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랜드 / 사진=권광일 기자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남겨진 사람을 위한, 떠나간 사람을 위한 선물 같은 이야기다. 탕웨이, 수지, 박보검, 정유미, 최우식과 함께 떠나는 ‘원더랜드’가 관객들에게 감동을 안길 예정이다.

31일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원더랜드'(감독 김태용·제작 영화사 봄) 언론배급시사회에 열렸다. 자리에는 김태용 감독, 탕웨이, 수지, 박보검, 정유미, 최우식이 참석했다.

‘원더랜드’는 죽은 사람을 인공지능으로 복원하는 영상통화 서비스 원더랜드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 남겨진 사람, 떠나간 사람을 위해

이날 김태용 감독은 원더랜드란 서비스에 대해 “이 서비스는 살아있는 사람들이 볼 수 없는 사람을 볼 수 있는 서비스다. 이미 떠나보낸, 남겨진 사람들이거나 떠날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게 될까를 생각했다. 떠날 사람이 가상세계를 통해 살게 되면 어떻게 살게 될까. 인공지능이란 기계가 정서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할까를 많이 고민했다”고 밝혔다.

이어 “결국엔 인공지능과 함께 사는 사람과 함께 사는 다양한 이야기다. 결국 남겨진 사람들이 어떻게 이별하고 그리움을 인공지능이란 기계와 어떻게 나눌 것인가, 헤어질 것인가를 얘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AI와 공유 배우의 첫 대사와 마지막 장면에 고민이 많았다”고. 그는 “AI가 살고 있는 원더랜드 안에는 모니터링하는 또 다른 AI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 주변을 떠돌고 있는 사람과 바이린(탕웨이)의 정체성, 세상을 알아가는 과정이 원더랜드가 아닌 현실 세계에 사는 우리도 비슷하지 않을까란 생각을 했다. 그래서 마지막에 의미심장한 얘기라기보다는 “얼마나 오래 가있을 거냐” “당신처럼요”라는 대사가 AI가 결국 인간의 감정, 패턴까지 이어가는 과정이 우리 세상의 배움 과정과 닮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배우들은 촬영 중 원더랜드 서비스가 실제로 있다면 이용할 것이냐를 두고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탕웨이는 “너무너무 보고 싶은 외할머니를 다시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다”며 “하지만 지금 다시 생각해 보면 진정으로 안을 수 있고 체온을 느낄 수 있는 게 아니지 않나. 만약에 원더랜드에 들어가 누군가를 만날 수 있다면 모를까 이용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보검도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보고 싶은 사람을 AI로 복원시켜 만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너무 이 서비스에 푹 빠져서 한시라도 휴대폰을 놓지 않을 것 같다. 신청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솔직히 말했다.

반면 수지는 “전 원더랜드 서비스를 신청할 것 같다. 힘들겠지만 전 어떤 방식으로든 잘 이겨낼 수 있다는 막연한 확신이 있다. 오히려 원더랜드 사람이 된다면이라는 생각을 좀 했다. 다른 사람들이 알고 있는 내가 어떤 모습일지 몰라 생각해 봤다. 어쨌든 전 신청할 것”이라고 해 웃음을 안겼다.

김 감독은 “실제로 촬영장에서 신청할지, 말지를 많이 생각해 봤다. 인공지능을 통해 가짜와 진짜를 넘나드는 세계가 시작됐고, 휴대폰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 싶었다”고 전했다.

◆ 박보검·수지, 오래된 연인으로

박보검과 수지는 이번 작품을 통해 연인 호흡을 맞췄다. 박보검은 의식불명에 빠졌단 깨어난 태주 역을, 수지는 남자친구를 보살피는 정인 역을 연기했다.

박보검은 “수지와 함께 호흡을 맞출 수 있어 굉장히 즐거운 시간이었다. 정인과 태주의 입장에서 글을 읽었을 �� 어떤 서사가 있을지, 태주가 정인을 예뻐하는 마음을 어떻게 그릴까를 대화를 많이 했다”며 “사진을 서로 많이 찍어줬던 걸로 기억한다. 아름다웠던 청춘, 사랑했던 기억 등을 담았다. 조금씩 정인과 태주의 서사를 메워나갔다”고 전했다.

수지도 “박보검과 연인 연기를 하면서 너무 좋은 추억이 많다. 태주, 정인으로 오래된 친구 같은 연인 느낌을 주기 위해 소품 촬영을 많이 했다. 그런 시간들이 쌓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연인 호흡이 잘 만들어진 것 같다”고 얘기했다.

◆ 10년 만에 다시 만난 탕웨이

‘만추’ 이후 10년 만에 남편 김태용 감독과 호흡을 맞춘 탕웨이. 오랜만에 한국 관객을 만나게 됐다.

김 감독은 아내 탕웨이와 작업한 것에 대해 “‘만추’ 때 이후로 오랜만에 작업을 했다.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성장하고, 가져온 에너지가 또 다른 것이 신기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촬영장에서 만나면 또 다른 사람이 되는 게 연출자로서 신기했다. 탕웨이는 워낙 준비를 많이 하는 배우고, 몰두하는 배우라 집에서도 몰두하는 편”이라며 “촬영장과 집을 오가며 일과 일상이 구별되지 않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고 웃었다.

탕웨이는 ‘만추’, ‘헤어질 결심’ 이후 세 번째로 한국 영화에 출연하게 됐다. 그는 “‘원더랜드’를 처음 보여주는 날이라서 의미 있다. 저는 행운이 많은 사람이다. 한국 영화계에서 일할 수 있는 것 자체가 행운”이라고 밝혔다.

이어 “제가 이렇게 예쁘고 잘생긴 사람들과 작업했다는 것 자체가 너무 행복하다. 영화 안의 캐릭터는 안절부절못하는 모습도 보여줬는데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저랑 같이 나온 배우 중에 공유가 했던 역할도 AI인데 제가 관객이라면 ‘두 사람은 어떻게 될까?’라는 의문이 들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한국의 영화인들에게 감사하다. 계속해서 저를 지지해 주고, 응원해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앞으로 계속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 감독은 “운이 좋기도 하고 욕심이 많았던 프로젝트였다. 서로 부딪히는 신이 없음에도 서로 아끼고 존중하는 면이 있었다. 이분들의 에너지와 마음들이 영화에 잘 담겨있기를 바랐다. 저한테는 어려운 숙제를 굉장히 오랫동안 가지고 있었다. 기계를 얘기하는 것 같기도, 관계, 그리움, 허망함을 얘기하는 것 같기도 하다. 전체적으로 인공지능이라는 기계까지 포함된 이 세상에서 우린 어떻게 계속 감정들을 나눌 수 있을까란 고민을 많이 했다. 이분들을 화면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재밌었는데 이 마음이 관객들에게 잘 전달되기를 바란다”고 얘기했다.

‘원더랜드’는 오는 6월 5일 개봉된다.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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