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트홈2
스위트홈2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알아서 이해하라는 듯 불친절하게 세계관만 확장해 나간다. 기다린 시간을 무색하게 만드는 ‘스위트홈2’다.

지난 1일 공개된 ‘스위트홈’ 시즌2(연출 이응복, 이하 ‘스위트홈2’)는 욕망이 괴물이 되는 세상, 그린홈을 떠나 새로운 터전에서 살아남기 위해 각자의 사투를 벌이는 현수(송강)와 그린홈의 생존자들 그리고 또 다른 존재의 등장과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현상들까지 새로운 욕망과 사건, 사투를 그린 작품이다.

이번 작품은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지난 2020년 시즌 1 공개 이후 한국적 정서를 살린 크리처물이라는 호평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인간의 욕망과 괴물화에 얽힌 다양한 인간 군상들을 그려내며 시즌 2에 대한 기대를 자아냈다.

약 3년 만에 돌아온 시즌 2에서는 치열했던 그린홈을 떠난 현수와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시즌 1이 그린홈이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의 이야기를 다뤘다면, 시즌 2에서는 안전 대피소인 스타디움이라는 새 공간과 새로운 캐릭터들의 대거 투입으로 세계관 확장에 나섰다.

그러나 시즌 1의 흥행이 독이 됐던 걸까. ‘스위트홈2’는 시즌 1의 흥행 요소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는지, 세계관을 확장하는 데에만 급급한 모양새다. 하나하나 서사에 정상들인 캐릭터와 한국적 정서가 가미된 크리처물에 열광했던 시청자들의 반응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먼저 ‘스위트홈2’에서는 세계관이 확장된 만큼 괴물로부터 시민들을 지키는 수호대와 스타디움으로 대피한 생존자들 등 새로운 캐릭터들이 대거 투입됐지만, 개개인의 서사에는 다소 소홀하다. 암시 정도로만 던져줄 뿐, 시즌 1처럼 캐릭터들의 서사를 다져가는 과정이 생략됐다. 그렇다 보니 시청자 입장에서는 캐릭터들에게 이입할 여지가 없다 보니 정을 쌓아나갈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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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낯선 용어들과 기존 괴물들과 다른 양상을 보이는 괴물들이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을 이해시키기 위한 최소한의 시간도 할애하지 않는다. 이야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계속 새로운 사건이 터지니 머리에 쥐가 날 정도다. 세계관 확장에만 급급해 가장 중요한 걸 놓친 셈이다.

물론 불친절한 서사는 시즌 3에서 전부 회수하겠다는 뜻일 수도 있다. 하지만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이전 시리즈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야 그다음 시즌을 볼 마음이 생긴다는 걸 간과했다. 당연히 시청자들이 모든 시즌을 챙겨 볼 거란 제작자들의 안일함과 오만함에 한숨만 나온다.

가장 큰 문제는 잔인함의 수준이다. 장르를 어느 정도 감안하고 봐도 묘사의 수준이 선을 넘었다. 쓸데없이 과하고, 잔인하다. 서사가 쌓이지도 않은 상태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잔인한 묘사들이 줄을 이으니 좀처럼 몰입하기가 힘들다. 특히 이경(이시영)의 출산과 한 생존자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장면들은 불쾌하다 못해 연출자의 의도를 의심케 한다.

마지막으로 사소한 부분이지만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을 말하자면, 왜 새로운 피난처를 굳이 스타디움이라고 한 걸까. 극 중 스타디움은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위치한 잠실종합운동장 잠실야구장이 배경이다. 한국 사람들 대부분이 잠실야구장이라고 말하는 곳이다. 극 중 인물들이 스타디움이라고 부를 때마다 한국적 색채가 조금씩 벗겨지는 느낌이다. 한국적 정서를 잘 녹여냈다는 호평을 받았던 시즌 1을 생각하면 다소 씁쓸한 부분이 아닐 수 없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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