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S] 한국인 고령층, 건강하게 늙고 있을까

지난 12년 동안 만성질환을 앓는 고령층이 증가했지만 적절한 관리를 통해 건강하게 장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기사의 직접적인 내용과 관련이 없음. /사진=이미지투데이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빠르게 늘면서 단순히 오래 사는 것보다 ‘건강하게 장수하는 것’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2년 동안 만성질환 유병률은 약 2배 증가했지만 적절한 관리를 통해 노쇠 비율은 절반가량 감소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 강민구 빛고을 전남대학교병원 노년내과 교수팀은 2008년부터 2020년까지 65세 이상 고령층 1만7000여명을 대상으로 연도별 노인의 건강 동향을 분석한 결과다.

이 기간 이상지질혈증 유병률은 17.9%에서 40.9%로, 당뇨병 유병률은 20.6%에서 30.0%, 심혈관질환 유병률은 5.6%에서 9.3%까지 높아졌다. 만성질환 유병률이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반면 평균 노쇠 지수는 2008년 0.23점에서 2020년 0.18점까지 낮아졌다. 노쇠 지수가 0.2점 이상이면 노쇠 전 단계로 노화와 만성질환이 겹쳐 걷는 속도가 다소 느려지며 허리가 약간 굽고 근육이 다소 빠진 상태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노쇠한 고령층의 비율은 2008년 41.1%에서 2020년 23.1%로 절반가량 감소했다. 노쇠하지 않고 건강한 비율은 28.7%에서 44.2%로 크게 증가했다.

씹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노인 비율은 59.4%에서 33.1%로, 일상적인 활동에 어려움이 있는 비율은 42.2%에서 12.0%로, 흡연자 비율은 17.0%에서 9.3%로 각각 줄었다.

노쇠는 질병이 축적되거나 노화로 인해 신체기능이 떨어져 스트레스에 취약해진 상태를 말한다. 같은 나이라도 노쇠가 심하면 통상적으로 노화가 더 진행된 것으로 간주된다. 생활습관이 불규칙적이거나 질병, 약제 복용이 관리되지 않고 신체활동이 저하되면 노쇠 위험은 높아진다.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만성질환 비율은 늘었지만 젊었을 때와 다름없는 일상을 유지하는 노인들이 많다”며 “의료 접근성이 향상되고 건강에 관심이 커지면서 만성질환에 대해 적절한 치료와 예방조치를 취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 것으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정 교수는 “젊을 때부터 규칙적인 생활 습관과 운동, 금연, 절주, 스트레스 관리 등을 하고 만성질환에 적절히 대처하면 노쇠를 늦춰 건강한 노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의학회 국제학술지(JKMS, 피인용지수 4.5)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