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닥터 차정숙’을 두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민원이 제기됐다.

극중 크론병을 ‘몹쓸병’이라고 표현하는 등 왜곡된 인식을 안겨줄 수 있는 설정이 비난을 불러일으킨 것.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관계자는 9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7회 방송과 관련 현재까지 총 43건의 민원이 접수됐다. 관련 내용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문제의 장면은 극중 서인호(김병철 분)가 맡은 크론병 환자가 삶을 비관해 유서를 쓰고 옥상으로 올라간다는 내용으로, 지난 6일 전파를 탔다.

극중 크론병이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어려운 것처럼 오인될 수 있는 설정도 현재 갑론을박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나, 장인 장모가 크론병을 앓고 있는 사위를 찾아와 “어떻게 이런 못된 병을 숨기기 결혼을 할 수 있나” “이 병 유전도 된다면서. 이 결혼 자네가 포기해줘”라고 하는 등 대놓고 ‘막말’을 하는 내용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가수 윤종신과 영기가 고백한 크론병은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관 전체에 걸쳐 어느 부위에서든지 발생할 수 있는 만성 염증성 장질환이다. 크론병은 유전적 요인뿐만 아닌 면역, 환경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병한다.

‘닥터 차정숙’. 사진 ㅣJTBC
‘닥터 차정숙’. 사진 ㅣJTBC

크론병은 장의 정상 면역체계가 망가져 외부에서 들어온 균이나 음식 등 해로운 물질을 이겨내지 못해 우리 몸 곳곳에 궤양이 생기는 병. 장기관 관리를 해야하는 난치병이지만, 조기에 치료하면 증상이 호전될 뿐만 아니라 합병증을 미연에 막을 수 있어 정상인과 같은 생활이 가능하다. 치료가 쉽지는 않고 재발 빈도 또한 낮다고 할 순 없으나, 다양한 치료를 통해 충분한 조절이 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이야기하고 있다.

물론 드라마 속 환자들의 사연은 다큐멘러티가 아닌 만큼 극적 전개를 위해 어느정도 과장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못쓸 병’ 운운하는 대사 등은 과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 병에 대한 사전 정보 없이 드라마를 보던 시청자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안겨줄 여지가 충분했다는 것.

이에 현재 크론병 환우들의 모임인 온라인 카페 등에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하자는 글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닥터 차정숙’ 방송분 보고 크론병 환우에 대한 인식이 너무 안좋아질 것 같아서 글 올립니다. 방송에서 크론 환우는 몹쓸병이고 유전이 된다고 사실이라는 듯 방영이 되었고 사회 생활 및 가정 생활 원활하게 못하고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 시도까지”라고 지적한 A씨는 “너무 과하게 사실인 듯 설정된 것 같아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민원을 넣자”는 제안을 했다.

이에 신고했다는 동의 댓글이 줄을 이으면서, 다시보기 등에서 관련 내용이 삭제되어야한다는 목소리 또한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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