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설이 기자]장수 예능 프로그램은 시청률 하락으로 폐지되거나 폐지가 논의되고 있고, 일주일 내내 방영되던 드라마 띠는 대거 사라졌다. 봄 나들이 철이라 방송사마다 걱정의 한숨 소리는 더욱 깊게 들려온다. 한마디로, 지상파는 침체기다.

각 방송사 예능국에서는 쇄신이 필요하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3사 가운데 그나마 예능 분야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MBC의 경우 OTT와의 성공적 합작 등 변화의 바람을 가장 빠르게 타고 있는 방송사다.

월요일 ‘안 싸우면 다행이야’와 ‘결혼지옥’, 화요일 ‘세치혀’, 수요일 ‘일타강사’와 ‘라디오스타’, 목요일 ‘소년판타지’, 금요일 ‘나 혼자 산다’, 토요일 ‘놀면 뭐하니’와 ‘전지적 참견시점’, 일요일 ‘복면가왕’ 등 요일별로 각 프로그램이 한자리씩 자리를 맡고 있으며, 종류도 비교적 다양하고, 안정적이다. 여기에 MBC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라는 ‘메기’를 투입하는 강수를 날린다.

‘안하던 짓을 하고 그래'(이하 ‘안하던 짓’)는 매주 새로운 스페셜 게스트가 자신의 ‘안하던 짓 박스’를 공개하고 이를 키워드 토크로 풀어내는 MBC 새 예능이다. 토크 버라이어티를 표방하지만 스튜디오와 야외를 넘나드는 버라이어티 구성을 가져간다고 콘셉트를 설명하고 있다. ‘무한도전’ ‘전참시’ ‘라디오스타’를 거쳐온 강성아 PD 연출하는 ‘안하던 짓’에는 이용진, 최시원, 조세호, 주우재, 유병재가 함께한다.

방송인이 떼로 나오는 버라이어티,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MBC의 구(舊) 예능이 있다. 바로 ‘무한도전’이다. 게다가 멤버 중에는 2017년 막을 내린 MBC 대표 예능 ‘무한도전’에서 제7의 멤버 선발 당시 도전장을 던졌던 인원이 셋이나 된다.

지난 수년 동안 ‘나 혼자 산다’ ‘전지적 참견 시점’ ‘안싸우면 다행이야’ ‘호적메이트’ 등 관찰 예능으로 재미를 봤던 MBC가 ‘무한도전’ 폐지 후 6년 만에 선보이는 버라이어티다. 남의 삶을 지켜보는 게 아닌, 웃음을 주기 위해 연예인들이 모여 지지고볶는 모습으로 되돌아가기로 결심한 거다.

그 주체가 ‘무한도전’이라는 헤리티지를 가진 MBC이기에 기대는 더욱 크다. ‘무한도전’을 통해 예능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시도했던 MBC는 6월 시청자를 찾아올 ‘안하던 짓’으로 예능국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올지, ‘무한도전’이 사랑 받았던 이유인 캐릭터극, 티키타카, 도전, 케미 가득한 말맛을 선보이며 ‘예능 왕국’임을 증명할지, 형보다 못한 아우로 쓸쓸히 퇴장할지 말이다.

MBC는 지상파 3사 예능국 가운데 기다려주지 않는 방송사로 유명하다. 아무리 레귤러라도 성과 없으면 폐지다. KBS2의 리얼 버라이어티 쇼 ‘홍김동전’은 론칭 1년이 다 돼가지만 1, 2%대 시청률을 내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가운데 MBC가 김태호와 유재석 없이, 오랫동안 안 하던 짓인 버라이어티의 화려한 부활 신호탄을 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안하던 짓을 하고 그래’는 올 6월 방송되며 편성은 미정이다.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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