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영화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 시각효과상을 받은 ‘고질라 마이너스 원’이 지난 1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됐다. 사진제공=넷플릭스 

전쟁을 일으켜 무고한 이들을 죽음으로 몰아 넣은 전범국을 피해자로 그린 데 따른 부담감 탓일까.

일본영화 ‘고질라 마이너스 원’이 소리 소문 없이 넷플릭스에서 지난 1일 공개됐다.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신작 영화들은 물론 과거 흥행작들이 줄지어 공개되고 있지만 ‘고질라 마이너스 원’은 올해 전 세계 영화계의 주목을 받은 화제작이라는 사실에서 ‘조용한 공개’의 배경에 시선이 쏠린다.

‘고질라 마이너스 원’은 고질라 시리즈로는 30번째 실사 영화이자, 고질라 탄생 70주년을 기념한 작품이다.

지난해 11월 일본에서 개봉해 흥행에 성공했고, 탁월한 완성도와 작품성을 인정받아 화려한 수상 성과도 거뒀다. 특히 아시아 영화로는 처음 올해 3월 열린 제96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시각효과상을 수상한 화제작이다. 지난해 일본 아카데미에서도 최우수 작품상을 받았다.

이 같은 성과는 국내 관객의 관심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일 넷플릭스 공개 직후 4일 현재 ‘오늘의 톱10 영화’ 6위에 올랐다. 일찌감치 영화의 완성도와 유명세를 접한 영화 팬들이 발 빠르게 작품을 감상하면서 다양한 평가를 내놓고 있기도 하다. ‘고질라’ 시리즈 가운데 만듦새가 가장 탁월하다는 호평, 시각효과를 실감나게 감상할 수 있는 극장 상영이 이뤄지지 않은 데에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고질라 마이너스 원’ 자체에 대한 평가와 더불어 영화 팬들은 넷플릭스 공개가 ‘조용하게’ 이뤄진 사실에도 주목한다. 아시아 영화 최초로 아카데미 시각효과상을 수상한 작품을 공개하면서 이렇다 할 소개 과정을 거치지 않은 탓이다. 

넷플릭스는 매주 신작 가운데 주목할 작품의 리스트를 공개하고, 각 작품에 대한 특장점을 소개한다. 오리지널 시리즈 뿐만 아니라 ‘서울의 봄’이나 ‘소풍’ 등 최근 개봉한 신작을 공개할 때도 비슷한 방식을 취했지만 ‘고질라 마이너스 원’은 예외였다. 

‘고질라 마이너스 원’의 주인공은 과거 가미카제로 복무한 경험을 지닌 인물이다. 사진제공=넷플릭스 

● ‘고질라 마이너스 원’은 어떤 이야기? 

영화는 제2차 세계 대전 직후의 일본이 배경이다. 방사능으로 인해 더 강해진 거대 괴수가 일본 해안을 침공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에 전직 전투기 조종사인 주인공이 사람들을 위협하는 괴수에 맞선다.

자신을 희생하는 주인공은 전쟁 당시 비행기를 몰고 연합군 함대를 공격한 가미카제 출신으로 설정돼 있다. 자살 공격을 행했던 과거의 공포와 상처로 트라우마를 겪는 인물이다.  

시대 배경과 주인공의 설정 등 역사적인 맥락을 배제한다면 ‘고질라 마이너스 원’은 만듦새가 탁월한 괴수 영화로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서 이 같은 배경의 일본 작품을 대할 때 과거 식민지 피해의 역사를 떠올리지 않을 수는 없다. 엄연한 피해의 역사를 배제한 채 영화의 작품성과 완성도만 평가하기는 어렵다는 관객의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영화의 연출은 야마자키 타카시 감독이 맡았다. 영화 ‘기생수’ 시리즈를 통해 일본 크리처물을 이끌어온 연출자다. 이번 ‘고질라 마이너스 원’에서도 그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면서 할리우드 대작 영화들의 전유물로 인식된 아카데미 시각효과상을 거머 쥐었다.  

‘고질라 마이너스 원’의 한 장면. 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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