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W 임가을 기자] 뮤지컬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의 프레스콜이 14일 오후 3시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진행됐다.

이날 프레스콜에서는 ‘제이미’ 역의 최재림, 이충주, ‘캐시’ 역의 박지연, 민경아 배우와 연줄 이지영이 참석했다.

약 60분간 진행된 프레스콜은 하이라이트 시연,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고, ‘웃음이 나’, ‘슈무엘 송’, ‘오하이오에서의 여름’, ‘너를 믿지 않았다면’, ‘내일까지만 안녕’, ‘난 널 지킬 수 없었어’ 장면을 시연했다.

▲ (왼쪽부터) 최재림, 민경아, 박지연, 이충주 [사진=연합뉴스]

뮤지컬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는 두 남녀가 사랑에 빠지고 결혼을 한 후 헤어지기까지 5년간의 시간을 담은 작품으로, 단 두 명의 배우가 음악으로 공연 전체를 채우는 성 쓰루 뮤지컬이다. 두 남녀의 시간이 서로 반대로 흘러 공연 내내 서로 엇갈린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남녀 간의 서로 다른 시간과 감정을 한 무대에서 번갈아 보여주며 총 14장으로 진행되는 구성이 작품의 특징이다.

작품에 참여한 이지영 연출은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를 통해 첫 단독 연출을 맡았다. 그는 앞서 뮤지컬 ‘아이다’, ‘고스트’ 등의 한국화 작업을 해온 바 있다. 2003년에 공연된 작품의 초연을 보고 ‘인생 공연’이라 생각하며 짝사랑 해왔다고 말한 연출은 이번 작업을 “사랑이 이루어지는 기적 같은 순간”이라 말했다.

“엄청난 배우분들과 함께 이야기들을 살아있게 만들어내고, 배우분들이 진심을 다해서 빠져주시는 걸 보고 공연을 올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연 시작한지 한달이 지났는데 관객분들이 제 생각 이상으로 좋은 생각들을 담아주셨던 것 같다. 저희가 찾아내지 못한 부분도 있다. 캐시와 제이미에 대해 논쟁 하시면서 더 나아가 관객분들 자신에 대한 생각에 이르는 지점들을 보면서 뿌듯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 사진=연합뉴스

이번 한국 프로덕션은 기존 프로덕션과 큰 차이점이 존재한다. 공연이 진행되는 90분간 의상을 교체하는 한 순간을 제외하고 두 배우가 처음부터 끝까지 무대 위를 지키는 것. 이에 대해 이지영 연출은 “원래 솔로 넘버를 바탕으로 교차로 진행되는 작품이고, 대부분 그 방식으로 공연을 진행하는데 저희는 무대 디자이너님이랑 안무가님이랑 같이 이야기를 나누며 5년이라는 시간 위에 두 인물을 올려놓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두 사람 모두가 그 시간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라며 의도를 밝혔다.

이어 연출은 “같은 공간 속에서 물리적으로 같이 있지만 다른 방향과 속도로 나아가는 두 사람의 모습을 직관적으로 보여드리고 싶었다. 또, 모두가 자기만의 속도나 시간이 있는데, 상대방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갈등이 생긴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회전무대를 통해 두 배우가 어긋나거나 만나면서 심리적인 거리, 관계의 상황을 이미지적으로 나타냈다.” 속도와 시간에 중점을 둔 무대 연출에 대해 전하기도 했다.

이런 독특한 연출에 대한 배우들의 반응도 들어볼 수 있었다. 최재림은 “퇴장 없이 하고 싶다는 연출님의 비전을 듣고 많이 당황했다. 내가 아는 작품은 이게 아닌데, 한 곡을 소화하고 4~5분을 쉬다가 나와야 하는데, 싶어서. 그런데 같이 무대에 존재하다보니 캐시의 다른 시간대의 노래를 들으면서 미래나 과거가 보일 때가 있다. 그런 지점에서 느껴지는 감정적인 부분이 신선했다. 캐시가 노래하는 동안 수분 보충을 하면서 열심히 다음 곡을 생각하고 어떻게 캐시의 시간에 자극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경아는 “처음에는 ‘화장실 어떡하지’같은 생각부터 했다. 그런데 막상 무대를 해보니 너무 좋다. 캐시는 역순으로 시간이 흐르지 않나. 그래서 제이미의 시간순으로 가는 감정에 도움을 받는다. 같은 시간도, 공간도 아니지만 은은하게 흡수하고 있고, 회상하게 되고.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사진=연합뉴스

이충주는 “캐시가 연기를 할 때 저희가 퇴장을 하는 부분이 있었다면 지금만큼 깊이 있게 젖어있지는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처음에는 저도 당황했다. 안 그래도 물을 많이 마시고 땀을 많이 흘려서 기능적으로 가능할까 고민이 많았는데 오히려 지금은 퇴장이 있는 버전이 그려지지 않는다.”며 만족을 표했다.

시간이 역순으로 흐르는 캐시의 감정 흐름을 위한 과정도 존재했다. 박지연은 “캐시의 경우는 가장 마지막 넘버가 곧 감정의 시작이다보니 혼란이 있었는데 연습 과정에서 퍼즐을 맞추듯이 시간순으로 모든 극들을 완성하고 연습하는 과정이 있어서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됐다. 또, 연습 과정부터 회전무대를 사용해서 여러가지 시도를 할 수 있었고, 서로의 가사를 숙지해서 음악적인 포인트에서 반응할 수 있는 부분을 찾기도 했다.”며 연습 과정을 설명했다.

남녀의 시간이 반대로 흐르는 독특한 구성과 더불어 고난이도의 긴 넘버를 구사하는 2인극이라는 점도 작품의 특징으로 꼽히고는 한다. 각각 캐시는 9곡, 제이미는 8곡의 넘버를 솔로로 소화한다.

이충주는 “2인극을 해봤지만 작품을 제안 받았을 때 쉽지 않은 도전이겠다는 느낌이 왔었다. 하지만 같이 하는 배우와 스텝들에 대해 듣고, 음악과 텍스트를 봤을 때 배우로서 모든걸 던져서 부딪혀볼 만한 도전이겠다. 가치있는 행동이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덤볐고, 매일매일 공연을 하며 숙제를 풀어가는 중이다. 준비가 다 돼서 무대에 올랐다기 보다는 하나하나 궁금증들, 과제들을 풀어가는 과정인 것 같다. 작품에 참여한 것에 대한 후회는 없다. 이렇게 좋은 작품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 사진=연합뉴스

성 쓰루 뮤지컬에 처음 도전하는 민경아는 “2인극이 사실 어렵지 않나. 기회가 온다는 것 자체가 저를 믿고 써준다는 뜻이기 때문에 아무나 할 수 없다고 생각했고, 배우라면 욕심이 나는 작품이었다. 지금까지 했던 작품 중에 역대급으로 어려운 것 같다. 성쓰루라는 게 풀어야하는 숙제인 것 같다.노래 안에서 어떻게 대사를 잘 전달할 수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있다. 공부하는 마음으로 끝까지 잘 해내겠다.”며 각오를 전하기도 했다.

최재림은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를 24살에 처음 접했고, 15년 동안 많이 들었던 음악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이번 작품이 세 번째 참여하는 2인극이다. 배우로서 책임져야하는 분량은 가장 많은 것 같다. 각자의 노래가 진행될 때는 오롯이 한 배우의 능력으로 채워야해서 많은 도전 의식을 연습 중에 느꼈고, 공연 중에도 중간중간에 죽을 것 같은 부분이 존재한다. 이외에 물리적으로 제일 힘든 건 스물 셋을 표현해야 하는 것에 장벽을 느낀다. ‘스물 세살 맞습니다’라는 대사를 뱉을 때마다 관객분들이 즐거워하셨으면 좋겠다.”며 웃음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이지영 연출은 작품을 접할 예비 관객에게 메시지를 남겼다 “뮤지컬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는 사랑의 본질을 추적해나가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두 인물의 이야기를 보시면서 어떠한 관객 분들도 도망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배우들이 열연하고 하루하루 멋진 성장을 해나가고 있다. 많이 찾아주시길 부탁드린다.”

한편, 뮤지컬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는 오는 4월 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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