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도 별거도 서로의 삶을 존중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자연주의 살림꾼’ 불리는 패션 디자이너 이효재는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남편 임동창과 20년 전부터 별거 중이라고 밝혔다.
이효재는 3일 방송된 KBS 1TV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에서 혼자 각자 일 하면서 좋겠다고 생각해서 남편과 따로 살고 있다고 말했다. 깊은 산골에 사는 이효재는 자연 속에서 다양한 예술 작업을 하고 있다.
작곡가인 남편은 주로 재택 근무를 했고, 집에만 있는 것을 답답해 했다. 그래서 이들 부부는 영감을 얻기 위해 여주를 찾았다고 말했다.
이효재와 임동창 부부는 명성황후 생가 뒤편 마을에 터를 잡았다. 집에 있기 심심한 날에 남편은 작은 멜로디카를 하나 들고 나가서 이웃집 창문 앞에서 혼자 불렀다고. 로미오와 줄리엣의 노래를 연주했다. 그러면 그 노랫소리에 열두 집에서 사람들이 나온다고 말했다. 저절로 마을 음악회로 변했다.
이효재는 “맨날 눈뜨면 로맨틱한 피아노 쳐줄 것 같은데 연필을 귀에 꽂고 밤새도록 반복 음악만 치는 거다”라고 토로했다. 작곡을 위해 같은 음계만 무한 반복하는 현실이었던 것.
이효재는 “그러면 아침에 저는 끓는 냄비를 맨손으로 잡는다”며 “정신을 잃어버려서”라고 말했다.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고문 같은 상황이었고, 아침이면 밤새 들은 같은 소리에 정신이 혼미해졌다.
이효재는 “뜨거운 냄비를 잡고 나면 제가 눈물이 주르륵 흐른다”며 “나는 지금 누구고, 내가 왜 이러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그는 요리하는 중 주방 기구를 보면서 ‘나 오늘 서울 가서 이혼할 거야’라는 생각에 잠깐 잠긴다.
그런데 그런 생각도 잠시, 밥솥 뚜껑을 여는 순간 갓 지은 밥냄새에 너무 행복해졌다고. 갓 지은 밥을 모면서 이혼 생각을 자연스레 접었다고.
이효재는 친한 지인의 소개로 남편과 중매 결혼했다. 그가 처음부터 임동창의 매력을 느낀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임동창의 무대를 처음 본 임효재는 충격에 빠졌는데. 연미복을 입고 연주하는 피아니스트와 달리 남편은 맨발에 소리를 지르며 피아노를 쳤던 것.
공연이 끝난 뒤, 관객이 박수를 치면 나오는 공연자와 달리 공연이 끝나도 임동창은 그 자리에 있었다. 그 자리에서 남편은 아리랑을 연주했고, 관객들은 춤판이 벌어졌다. 관객의 흥을 돋구는 모습을 본 이효재는 “얼굴은 조폭 같은데 내면이 따뜻하구나’를 느꼈다고 설명했다.
이효재는 “속마음이 따뜻한 사람이기 때문에 결혼해도 내가 존중받을 수 있겠다, 내가 존중받으면 내가 망가지지 않을 수 있지 않냐?”며 ‘이번 생에 곱게 살 수 있겠구나’ 생각해서 결혼을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효재는 “저희 남편은 제가 기다리지 않아서 고마워 한다”고 말했다. 자신이 기다린다는 것을 알면 힘들었을 것이라는 남편.
이효재는 “가끔 아내 생각 퍽이나 해서 하는 게 편지를 보낸다”고 말했다. 기본 4~5장 씩 손 편지를 써서 보낸다고 말했다.
양아라 에디터 / ara.yang@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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