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값 인상 이어 과일 가격 상승세

제빵업계, 차별화 된 제품 출시 계획

자영업자 “소비자 체감 물가 여전히 높아”

서울 시내 파리바게뜨에서 고객이 빵을 사서 나오는 모습.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뉴시스 서울 시내 파리바게뜨에서 고객이 빵을 사서 나오는 모습.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뉴시스

베이커리 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가격 조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케이크를 만들 때 쓰이는 원재료 값이 전부 치솟았기 때문이다. 최근 원유 값 인상으로 인해 흰 우유를 비롯해 관련 유제품 가격이 연이어 오른데 이어 과일 가격까지 상승세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제철 과일 가격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감귤 가격이 1년 전보다 10% 이상 올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감귤(노지) 소매가격은 10개에 3564원으로, 1년 전 3141원보다 13.5% 비쌌다.

특히 케이크의 주 재료로 쓰이는 딸기 가격도 크게 상승했다. 지난 24일 기준 가락시장의 딸기 경매가는 2kg(상급) 기준 5만2814원으로 1년 전(3만 7044원)보다 42% 올랐다. 500g 한 팩 기준 경매가는 1만3203원으로, 딸기 한 팩의 소비자 가격은 2만원에 달한다.

딸기 가격이 오른 이유는 11월 딸기 출하량이 전년보다 6% 줄어서다. 지금 시장에 나오는 딸기는 8~9월에 심은 것인데, 올 여름 변덕스러운 날씨에 공급이 지연된 데다 재배 농가의 고령화와 관리비 상승으로 전체적인 재배면적이 감소해 딸기 가격에 영향을 줬다.

이에 따라 딸기를 활용한 제품도 오름세다. 파리바게뜨의 딸기 생크림 케이크는 3만원대 중반이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고급 베이커리에선 딸기 케이크를 7~8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또 12월부터 시작하는 서울의 주요 딸기 뷔페 가격은 전년 대비 최대 30% 올랐다.

이게 끝이 아니다. 10월부터 원윳값이 인상되면서 버터, 생크림, 치즈 등 관련 유제품 가격도 줄지어 인상되고 있다. 대표적인 인상 제품군은 치즈와 버터다. 우유의 경우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대비 14.3% 올랐고, 설탕 또한 같은 기간 17.4% 상승했다.

서울 서초구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소비자들이 딸기를 고르고 있다.ⓒ뉴시스 서울 서초구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소비자들이 딸기를 고르고 있다.ⓒ뉴시스

제빵업계는 정부의 압박과 소비자들의 저항을 감안해 케이크 제품 가격 인상은 당분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정부는 정부는 물가 관리를 위해 체감도가 높은 빵과 우유 등 28개 민감 품목의 가격을 매일 상시 점검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는 대신 차별화된 신제품을 통해 불황을 이겨낸다는 계획이다. 캐릭터 협업 제품이 대표적이다. 최근 일본 인기 캐릭터와 협업한 상품이 대거 나오고 있는데, 이는 일정 수량을 한정 판매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을 높게 책정할 수 있다.

제과업계 관계자는 “딸기 뿐만 아니라 케이크를 만드는 데 필요한 설탕, 우유, 계란 등 원재료값이 크게 올랐다”며 “이 밖에도 가공비 및 물류 등 제반 비용이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그는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해당 브랜드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인기 브랜드와의 협업 제품을 선보이거나, 신제품 출시 전 ‘사전예약’을 통해 소비자들을 선점하고 있다”며 “사전예약 구매 시 소비자들은 할인된 금액에 구매할 수 있어 합리적인 소비가 가능하며, 기업은 수요 예측을 통해 물량을 미리 준비하고 조절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자영업자다.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자영업자들의 한숨 섞인 글이 올라오고 있다. 관련 게시판에는 “3만8000원 받던 케이크를 4만원 받으려 한다”, “다 떼고 나면 남는 게 없다” 등 낙담하는 반응이 넘쳐나고 있는 상황이다.


소비자들의 체감물가가 여전히 높다는 것도 문제다. 사실상 생활 물가는 원자재 가격 변동과 상관없이 한 번 오르면 떨어지지 않는다. 밀을 비롯한 원재료 가격은 떨어졌지만 설탕과 원유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강서구에서 베이커리를 운영하는 A씨는 “동네 빵집의 경우 일반 프랜차이즈와는 재료 구매 가격부터 수량 자체가 다르다보니 단가에서 오는 차이가 크다”며 “특히 판매 수량 예측도 어렵고 가격 경쟁력에서도 밀리니 문을 닫아야 하나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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