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민의 정감록(鄭監錄)’은 개봉을 앞두거나 새로 공개된 영화, 드라마 등 작품의 간략한 줄거리와 함께 솔직한 리뷰를 담습니다.

※ 작품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MHN스포츠 정승민 기자) ‘스위트홈’ 시즌2가 그린홈의 수십 배를 능가하는 거대한 스케일로 돌아왔다.

‘스위트홈’ 시즌2는 욕망이 괴물이 되는 세상, 그린홈을 떠나 새로운 터전에서 살아남기 위해 각자의 사투를 벌이는 현수와 그린홈의 생존자들 그리고 또 다른 존재의 등장과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현상들까지 새로운 욕망과 사건, 사투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괴물화 사태가 세상을 휩쓸 때도 자체 수칙을 정해 그린홈에서 생계를 이어가던 주민들. 하지만 욕망으로 가득한 일부 주민들은 괴물로 변해 나머지 주민들을 위협했고, 정의명(김성철) 패거리마저 한차례 휩쓸고 가니 더 이상 그린홈도 안전을 보장할 수 없었다.

결국 주민들은 죽음을 맞은 안길섭(김갑수)이 찾아낸 땅굴로 탈출을 감행했고, 그린홈 밖으로 나온 주민들은 군인들에 의해 안전캠프로 향한다.

하지만 안전캠프라는 말이 무색하게, 이곳으로 향하는 과정에서 군인들이 벌이는 비인간적인 행동은 그린홈을 떠나 안식처를 찾아 떠나는 사람들에게 불신과 공포를 안긴다. 군인들은 몸이 약해 코피를 흘린 것을 괴물화 전조 증상으로 의심해 일단 죽이고 보는 참상을 벌였다.

심지어 도착한 뒤 손등에 도장을 찍으며 사람과 괴물화 의심자를 분류하는 ‘선별 작업’은 수용소, 혹은 도살장 느낌을 받게 했다. 게다가 국가 지도부들은 사람들이 몰린 이곳에 미사일까지 쏴대니, 이들에게 희망 따위는 없었다.

반면 그린홈 주민들 중 서이경(이시영)은 이들과 다른 길을 걸었다. 그는 밤섬 특수재난기지 본부에 특수감염인이 있다는 말을 엿듣고 남편 상원을 찾아 나선다. 하지만 이경의 배는 기이할 정도의 크기로 빠르게 불러왔고, 진통을 견디지 못한 그는 정신을 잃고 차디찬 얼음 아래 물속에 빠지게 된다.

주민들과 다른 길을 걸었던 건 서이경뿐만이 아니었다. 이은혁(이도현)의 경고에도 그린홈을 포위한 군인들에게 홀로 향하다 포획됐던 차현수(송강)는 어디론가 이송되고 있었다. 하지만 눈을 떠보니 운전대를 잡고 있던 건 정의명에게 최후를 맞은 편상욱(이진욱)이었다. 그러나 그는 현수가 알던 과묵한 편상욱이 아니었고, 상욱의 몸을 숙주로 삼은 의명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인간들은 괴물이 된 본인들을 더 이상 인간으로 보지 않을 것이라며 특수감염인을 찾아 새로운 세상을 꿈꾸자는 의명, 아니 상욱의 가치관을 이해하기 어렵던 현수는 결국 이 사태를 끝내고자 본인을 실험체로 희생하기 위해 밤섬 특수재난기지로 향한다.

상욱은 현수가 자신의 원대한 꿈을 막아 세우려 하자 두고 볼 수 없었고, 현수는 거대한 괴물의 날개를 드러내며 본격적으로 맞서기 시작했다. 하지만 특수감염인 ‘선배’ 격인 상욱은 강했고, 현수는 그로 인해 위기에 봉착한다. 과연 현수는 위기를 벗어나 괴물화 사태를 끝낼 수 있을까?

‘스위트홈’ 시즌2는 서사가 상당히 방대해졌다. 시즌1이 그린홈 아파트 한 동의 이야기를 그렸다면, 시즌2에는 밤섬 특수재난기지, 종합운동장, 안전캠프, 지하철 등 넓고 거대한 장소가 연달아 등장한다.

또한 이번 시즌 새로 합류한 배역도 적지 않다. 타 작품에서 주연을 꿰찼던 배우들이 한두 명도 아니고 여럿이 배턴 터치하듯 등장하니 적응할 틈 없이 늘 새롭다. 하지만 마치 여러 과목의 책을 한 번에 펴고 공부하는 느낌이라 정신이 없다.

워낙 여러 인물이 등장하는지라, 언론 및 평론 매체를 대상으로 선공개된 3회차 에피소드는 인물의 성격과 서사를 파악하는 단계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심지어 이경의 딸을 연기하는 김시아의 모습은 찾아볼 수도 없었다. 또한 스타디움에서 새롭게 그리는 생존자들의 일상 또한 공개되지 않았는데, 총 8부작인만큼 매 회차마다 대용량 압축 파일을 풀어보는 느낌이 들 것 같다. 그래도 이응복 감독은 시즌3까지 3년이 채 걸리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으니 다시 인내의 시간이 필요할 듯싶다.

주목할 만한 배우는 오정세다. 비록 줄거리에서 다루지 못했지만, 그는 백신 제작을 위해 괴물화를 연구하는 중요한 임박사 역을 맡았다. ‘사이코지만 괜찮아’ ‘극한직업’ ‘악귀’ 등을 통해 정말 다양한 이미지를 보여준 배우지만, 이번에는 차분하면서도 광기 가득한 모습으로 놀라움을 안길 예정이다.

‘희생’과 ‘욕망’을 주로 잡은 메시지는 분명해 보인다. 인간은 ‘생존에 대한 욕구’와 ‘백신에 대한 욕구’로 점차 괴물화하는데, 괴물화를 버티는 현수는 직접 희생에 나서거나 이유 없는 무차별적 살육에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인간의 본성에 질문을 던진다.

욕망을 좇으며 누군가의 희생만 바라는 인간들이 오히려 괴물이 아니었는지 의문을 남기는 ‘스위트홈’ 시즌2. 앞서 예고편을 통해 공개된 오정세의 대사 “인간은 바이러스고, 괴물이 백신이다”는 작품을 관통하는 주요 메시지가 되지 않을까 싶다.

한편,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 시즌2는 1일 공개되며,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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