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균 사망에 작사가 김이나가 쓴 자조적 글이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김이나는 자기 모습을 반성했다. 그러면서 고인을 추모할 자격도 못 된다고 고백했다.

이선균 / 연합뉴스

27일 오후 김이나는 인스타그램에 긴 글을 올렸다. 그는 배우 이선균 사건에 대한 생각을 적었다. 그러면서 무언가를 찍은 사진 한 장도 공개했다.

김이나는 이선균 사건을 접한 자기 모습을 반성했다.

김이나는 “어디서 흘러나온지도 모르는 녹취록을, 누가 그런 나를 볼세라 이어폰을 꽂고 몰래 들으며 어머 어머 하고 관련 영상으로 뜨는 비슷한 가십성 콘텐츠도 클릭해 보고, 자극적인 기사 타이틀을 보면 쓱 훑어보고.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그 기사 봤어?’라고 얘깃거리 삼고”라고 말했다.

이어 “‘실패한 수사로 보이지 않으려 너무 자극적 사생활 이슈를 흘리는거 같다’는 남편의 얘기를 듣고서야 짐짓 ‘그래 맞아 너무한 거 같네’라는 생각했지만 그 후로도 똑같이 뭐가 나오면 들여다보고, 마지막에 ‘너무 사람 망신 주기하네, 심하다’라는 말로 스스로 면죄를 하던 내 모습이 선명해서 차마 감히 (사망한 이선균을) 추모도 못 하겠다는 마음”이라고 했다.

김이나는 “차라리 악플러이거나 아예 그런 기사에 관심을 끄는 사람이 아닌, 그 가운데 어디쯤 있는 어쩌면 제일 비겁한 부류에 있는 게 나네”라며 반성했다.

그러면서 “(인스타그램) 사진도 검은 사진이나 그런 거 올릴 자격도 못 되는 거 같아. 진짜 그냥 아무 사진. 어떻게든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은데”라고 덧붙였다.

이선균 사건에 대한 김이나의 자조적 글은 네티즌들에게 공감과 반향을 일으켰다.

이날 더쿠 등 주요 커뮤니티에는 “진짜 맞는 말이다”, “딱 내 심정이네”, “나도 비겁한 사람이었다”, “이게 가장 공감되는 글”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김이나가 27일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아오던 이선균(48)이 27일 서울 종로구의 한 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12분쯤 이선균의 매니저로부터 ‘(이선균이) 유서 같은 메모를 작성하고 집을 나섰다. 어제까지는 연락이 됐다. 차량도 없어졌다’라는 112 신고가 접수됐다.

수색에 나선 경찰은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서울 종로구에 있는 와룡공원 인근에서 차량을 발견했다. 이선균은 이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다음은 김이나 글 전문이다.

어디서 흘러나온지도 모르는 녹취록을, 누가 그런 나를 볼세라 이어폰을 꽂고 몰래 들으며 어머어머 하고, 관련영상으로 뜨는 비슷한 가십성 컨텐츠도 클릭해보고, 자극적인 기사 타이틀을 보면 슥 훑어보고.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그 기사 봤어?’라고 얘깃거리삼고.

‘실패한 수사로 보이지 않으려 너무 자극적 사생활 이슈를 흘리는거 같다‘는 남편의 얘기를 듣고서야 짐짓 ‘그래 맞어 너무한거 같네’라는 생각을 했지만 그 후로도 똑같이 뭐가 나오면 들여다보고, 마지막에 ’너무 사람 망신주기하네, 심하다‘라는 말로 스스로 면죄를 하던 내 모습이 선명해서 차마 감히 추모도 못 하겠는 마음.

차라리 악플러이거나 아예 그런 기사에 관심을 끄는 사람이 아닌, 그 가운데 어디쯤에 있는 어쩜 제일 비겁한 부류에 있는 게 나네.

사진도 검은 사진이나 그런거 올릴 자격도 못 되는거 같아 진짜 그냥 아무사진. 어떻게든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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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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