서 처음 느끼는 초코파이의 맛, 아이스크림 냉동고로 머리를 집어넣는 등 자칫 우스꽝스러울 수도 있는 모습을 유쾌하게 그려냈다. 이세영은 로맨스부터 코믹까지 장르를 변주하며 자신만의 매력을 뽐냈다. 그 결과 ‘열녀박씨 계약결혼뎐’ 1화 시청률은 5.6%, 2화 시청률은 소폭 상승한 5.9%를 기록했다. 동시간대 경쟁을 펼친 김유정 송강 주연의 ‘마이 데몬’ 1화는 4.5%, 2화는 소폭 하락한 3.4%를 나타냈다.

SBS는 2019년 2월 김남길 이하늬 주연의 ‘열혈사제’로 금토드라마 포문을 열었다. 이어 ‘녹두꽃’, ‘의사요한’, ‘배가본드’, ‘스토브리그’, ‘하이에나’, ‘더 킹: 영원의 군주’, ‘펜트하우스’, ‘모범택시’, ‘원 더 우먼’, ‘천원짜리 변호사’, ‘낭만닥터 김사부3’ 등을 편성했다. MBC도 2021년 8월 ‘이벤트를 확인하세요’를 시작으로 ‘검은태양’, ‘옷소매 붉은 끝동’, ‘트레이서’, ‘빅마우스’, 연인’ 등으로 맞불을 놨다.

이는 SBS와 MBC가 대놓고 금토극 경쟁을 펼치겠다는 뜻인 셈. 그동안 SBS 금토 드라마가 시청률 우위를 점했다. SBS 금토극 최고 시청률은 29.2%를 기록한 ‘펜트하우스2’였다. 이어 ‘열혈사제'(22%), ‘모범택시2(21%) 등이 뒤따랐다. 반면 MBC 금토극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건 이준호 이세영 주연의 ‘옷소매 붉은 끝동'(17.4%)이었다.

MBC는 남궁민 안은진 주연의 ‘연인’에 이어 다시 한번 사극 장르의 드라마를 편성해 금토극 왕좌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했다. 이로써 이세영의 흥행 공식은 사극이라는 걸 증명했다. ‘사극 여신’ 이세영의 또 다른 얼굴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들을 살펴봤다.

‘대장금'(2003~2004)│웨이브, 왓챠

‘대장금’은 조선시대 궁녀 서장금이 의녀가 되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장금의 사랑과 성장을 그린 드라마다. 54부작으로 제작된 ‘대장금’은 최고 시청률 57.8%를 기록했다. 대한민국 역대 드라마 최고 시청률 10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대장금’은 이란 등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어 화제를 모았다. 이세영은 최금영 역을 맡은 홍리나의 아역 시절을 연기했다. 아역 배우이세영은 ‘대장금’을 통해 대중에게 얼굴을 확실하게 알렸다.

‘왕이 된 남자'(2019)│티빙

‘왕이 된 남자’는 잦은 변란과 왕위를 둘러싼 권력 다툼의 혼란이 극에 달한 조선 중기, 임금이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쌍둥이보다 더 닮은 광대를 궁에 들여놓으며 펼쳐지는 이야기.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이세영은 중전 유소운을 연기했다. ‘왕이 된 남자’ 속 이세영은 한복을 입고 단아한 자태와 1인 2역을 연기한 여진구와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했다.

‘옷소매 붉은 끝동'(2021~2022)│웨이브, 쿠팡플레이

‘옷소매 붉은 끝동’은 의빈 성씨 덕임(이세영 역)의 인생과 조선 제 22대 임금인 정조(이준호 역)와의 사랑을 다룬다. 앞서 MBC에서 방영했던 드라마 ‘이산’과의 차이점은 이후 발굴된 두 사람의 이야기를 새로운 역사적 사실들을 그럴 듯한 픽션과 결합한 것이다. 이세영은 ‘옷소매 붉은 끝동’을 통해 이준호와의 남다른 호흡은 물론, 탄탄한 팬덤을 형성했다. ‘옷소매 붉은 끝동’은 이세영에게 ‘사극 여신’이라는 수식어를 확실하게 각인시켜준 작품이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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