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안 DB

최근 임영웅 스타디움 공연이 큰 이슈가 됐다. 그가 공연만 하면 ‘사회적으로’ 뜨거운 반향이 일어나는 일이 반복된다. ‘사회적으로’라고 표현한 것은, 임영웅 공연 이슈는 팬들만의 관심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어떤 가수의 공연은 보통 그 팬들만의 이슈이지만 임영웅 공연은 팬카페가 아닌 일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폭발적 반응이 나타난다.

매우 이례적인 현상인데, 임영웅이 스타덤에 오른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인급 스타라는 점 때문에 더욱 놀랍다. 단독공연 또는 대규모 공연이라는 것 자체를 해본 적이 없던 가수였다. 2022년부터 비로소 단독 공연 투어를 하기 시작했는데 시작하자마자 사회적 이슈가 됐다.

당시 각 도시별 표 판매를 할 때마다 매번 대기자수가 60만 명을 넘겼다. 누리꾼들이 ‘이런 숫자는 처음 본다’며 경악했다. 서울 공연 때는 대기자수가 81만 트래픽을 찍었다. 또 153시간이 넘은 대기 시간도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당시 임영웅 공연은 초대권이 없는 것으로도 신선한 충격을 줬다. 팬들에게 한 자리라도 더 돌아가도록 하기 위해 초대권을 없앴다는 것이다. 초대권을 받아 좋은 자리를 차지하는 연예인 지인들에게 박탈감을 느끼던 누리꾼들이 임영웅에게 열광했다. 그때 심지어 가족들에게도 초대권을 발행하지 않아 임영웅은 직접 가족의 표를 사기 위해 표 구매를 시도했으나 대기자 수 60만 명만 보고 실패했다고 한다.

표 구매전이 얼마나 치열했던지 서울 공연 표 판매 시간에 전국 PC방의 가동률이 평소 대비 10% 가량 상승했다. PC방의 초고속통신이라면 혹시 표를 살 수 있을까 싶어 수많은 사람들이 PC방으로 몰려간 것이다. 이 정도니 국민신드롬이다.

마지막 서울 공연 때도 놀라운 국민가수의 면모를 보였다. 방송 실황을 OTT로 생중계한 것이다. 그전에도 생중계한 공연이 있긴 했었지만 공연 관람권을 별도로 판매한 온라인 공연이었다. 반면에 임영웅은 OTT 가입자라면 누구라도 추가 부담 없이 공연을 볼 수 있도록 공개했다. 국민스타다운 결정이었다.

당시 임영웅은 생전 처음으로 하는 단독 공연 투어였지만 압도적인 실력으로 최고 수준의 공연을 만들어냈다. 아이돌들은 미리 녹음한 음원을 깔고 라이브를 하기도 하지만 임영웅은 생라이브를 하면서 퍼포먼스까지 모두 소화했다. 생중계를 결정한 것도 실력과 공연의 완성도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첫 번째 투어를 그렇게 대성공시키면서 임영웅 공연은 최고 공연의 대명사가 됐다. 트로트 오디션 출신이라고 임영웅에게 편견을 가졌던 사람들의 시각도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두 번째 투어 때도 첫 번째 투어 이상의 열광적 반응이 나타났고, 임영웅을 당대 최고 스타라고 인정하는 사람들이 더욱 늘었다. 과거엔 일부 매체가 기사에서 한사코 ‘트로트 가수 임영웅’이라고 썼었지만 이젠 ‘가수 임영웅’이라고 쓰게 됐다.

그런 임영웅이 해내지 못한 것이 스타디움 공연이었는데 이번에 서울 월드컵경기장 공연으로 마침내 스타디움 공연까지 완수했다. 당대 최고 공연으로서의 정점을 찍은 것이다. 이번 공연은 지금까지 그가 했던 공연들의 결정판이었다.

막대한 투자에 의해 이루어진 팬 편의시설, 다수 진행요원들의 팬서비스 등 지금까지 나타났던 미담들이 월드컵경기장 공연에서 더 대규모로 펼쳐졌다. 임영웅의 이런 공연 투자에 특히 아이돌팬들이 격하게 반응했다. 임영웅이 관객 서비스의 신기원을 열었다는 것이다. 이것이 한국 대중음악 공연계의 새로운 모범이 되었다.

이번엔 월드컵경기장 공연의 모범을 보이기도 했다.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방식을 통해서다. 바로 운동장을 모두 덮고, 무대 설치를 공연 직전에 관객이 입장한 상태에서 진행하는 방식이다. 첫날 공연 후에 운동장 무대 설치를 모두 해체하고 둘째 날 공연 직전에 다시 설치했다. 듣도 보도 못했던 놀라운 광경이었다. 이를 통해 잔디 훼손을 최소화하는 월드컵경기장 공연의 전범을 만들었다.

미담과 공연준비만으로도 뜨거운 화제였는데 공연 내용에도 찬사가 쏟아졌다. 초대형 공연은 처음인데도 3시간 가까운 시간을 초대 손님 없이 오롯이 자신의 실력으로 가득 채웠다. 거대한 축구장을 누비며 경기장을 뜨겁게 달궜다.


그전에도 그랬지만 이번 서울 월드컵경기장 공연을 통해 더더욱 임영웅 공연은 한국 최고 공연의 상징이 되었다. 팬이 아닌 사람도 표를 사고 싶어 하는 보기 드문 공연이다. 누리꾼들은 임영웅의 주제파악이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고 말한다. 서울 월드컵경기장 2회 공연으론 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수용하기에 턱없이 모자라다는 것이다.

당연히 스타디움 앵콜 공연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미국엔 테일러 스위프트의 공연이 경제를 살린다는 ‘테일러노믹스’가 있다. 한국도 임영웅 같은 슈퍼스타의 초대형 공연이 더 많이 열려야 경제효과가 커질 것이다. 이미 10만 명 가깝게 동원했지만 여전히 많은 국민이 임영웅 스타디움 공연을 기다린다. 관객은 아직 배가 고프다.

글/ 하재근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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