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기부했으니 선처해달라”
막상 기부 내역 열어보니…
“쓰레기 떠넘기지 말라” 분노
김호중
출처 : 뉴스1 (좌) / 온라인 커뮤니티 (우)

좋아하는 연예인의 잘못을 감싸주고 싶은 마음은 모든 팬이 다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음주 뺑소니’ 혐의로 물의를 빚은 가수 김호중의 일부 팬이 ‘100억 원 가까운 거금을 기부했으니 선처해달라’고 주장하며 화제가 되고 있다.

팬들이 100억 기부했다더니 실상은…

지난달 26일 KBS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는 ‘약 100억 기부 나눔의 선한 영향력 김호중 아티스트’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김호중
출처 : 뉴스1

음주 운전 뺑소니 논란 이후 KBS는 김호중에 대한 출연 규제 심사를 진행했으며, 한시적 방송 출연 정지 결정을 내렸다.

김호중의 방송 퇴출을 요구하는 청원 글이 다수 올라오자 이에 반박하기 위하여 글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청원 글을 올린 A씨는 “김호중의 잘못을 두둔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면서도 “아직은 젊은 30대 초반이고 살아갈 날이 많은 청년”이라며 김호중을 옹호했다.

“그의 천재적인 재능을 아깝게 여겨 사회의 관용이 필요하다”고 호소한 A씨는 “팬들은 김호중의 휴머니즘을 닮아 어려운 이웃들에게 기부 나눔을 실천해 왔다”고 주장했다.

김호중
출처 : 뉴스1

A씨는 “팬들이 4년 동안 100억 원 가까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기부해 왔다”며 “이를 실천할 수 있었던 것은 김호중의 선한 영향력 때문”이라고 말했다.

A씨의 청원 글이 화제가 되자 김호중과 팬클럽이 기부한 내역을 정리한 게시물이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확산되기 시작했다.

게시물에 따르면 김호중 공식 팬클럽 ‘아리스’는 2020년 4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약 97억 원을 기부했다.

그러나 비판이 제기된 것은 기부 내역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김호중의 앨범이었기 때문이다.

김호중
출처 : 뉴스1

97억 원 중 약 75억 원에 달하는 금액이 김호중의 정규 2집 앨범 ‘파노라마’ 기부였으며, 이는 약 53만 장에 달한다.

팬클럽은 이 앨범들을 685곳에 기부했다고 전했으며 정확한 기부처는 밝혀지지 않았다.

앨범 기부액과 비교하면 현금으로 기부한 내역의 액수는 그렇게 많지 않다.

자신이 응원하는 가수의 컴백에 맞춰 앨범을 기부하는 팬클럽은 적지 않다. 그러나 막상 기부품을 받는 곳 중 상당수는 이를 달갑게 여기지 않는다고 한다.

김호중
출처 : 뉴스1

노인이나 장애인과 같은 취약계층, 자연재해로 터전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앨범은 당장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기부 관련 사업을 한다는 네티즌은 “제발 앨범 기부하지 말라”며 “어차피 다 버리는데 왜 생색을 내냐”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사재기 하고 처치 곤란 음반은 기부로 처리?

일부 네티즌은 이렇게 앨범을 사서 기부하는 행위가 ‘음원 사재기’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고 말한다.

김호중
출처 : 뉴스1

음원 사재기란 음반 제작자 또는 관련자가 음원 및 음반을 대량 구매하면서 음원 차트 순위를 인위적으로 올리는 행위를 뜻한다.

브로커에게 일정 금액을 지불한 뒤 실시간 스트리밍 순위 등을 조작하는 등 이는 엄연한 불법 행위에 해당한다.

음원 사이트의 ‘톱 100’ 차트 등에 들어간 음원을 주로 듣는 이용자들이 많기 때문에 사재기를 통해 대중에게 노출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후 인지도가 높아져서 히트곡이 되면 계속해서 순위권에 머무를 수 있기 때문에 저작권 수익을 얻기 위해 음원 사재기를 하는 관계자들도 있다.

김호중
출처 : 뉴스1

물론 팬들이 좋아하는 가수의 음반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것은 불법적인 행위가 아니다.

그러나 가수의 음원 및 음반 순위를 높이기 위해 음반을 마구잡이로 사들이고 처치가 곤란해진 음반을 기부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위라고 볼 수 있다.

김호중의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팬들도 진짜 진상이네”, “나는 또 진짜 100억 기부인 줄 알았다”, “쓰레기 처리하기 힘드니까 CD 기부는 제발 그만”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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