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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민희진의 인터뷰가 진실 규명을 조금 더 명확하게 하리라 기대했다. 상반된 두 입장 중 확실하게 기우는 쪽이 생기리라 예상했으나 실상은 다름이 없었다는 것. 오히려 현 상황이 생각보다 더 복잡한 이해관계와 각각의 욕망 사이에 기묘하게 얽혀 있음을 새삼 깨닫는 순간을 제공했을 뿐이다. 그리하여 하이브의 주가는 좀 더 내려갔다는 소식.

흥미로운 점은 와중 유일하게 두드러진 게 있었다면 ‘민희진’이란 인물이 발산한 특유의 존재감이다. 구체적인 예로 그녀가 기자회견장에 입고 온 티셔츠가 품절 사태를 빚은 것, 이는 해당 사안의 심각성, 그녀가 얼마나 격양된 감정과 목소리로 자신의 입장을 밝혔는지 생각하면 상당히 아이러니한 장면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되짚어보았을 때, 일명 ‘민희진룩’으로 불리는 이 착장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더없이 분명하다. 기자회견 당시에 민희진이 보인, 있는 그대로의, 어떤 꾸밈도 없어서 더욱 거친 느낌을 주던 화법, 어쩌면 ‘민희진’이라는 정공법과 제법 잘 어우러져, 심지어 돋보이게 만드는 스타일이었기 때문이다.

오늘의 K팝이란 워낙 파이가 큰 산업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대중에게, 이제 민희진과 하이브가 벌이는 아귀다툼은 그리 중요치 않다. 실은 마음을 확고히 할만한 거리가 조금이라도 나오길 바랐던 기자회견을 기점으로, 오히려 본격적인 진흙탕 싸움이 시작되면서 진위를 향한 관심이 사그라들었다 할까. 그 자리에 민희진이라는 독보적인 캐릭터가 시선을 압도하며 들어선 것이다.

울분으로 한층 격양된 목소리, 비판하는 대상을 칭하는 다소 거친 언행 등, 그녀가 기자회견장에서 보인 화법과 태도는, 보는 이들의 감정을 동요시킬 수 있을 만큼 상당히 자극적인 동시에, 그래서 더욱 기이한 진정성을 띠고 있었으니까. 여기에 더해진 그녀 고유의 스타일, 어떤 상황에서도 그녀 자신만의 감각은 포기할 수 없다는 듯, 보통의 기자회견룩과 차별성을 지닌 그 자의식으로 똘똘 뭉친 착장이 대중의 호기심 어린 관심을 한껏 돋구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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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걸그룹 ‘뉴진스’의 컴백 티저 이미지가 공개된 후 일부 사람들 사이에서 ‘민희진룩’마저 컴백을 홍보하기 위해 계산된 게 아니었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사진 속에서 멤버 중 민지가 입고 있는 의상이 ‘민희진룩’과 비슷한 느낌을 자아낸다는 것. 이게 사실인지 아닌지는 상관없다. 중요한 건, 이전에는 그녀를 그저 욕심 많은 ‘뉴진스맘’으로 보던 시선이 이제, 다른 건 모르겠으나 민희진이 이쪽 계열에 있어 특출나다 못해 ‘난 사람’임은 분명하단 인식으로 전환되기 시작했다는 맥락이다.

그런 민희진이어서 뉴진스라는, 전 세계에 센세이션을 일으킬 만한 K팝 걸그룹을 탄생시켰구나 하는 확신 어린 시선이 다시 한번 공고히 되며, 하이브가 제기한 경영권 탈취 논란이 아닌, 민희진이라는 존재 자체에 포커스가 맞춰졌다 하겠다. 즉, 기자회견 이전과 이후의 기세가 달라진 것이다. 이런 게 논점 흐리기라면, 설사 의도했어도 혹은 의도하지 않았다 해도 민희진은 완벽히 성공한 셈이다.

27일 자정에 공개된 뉴진스의 신곡 ‘버블검(Bubble Gum)’ 뮤직비디오가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모두의 우려를, 보란 듯이 비껴간 성과다. 오히려 이번 사태 덕분에 더 큰 화제성을 입은 형국이라 할까. 이쯤 되니, 대중에게 민희진의 존재 가치는 더욱 빛이 날 수밖에 없고 하이브의 뜻과 상관없이 그녀를 쉽게 보내줄 수 없게 될지도 모르겠다. 확실히 논점은 흐려졌고, 하이브가 이 상황을 바로잡기를 원한다면 민희진 특유의 존재감도 어쩌지 못할 사실 증거를 내놓아야 할 수도.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etvidet@naver.com, 사진 = DB, 뉴진스 공식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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