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W 노이슬 기자] 올해 21살인 신은수는 과거 무려 300:1의 경쟁률을 뚫고 엄태화 감독의 데뷔작인 ‘가려진 시간’을 함께한 배우다. 당시 13살이었던 신은수는 순수하고, 때 묻지 않은 맑은 이미지에 눈을 가득 채우는 까만 동공으로 인해 신비로운 이미지가 판타지 그 자체였다. 데뷔작부터 호평 받고 꾸준히 연기 활동을 펼처온 신은수는 주연작 ‘반짝이는 워터멜론’에서 세상의 소리를 들을 수도, 자신의 마음을 소리내어 전달할 수 없지만 그 어떤 사람보다 청아(淸雅/속된 티가 없이 맑고 아름답다)하다는 단어를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지난달 종영한 tvN 워화드라마 ‘반짝이는 워터멜론'(극본 진수완, 연출 손정현, 유범상, 기획 스튜디오드래곤, 제작 팬엔터테인먼트)은 음악에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난 코다(CODA) 소년 은결(려운)이 1995년으로 타임슬립해 어린 시절의 아빠(최현욱)와 함께 밴드를 하며 펼쳐지는 판타지 청춘 드라마다. 코다(CODA)는 청각 장애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자녀를 일컫는 말이다. 은결을 중심으로 가족 이야기가 그려지며 따스한 감동과 위로를 선사했다.
 

▲tvN 드라마 ‘반짝이는 워터멜론’ 윤청아 역 신은수/앤피오엔터테인먼트

‘반짝이는 워터멜론’은 현재와 과거의 캐릭터들이 촘촘하게 이어진 스토리적 재미에 더해, 각 캐릭터들의 케미를 완성시켜준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합, 청춘물 다운 청량한 영상미와 드라마가 가진 선한 메시지까지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웰메이드 드라마였다.

신은수가 분한 ‘반짝이는 워터멜론’의 윤청아는 농인으로 태어나 부친 윤건형(김태우)의 무관심, 모친의 사랑과 관심을 받으면서 자랐다. 어린 청아는 수어를 배웠지만, 8살 무렵 모친이 집을 떠나고 가정교사이자 집사로 들어온 임지미(김주령)으로부터 학대를 받으며 수어를 금지 당하고 외롭고 쓸쓸하게 살아온 인물이다. 그런 청아에게 유일한 위안은 그림이다. 그런 청아 앞에 최세경(설인아)과 하이찬(최현욱), 그리고 현재에서 과거로 온 은결이 나타난다.

윤청아라는 이름에 걸맞게 드라마 속 신은수는 청아함 그 자체였다. 그는 눈빛만으로 청아한 윤청아를 완벽소화하며 호평 받았다. “처음 대본 받았을 때부터 4부까지 읽었는데 너무 재밌었어요. 대본 자체가 촘촘했어요. 눈빛과 표정만으로 표현을 해야해서 어떻게 하면 청아가 느끼는 것을 잘 전달할 수 있을까 많이 고민했어요. 청아는 들을 수 없지만 입 모양 정도는 알아볼 것이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 생각으로 상대방의 눈빛과 상황 자체에만 최대한 집중하려고 했어요. 뭔가를 따라하기보다 농인의 세계를 이해하려고 했어요. 감정에 가장 충실해야 청아다운 모습이 나올 수 있겠다 싶었어요.”

▲tvN 드라마 ‘반짝이는 워터멜론’ 윤청아 역 신은수 스틸/tvN

‘반짝이는 워터멜론’은 국내 최초 코다 드라마로, 일부 출연진만 수어를 했던 다른 작품들과 달랐다. 선천적인 농인이 출연하는 반면, 후천적으로 농인이 되는 사례까지 더해지며 이들의 주변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간단한 의사 소통을 수어로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무심했던 청아의 부친까지도 은결에게 수어 책을 받고 홀로 독학하며 뒤늦게야 딸과 소통하려고 노력했다. 덕분에 주연 4인방은 함께 수어를 배웠다. “다 같이 수어로 소통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수어 수업을 가면 저 다음에 려운오빠가 수업한다고 하더라고요. 서로 물어보면서 했어요. ‘강인하다’, ‘준비’라는 수어가 제가 익히기 어려웠어요. 조금만 손가락 모양과 위치가 달라지면 다른 의미가 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칭찬 받으면서 더 열심히 준비했어요.”

극 중 청아는 이름처럼 티 없이 맑았다.’첫사랑의 아이콘’의 표본이다. 이찬도 처음엔 세경을 좋아했지만, 어느 새 청아의 매력에 스며들고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실제 만난 신은수는 목소리도 까랑까랑하고 하이텐션의 소유자다. 청아와 성격 싱크로율이 0%에 가깝다. “현장에서 감독님은 웃느라 바쁘셨어요. 다들 또래라서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주셨거든요. 저뿐만 아니라 다들 밝았어요. 청아는 좀 답답할 수는 있지만 밝은 모습이 있어서 잘 표현할 수 있었어요. 청아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밝을 수 있는 것은 그림이 자신의 창구이기 때문이죠. 초반에 냉냉한 부분은 자신을 방어해야 살아갈 수 있으니까 방어태세를 해요. 작은 친절이 동정이라고 느껴왔던 상황에서 살아왔으니까요. 감정에는 솔직한 아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친구들을 사귀면서 본 모습이 나왔다고 생각해요(미소).”

집사인 임지미는 자연스럽게 계모 자리를 꿰찼고, 청아를 향한 학대는 더욱 심각해진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현재에서 과거로 시간여행을 온 아들 은결은 청아를 지옥같은 집에서 구출해낸다. 그는 미래의 자신의 아빠인 이찬의 집에 청아를 숨겨놓는다. 이찬의 조모 고양희(고두심)는 이를 안쓰럽게 여겨 청인인 청아를 살뜰하게 챙겨준다. 신은수가 연기하면서 눈물을 많이 흘린 장면이기도 하다.
 

▲tvN 드라마 ‘반짝이는 워터멜론’ 메인 포스터/tvN

“고두심 선생님이랑 리허설 할 때부터 아무것도 안했는데 눈물이 났어요. 청아에게는 들지지 않지만 걱정하고 보듬어주는 마음이 다 느껴졌어요. 이 사람이 뿜는 에너지가 진심으로 걱정하고 위로하고 있다는 게 고스란히 느껴져서 눈물이 많이 났어요. 이찬이 ‘마법의 성’을 수어로 불러주는 장면도 엄청 울면서 촬영했어요. 제 바스트 촬영이 아닌데도 눈물이 났던 것 같아요. 두 장면 모두 긍정의 눈물이었어요. 제가 청아였어도 이찬이랑 결혼할 수 밖에 없었을 것 같아요(웃음).”

이찬으로 호흡한 최현욱과는 동갑내기다. 아들로 함께한 려운과 설인아도 각가 25세, 27세로 비슷한 또래였다. ‘반짝이는 워터멜론’은 실제 나이차가 무색할 정도로 각 캐릭터와 찰떡인 배우들의 연기와 케미가 관전 포인트였다. “현욱이라는 동갑이에요. 저는 안 들리고 안 느껴져야하는데 이찬이가 혼자 청아 앞에서 하는 행동들을 촬영할 때마다 너무 웃겨서 제발 웃지기 말아달라고 애원할 정도였어요(웃음). 려운 오빠는 처음에는 되게 차분했던 것 같은데 시간이 지날수로 에너제틱해지더라고요. 오빠의 그런 기운을 많이 받았어요. 인아 언니랑은 다음에 꼭 다시 작품하자고 헸었어요. 너무 프로패셔널한 언니였어요.”

그 중 현재에서 과거에 떨어진 은결이 고등학생인 이찬이 청아가 아닌 최세경을 짝사랑하며 밴드한다는 이야기에 급발진, “아빠는 청아를 좋아해야지”라고 우당탕탕 멱살을 잡는 모습은 많은 화제가 됐다. 신은수는 “저도 엄청 웃었어요”라고 했다. “둘이 진짜 엄청 친해졌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케미가 나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 장면을 경이롭게 보긴 했어요. 둘다 에너지가 좋아서 신기했어요. 드라마에서도 둘의 케미나 에너지가 잘 표현된 것 같아요. 그 장면이 너무 웃긴데 테이크를 여러번 갔다고 하더라고요. 그걸 선택하면서 재밌었다고 들었어요(미소).”

▲tvN 드라마 ‘반짝이는 워터멜론’ 윤청아 역 신은수/앤피오엔터테인먼트

‘반짝이는 워터멜론’은 국내에서는 “인생 드라마”라는 평을 받으며 최고 4.7%(닐슨 코리아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또한 K-콘텐츠 경쟁력 분석 전문 기관인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11월 3주차 TV-OTT 화제성 순위 조사 결과에 의하면 ‘반짝이는 워터멜론’은 첫 방송 이후 7주 연속 화제성 상승세를 기록하며 마침내 최정상을 차지, 려운(은결 역), 최현욱(이찬 역), 신은수(청아 역) 등 배우들도 화제성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뿐만 아니라 최종회는 글로벌 OTT 플랫폼 라쿠텐 비키(11월 22일 기준)에서 미국과 캐나다, 영국, 독일, 네델란드, 벨기에, 체코, 덴마크, 스웨덴, 뉴질랜드, 사우디아라비아 등 총 12개국에서 1위를 차지했고, 무려 64개국에서 톱5를 기록하며 글로벌 인기를 증명해냈다. 또 세계 최대 규모의 콘텐츠 평점 사이트 IMDb 평점 9.0을 기록하며 세계적으로 호평 받고 있다. 특히 2.3K 유저 중 69.2%(1.6K)가 10점을, 15.8%(370)가 9점으로 평가, 80%가 넘는 유저들이 고득점을 주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12월 14일 기준)

‘반짝이는 워터멜론’을 통해 신은수를 처음 안 사람들은 그를 신예라고 한다. 하지만 그는 2016년에 영화 ‘가려진 시간’으로 데뷔, 어엿한 8년차 여배우다. JYP엔터테인먼트에서 연습생 생활을 거쳤고, 13세라는 어린 나이에 스크린 주연으로 데뷔했다. 지난 8년간 누군가의 아역으로서, 그리고 배우 신은수로서 자신만의 필모를 쌓아온 신은수는 드라마 이후 쏟아지는 호평과 관심이 그저 감사하다. 이를 증명하듯 SNS에는 외국어 댓글이 줄을 잇는다.

▲tvN 드라마 ‘반짝이는 워터멜론’ 윤청아 역 신은수/앤피오엔터테인먼트

“학교에 가면 너무 잘 보고 있다는 반응을 듣고 정말 우리 드라마가 사랑을 많이 받고 있다고 느꼈어요. 또 이찬과 청아를 ‘아기쀼'(아기부부)라는 애칭으로 불러주시는데 너무 귀엽고 감사해요. 많은 반응 중에는 은결이랑 청아가 처음 만나는 씬에 대한 반응들이 기억나요. 은결이가 청아의 방에서 처음으로 수어를 가르쳐주는 씬에서 많이 울컥하셨다고 하는데 저도 똑같이 느꼈거든요. 사람들의 감정은 다 똑같구나 느꼈어요. 그런 반응들이 우리 드라마를 공감해주시는 것 같아서 기억에 남아요.”

‘반짝이는 워터멜론’으로 한해를 마무리하는 소감도 궁금했다. “제가 전작을 끝내고 반년 정도 쉬었어요. 쉬는 동안에 잘 충전했어서 그 에너지를 촬영장까지 가져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저한테는 도전이었던 캐릭터인데 아쉬운 점은 있지만 그래도 스스로 최선을 다했다고는 느끼는 것 같아요. 저도 드라마 찍으면서 위로를 많이 받았어요. 장면들이 따뜻했고, 사람들도 너무 좋았어요. 시청자분들도 우리 드라마의 따뜻한 온기와 사랑을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이런 청춘들의 청춘을 조각으로 남겨서 한번씩 추억할 수 있는 작품이 됐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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