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감성’ 부여한 미국 SUV… 섬세한 편의사양

유럽차 텃밭된 수입차 시장서 미국차 존재감 드러낼까

가격 경쟁력이 무기… 젊은층 공략 ‘속도’

신형 링컨 노틸러스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신형 링컨 노틸러스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포드의 고급브랜드 링컨이 국내 판매 부진을 극복할 카드로 중형 SUV ‘노틸러스’의 풀체인지 모델을 꺼내들었다. 미국차 답지 않은 섬세한 내부와 경쟁 수입차 브랜드 대비 저렴한 가격이 경쟁력이 될 것이라는 기대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미국 브랜드의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벤츠, BMW 등 독일 브랜드의 강세를 뚫고 존재감을 나타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데이비드 제프리 링컨코리아 대표는 22일 서울 삼청동에서 진행된 ‘올-뉴 링컨 노틸러스’ 공식 출시 행사에서 “지난해 창립 100주년을 기념하고 올해는 앞으로의 100년을 준비 하는 매우 중요한 해였다”며 “브랜드의 매우 중요한 모멘텀인 링컨 노틸러스를 통해 변화와 혁신을 선보인다”고 말했다.

노틸러스는 링컨의 중형 SUV이자 볼륨 모델로, 이번 신형 노틸러스는 지난 2019년 국내 첫 출시 이후 4년 만의 완전변경 모델이다. 2020년 SUV 중심으로 라인업을 개편한 이후 링컨의 전체 판매량을 견인해왔다.

신형 노틸러스에서 가장 주목되는 점은 ‘미국차스럽지 않은’ 파격 변화다. 통상적으로 큼직한 물리버튼과 묵직한 소재, 섬세함보다는 야성미 넘치는 미국차의 특성은 노틸러스에서 완전히 지워졌다. 오히려 벤츠, BMW, 아우디 등 유럽 고급 수입차에 가까워졌다.

링컨 노틸러스 인테리어.ⓒ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링컨 노틸러스 인테리어.ⓒ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실제 이번 노틸러스는 외관 변화 뿐 아니라 내부 사용자 경험이 극대화된 것이 특징이다. 큼직한 중앙 메인 디스플레이 위를 길게 감싸는 48인치 파노라믹 스크린은 마치 벤츠의 전기차를 떠올리게 하고, 크리스탈 오디오 노브는 제네시스와 볼보의 기어노브를 연상케한다.

자체적으로 탑재된 향기 선택 기능은 여타 유럽 브랜드를 능가하는 수준이다. 포레스트, 조닉 애저, 바이올렛 캐시미어 등 3가지 향기를 차량에서 선택할 수 있는데, 벤츠 등에서도 자체 방향제를 탑재하지만 3가지 향을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은 매우 이례적이다. 특히 미국 브랜드에서는 더더욱 기대하기 어려웠던 섬세함이 돋보인다.

김판수 링컨코리아 프로덕트 매니저는 “파노라믹 디스플레이와 피아노키, 오디오 노브 등 시각인 충족과 3가지 향을 고를 수 있는 후각, 28개의 스피커를 통한 청각까지 노틸러스에 탑승한 모든 승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최적의 기능이 구현됐다”며 “모든 인테리어는 편안함을 중점으로 디자인됐으며, 링컨이 링컨스럽게 보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데이비드 제프리 링컨코리아 대표가 22일 신형 노틸러스 출시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데이비드 제프리 링컨코리아 대표가 22일 신형 노틸러스 출시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이번 신형 노틸러스는 링컨에 있어 특히 중요한 모델이기도 하다. 현재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링컨을 돋보이게 해줄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 흐려진 존재감을 다시 세워야하는 중역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링컨은 올해 (1~10월) 판매량이 967대에 그치면서 1000대도 팔지 못했다. 남은 11월, 12월 판매량을 모두 합산하더라도 지난해 연간 판매량인 2548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링컨의 수입차 시장 판매 점유율은 0.4%에 불과하다.

극심한 판매량 부진 속에서 올해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이 바로 노틸러스다. 노틸러스의 올해 판매량은 329대로, 지난해 2000대 넘게 판매됐던 에비에이터의 인기가 올해 사그라들면서 판매 1위 차종으로 올라섰다. 사실상 링컨이 국내 시장에서 재도약할 카드로 노틸러스 외 기대할 수 있는 선택지가 마땅치 않은 셈이다.


이는 비단 링컨 뿐 아니라 국내 시장에 진출한 미국 브랜드의 공통적인 숙제이기도 하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유럽 브랜드들의 판매량은 매년 증가하는 반면 미국 브랜드인 링컨, 포드, 캐딜락 등은 나란히 판매 부진을 겪고 있다.

링컨 노틸러스 인테리어.ⓒ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링컨 노틸러스 인테리어.ⓒ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링컨은 ‘유럽차 텃밭’이 된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노틸러스를 중심으로 미국 브랜드의 경쟁력을 확대시킬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유럽 주요 브랜드 못지않은 편의사양이 핵심이다.

제프리 사장은 “사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링컨의 포지션이 꽤 괜찮다라고 생각을 하고 있다”며 “다른 브랜드에 비해 가격이 높지 않은 수준이기 때문에 충분한 경쟁력이 있고, 또 저희 차를 구매했던 고객들의 피드백을 들어봐도 굉장히 긍정적이고 아주 좋다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 소비자들이 원하는 차량을 많이 들여오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노력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노틸러스처럼 이제 한국 소비자들이 원한다고 생각이 되는 신차를 도입하고, 포드에서도 마찬가지로 내년 초 신형 머스탱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올 뉴 링컨 노틸러스 측면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올 뉴 링컨 노틸러스 측면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7700만원을 호가하지만 노틸러스 차량의 주요 타깃층도 기존보다 낮게 설정했다. 차량 인테리어와 실내 공간이 젊어진 데다 고급 수입 브랜드 차량을 구매하는 국내 소비자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가능성을 본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 링컨의 전체 판매량이 1000대가 채 되지않는 상황에서 노틸러스의 초도물량이 1200대라는 점도 이번 신형 모델에 대한 링컨의 자신감을 대변한다. 연말부터 내년초까지 판매량이 크게 확대될 것이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내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엔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국내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낮은 만큼 다양한 모델을 들여오는데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노 전무는 “도입되는 트림에 대한 아쉬움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나, 들여오고 싶은 모델을 모두 들여올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가장 최적화된 모델을 골라서 들여와야 한다”며 “추후 모델에 대해서는 시장과 고객이 원한다면 준비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도입이 되지 않을 것이라 단언할 수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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