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방시혁 의장, 어도어 민희진 대표 / 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국내 최대 연예 기획사 하이브와 자회사 어도어의 분쟁이 심화되고 있다. 뉴진스 부모들이 하이브에 보낸 건의안이 공개되는가 하면 ‘뉴진스 홀대론’까지 제기됐다.

13일 한 매체는 어도어가 ‘뉴진스 부모들이 건의한 내용을 정리해 하이브에 보낸 이메일’을 공개했다. 이는 뉴진스 다섯 멤버의 부모들이 어도어 민희진 대표에게 지난 3월 31일 보낸 것이다. 민 대표는 이를 4월 3일 하이브와 빌리프랩에 보냈다.

이에 따르면 뉴진스 부모들은 최근 하이브 산하 레이블에서 데뷔한 걸그룹과 뉴진스가 콘셉트, 스타일링, 안무 등에 있어 많은 유사점, 논란이 발생된 것에 우려를 표했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 긴급 기자회견.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뉴진스의 부모들은 “이미 뉴진스와 유사성이 있는 콘텐츠들이 대량 생산되었으며, 소비자들로부터 뉴진스 카피, 표절 등의 의혹이 널리 퍼진 상황”이라며 “뉴진스 데뷔 후 불과 1년 8개월 만에, 같은 모회사를 둔 다른 레이블에서 어떻게 뉴진스의 데뷔 시절을 의도적으로 연상케 하는 팀을 기획할 수 있는 것인지 깊은 유감의 뜻을 전한다”라고 했다.

이어 “대중들이 두 팀 간의 유사성을 지적하고, 반박하는 상황에서 연이어 불필요한 비교와 각종 논란이 생성됨은 물론이며 뉴진스가 쌓아온 업적이 훼손될 수 있는 이 과정에서 멤버들은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겪고 있다”며 “빌리프랩 / 하이브에서는 뉴진스와 각 멤버들의 브랜드 가치를 보호할 생각이 없는 것이냐”라고 지적했다.

또한 뉴진스의 부모들은 “뉴진스 멤버들이 사내에서 방시혁 의장님과 마주쳤을 때마다 방의장 님께서 왜 멤버들을 모른 척하시고 인사를 외면한 것인지 의아하다”며 “처음엔 ‘못 알아 보신 거겠지’라고 아이들에게 들었던 내용을 의심하며 여러 차례 확인했다. 하지만 그런 일이 수차례였고 각기 다른 날짜, 다른 장소에 단 둘이 마주쳤던 적도 있던 만큼, 멤버들이 뉴진스임을 알아볼 수밖에 없던 상황”이라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면서 “무시당한 것이 무안해 엘리베이터 안에서 멍하게 서 있었다거나, 못 본 척하는 느낌을 감지했다거나, 일부러 피해 가는 느낌을 받았던 멤버 등, 한 두 번이 아닌 사례들을 듣고 나니 부모로서 이 유치하고 믿을 수 없는 상황에 놀랐고 아이들에게 차마 해 줄 말이 없어 난감했다. 고작 중학생, 고등학생 나이의 멤버들”이라고 호소했다.

이와 함께 하이브의 첫 번째 걸그룹이라는 약속을 듣고 쏘스뮤직에서 연습생 계약을 했지만 아무런 설명도 듣지 못한 채 막연히 기다리다 다른 팀이 먼저 데뷔한 것, 같은 하이브 산하의 레이블이라는 이유로 하이브가 필요할 때만 의도적으로 주의를 끌게 하기 위한 전략으로 뉴진스를 사용하는 것, 이러한 홍보 방식에 대해 어도어가 관여하거나 사전에 합의한 부분이 없음에도 요청이나 협의 없이 자의적으로 추진해 온 것 등에 대한 유감, 시정의 뜻을 전했다.

특히 뉴진스의 부모들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겪었던, 또 이번 서신에 담지 못하는 내용들까지, 뉴진스 법정 대리인으로서 하이브에 대한 깨진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참담한 심정으로, 뉴진스의 매니지먼트 계약을 담당하고 있는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이사님께 하이브 / 빌리프랩의 뉴진스에 대한 침해 활동을 막고 브랜드 가치를 보호해 줄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드린다”라고 요청해 눈길을 끌었다.

하이브 로고. / 하이브

그러나 하이브는 이날 오후 언론에 공식입장을 배포해 “13일 한 매체가 보도한 뉴진스 부모님이 당사에 보냈다는 이메일에 대하여 설명드린다”며 “당사는 지난 4월 3일 해당 메일을 받고, 4월 16일에 표절이 아니라는 점 등을 이미 회신했다”라고 반박했다.

하이브는 “어도어 사태의 시작이 ‘인사를 받지 않는 등 홀대에서 비롯됐다’는 내용도 일방적인 주장이며 사실이 아님을 말씀드린다”며 “당사는 민 대표가 본인의 욕심을 위해 자신의 싸움에 아티스트와 아티스트의 가족들까지 끌어들이는 구태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사는 ▲하이브를 공격하는 메일을 보내자는 것 자체가 경영권 탈취 및 사익추구를 위한 계획의 하나로 시작된 점 ▲민 대표가 본인이 문제제기하면 주주간계약 위반이 되니 부모님을 앞세우자고 이야기 한 점 ▲부모님이 보내왔다는 이메일 자체가 부모님이 아닌 L 부대표와 민 대표가 작성한 점 등을 증거로 확보하고 있다. 이를 수사기관과 사법기관에 증거로 제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사는 사익 추구를 위해 아티스트들을 방패로 삼고, 부모님마저 앞세우는 민희진 대표의 행태에 개탄을 금치 못한다. 여론을 호도하려 하지 말고, 아티스트 가치 보호를 위해 자중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하이브는 지난달 민 대표 등 어도어 경영진이 본사로부터 독립하려 한다고 보고 경영진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민 대표 주도로 경영권 탈취 계획이 수립됐다는 구체적인 사실을 확인하고 물증도 확보했다는 중간 감사 결과도 발표했으며, 관련자들에 대해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그러나 민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하는 등 모든 의혹을 전면 반박 중이다. 지난 7일 하이브를 상대로 의결권행사금지가처분신청을 했고, 오는 17일 심문기일이 열린다. 오는 31일 어도어의 임시 주주총회가 열릴 예정인만큼 17일 나올 법원의 ‘기각 또는 인용’ 판단은 민희진 대표의 운명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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