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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FT아일랜드’의 최민환과 ‘라붐’ 출신의 율희가 결혼 5년 만에 갈라서기로 했다. 그들이 자신의 소셜 계정에 올린 내용에 따르면, 현재 이혼 조정절차를 밟고 있고 세 아이의 양육권은 아빠인 최민환이 가져갈 예정이다. 최민환은 아이들의 마음에 상처가 남지 않도록 아빠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율희 또한 부부의 길은 끝났지만 엄마, 아빠로서의 끝은 아니기에 최선을 다해 아이들을 보살피고 소통하겠다고 다짐했다.

여기까진 이혼을 앞둔 보통의 가정과 별다른 바 없는 모습이나 두 사람이 연예인인 까닭에 이 상황을 두고 기이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아이돌그룹 출신의 부부로는 드물게 연애와 결혼, 출산, 양육의 과정까지 대중과 공유하며 많은 응원과 지지를 받은 까닭인지, 갑작스럽게 전달된 이혼 소식에 놀란 것도 놀란 거고 이들 사이에 태어난 세 자녀의 행보를 놓고 왈가왈부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진 것이다.

분위기에서 적지 않은 영역을 차지하고 있는 게 양육권을 포기한 율희에 선택에 관해서다. 대부분이, 이제는 전남편이 된 최민환에게 양육권을 넘긴 율희의 행동이 무책임하다는 비판 어린 입장이다. 지난해 12월에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 출연할 당시의 모습이 근거로 작용했다.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서 최민환과 율희는 상반된 양육관과 사고방식으로 갈등을 일으키고 있었는데 대중의 시선에서 율희의 것이 좀 더 마뜩잖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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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자녀에게만큼은 최고 수준의 교육을 선사해 주고 싶은 건 모든 부모의 마음이니까 십분 이해한다 쳐도, 아이의 나이에 걸맞지 않은 통학 시간과 과도한 사교육비, 아이가 원하는 건 뭐든지 수용해 주고자 하는 태도 등, 전문가가 보기에도 고쳐야 할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러한 모양새가 엄마인 율희 개인의 결핍에서 비롯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었으니 해당 프로그램을 시청한 이들은 이 아이돌 부부를, 그중에서도 엄마 쪽을 좀 더 엄한 눈빛으로 지켜보았겠다.

그런데 돌연 이혼을 발표하고 ‘엄마 율희’가 아이들의 양육권을 포기한다는 소식까지, 이미 모난 눈을 하고 있던 사람들은 그럴 줄 알았다며 자연스럽게 비난조의 여론을 형성했고, 이렇게 현재 맞닥뜨리고 있는 기이한 현상의 형태가 마련되었다. 흥미로운 점은 율희가 사정상, 아이들이 앞으로 자라갈 환경을 고려했을 때 아빠인 최민환과 함께하는 게 더 좋은 선택이라 판단되어 포기한 것일 뿐이지 엄마의 역할이나 책임을 하지 않겠다는 말은 일절 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오히려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음에도 무책임한 엄마라며 손가락질당하는 상황에 직면 중이라 할까. 이게 가능한 이유는 율희를 바라보는 시선에 앞선 방송으로 인한 선입견이 깃들어 있고 여기에 아이의 양육권을 포기하는 엄마는 모질고 악하다는 더없이 편파적이고 구시대적인 발상이 더해진 까닭이다. 해당 가정의 속사정과는 하등 상관없이, 물론 선입견이 한발 앞서 내려준 판단으로 굳이 들여다보고 싶지도 않을 테지만, 즉, 율희에게는 해당하는 바가 없는 그저 비난을 위한 비난일 뿐이라 보아도 무방하겠다.

“행복한 가정은 서로 닮았지만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러시아의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카레니나’의 첫 구절이다. 이것이 우리에게 여전히 사랑받는 명문장인 것은, 그 이면에 담긴 속한 가정을 불행하게 만들 수밖에 없는 각각의 사정은 당사자가 아니고서야 쉽게 공감할 수도, 비난할 수도 없다는 진실에 깊이 동의하기 때문은 아닐까. 그러니 이제 초점이 완전히 빗나간 비판은 멈추고 그녀가 자신의 다짐과 정반대의 행보를 보일 때, 제대로 무책임하게 굴 때 우리의 손가락과 목소리를 들어 올려도 늦지 않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news@tvdaily.co.kr, 사진 = DB,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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