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이예주 기자] KBS 1TV ’역사저널 그날’이 갑작스러운 종영을 알리며 ’폐지설’에 휩싸였다. 일각에서는 이것이 4월 총선을 앞둔 처사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역사저널 그날’은 역사가 움직인 터닝 포인트인 ‘결정적 하루’를 입체적으로 구성해 다룬 프로그램으로 2013년 10월 첫 방송 이후 10여 년간 KBS의 간판 교양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아 왔다.
지난 11일 ’역사저널 그날’은 방송 말미 종방 소식을 전했다. 시즌 4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시즌으로 돌아오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패널로 출연했던 배우 이시원은 ”이 프로그램과 사랑을 나눈 것 같다. 역사를 뜨겁게 사랑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했다”고 밝혔으며 허준은 “역사에 대한 중요성과 사명감을 깨닫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이익주 교수는 ”여러 프로그램 중 ’역사저널 그날’은 역사 왜곡을 가장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 프로그램이었다. 연구자로서 저도 애정을 가지고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끝이 있으면 다시 시작하는 것이 있기 마련이니 잠시 쉬고 더 좋은 모습으로 다시 시작되길 바라겠다”고 거들었다.
MC를 맡았던 최원정 아나운서는 ”언젠가는 오겠지 했는데 끝인사를 하는 그날이 바로 오늘이 됐다”며 ”2013년 10월부터 시작해 10여 년간 마주한 455의 그날들이 던져준 메시지들, 그리고 역사의 무게”라고 말하다 울컥한 후 눈물을 보였다. 이어 최 아나운서는 감정을 추스린 후 ”역사의 무게를 잊지 않고 가슴에 새기며 조만간 더 성숙한 모습으로 다시 돌아오겠다”고 덧붙였다.
‘역사저널 그날’은 시즌제 프로그램이다. 지난 2016년 12월과 2018년 8월, 2020년 1월에 시즌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앞선 시즌이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종영 소식을 알리거나 프로그램 말미 다음 시즌에 다룰 내용 등을 알린 것에 비해 이번 시즌 종영은 보도자료 말미 ’이번 시즌 마지막 회차’라는 문구를 삽입한 것 외에는 별다른 공지가 없었다.
이에 일부 시청자들은 ’홍김동전’과 ’옥탑방의 문제아들’이 시청률을 이유로 폐지된 것처럼 ’역사저널 그날’ 역시 칼바람을 피하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달 KBS 노동조합은 19대 성명서를 통해 ”‘역사저널 그날’이 작가와 진행자 등의 변경을 두고 제작진 내부에서 심각한 내홍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일부 PD 및 작가가 진행자 변경 등에 대해 반발한 것이 ’역사저널 그날’ 리뉴얼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4월 총선을 앞두고 발생한 이번 제작 거부의 원인이 단순히 MC와 작가 교체만은 아닐 것”이라며 ”지난 2020년에도 총선을 앞두고 ’역사저널 그날’은 다분히 편향적인 아이템들을 다뤘으며 관점도 편향적이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수신료 분리징수의 근본적인 원인은 불법파업과 편파방송이었다”며 ”제작거부와 불법파업이 다시는 KBS에서 일어나지 않도록 시스템과 관행을 정비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이와 관련해 13일 KBS 관계자는 마이데일리에 ”지난 11일 방송한 455회는 이번 시즌 마지막 방송이 맞다. 5월 경 리뉴얼 후 새로운 ’역사저널 그날’로 다시 돌아온다”고 밝혔다.
또 시즌 종영 이후에 대해서는 ”최근 시청률이 수도권 가구 기준 1.9%까지 떨어지는 등 프로그램의 경쟁력이 많이 약화된 상황이었다”며 ”내용 강화와 치밀한 구성 등 재정비할 필요성이 절실해 잠시 정비할 휴지기를 갖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역사저널 그날’은 이전에도 경쟁력 강화를 위해 6개월간의 휴지기를 갖기도 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