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와 영어는 구조 면에서 아주 다르다. 게다가 한국어에서 가능한 표현이 영어에서 안 되는 것도 있고, 반대로 영어에서는 가능한데 한국어로는 표현이 안 되는 것들이 있다. 이러한 차이를 이해하지 못한 채 한국어를 그대로 영어로 옮기려 하다 보니 ‘콩글리시’가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콩글리시’는 코리안(한국어)과 잉글리시(영어)의 합성어로, 한국식으로 잘못 발음하거나 비문법적으로 사용하는 영어를 이르는 말이다. 우리가 영어 표현이라고 생각하고 쓰는 단어가 정작 영어권 사람들은 무슨 의미인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거나 심지어 그들을 오해하게 만드는 것들이 있다. 지금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이 흔히 잘못 알고 사용하는 ‘콩글리시’ 단어를 제대로 된 영어 표현으로 바꿔서 익혀 보도록 하자.

 

 

노트북

 

한국에서 매우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노트북’은 미국에서는 노트, 즉 공책을 뜻할 뿐 작은 컴퓨터를 지칭하기 위해 사용하면 알아듣지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원어민에게 노트북을 빌려 달라고 하면 대부분은 자신의 공책을 건넨다. 노트북의 올바른 표현은 ‘무릎(Lap) 위에(top) 놓을 수 있는 작고 가벼운 컴퓨터’라고 해서 ‘laptop’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추가로 노트(Note) 또한 원래 표기인 ‘notebook’의 뒷부분을 잘라 변형된 단어로 엄연히 콩글리시나 마찬가지다.

 

 

스킨

 

우리나라에서는 스킨케어의 첫 단계에서 바르는 기초화장품을 대개 스킨(skin)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영어권에서는 스킨이 ‘피부’나 ‘껍질’ 등의 뜻만 가지고 있을 뿐이지 화장품을 지칭하는 것인지는 전혀 알아듣지 못한다고 한다. 우리가 말하는 스킨은 바로 토너(toner)라고 불러야 올바른 표현이다. 이와 더불어 린스는 ‘conditioner’, 매니큐어는 ‘nail polish’라고 부르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라고 한다.

 

 

렌즈

 

미용 또는 건강상의 목적으로 안경 대신 착용하는 렌즈는 투명렌즈, 하드렌즈, 컬러렌즈 등 종류도 다양하다. 이때 사용되는 단어인 렌즈(lens)는 contact lens에서 뒷부분만 떼어서 사용한 것이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오히려 앞부분인 ‘contacts’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다고 한다. 해외에서 ‘렌즈’는 카메라나 안경, 돋보기 등의 유리를 통틀어 부르는 말이다. 직구 또는 여행을 통해 렌즈를 구매하게 될 경우에 반드시 참고해야 한다.

 

 

러닝머신

 

러닝머신은 러닝(running)과 머신(machine)이라는 직관적인 단어들로 이루어져 실제 외국에서도 사용하고 있을 법하게 들리지만, 자칫하면 ‘달리고 있는 기계’라고 들릴 수도 있다고 한다. 영미권에서 러닝머신을 지칭하는 단어는 ‘treadmill’이라고 부른다. 더불어 ‘헬스’(health)역시 콩글리시의 하나로 해외에서는 ‘weight training’, ‘working out’이라고 표현하며, 헬스장은 ‘gym’ 또는 ‘fitness club’으로 부르는 것이 올바른 표현이다.

 

 

비닐백

 

우리나라에서는 슈퍼나 시장에서 장을 볼 때 흔히 검정색 ‘비닐봉투’에 물건을 담아준다. 그러나 비닐(vinyl)은 엄연히 콩글리시다. 비닐의 올바른 영어 표현은 바로 ‘Plastic bag’이다. 우리나라에서 비닐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바로 비닐과 플라스틱을 따로 구분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비닐은 플라스틱의 일종이기 때문에 영어권 국가에서는 비닐도 통틀어 ‘plastic bag’이라고 부른다.

 

 

A/S

 

전자제품 등이 고장 났을 때 무상이나 유상으로 수리해 주는 서비스를 우리나라에서는 ‘After Service’를 줄여 AS라고 부른다. 하지만 한국과 다르게 미국이나 영미권에는 별도로 찾아가서 수리를 맡길 오프라인 AS 센터가 드물 뿐더러 AS라는 말을 사용하지도 않는다고 한다. ‘Aftersales service’라고 풀어서 표현한다면 의미를 전달할 수도 있지만, 제품 보증이나 무상 수리에 해당하는 표현으로는 ’warranty service’를 흔히 사용하곤 한다.

 

 

모닝콜

 

모닝콜은 ‘아침’이라는 뜻의 모닝(Morning)과 ‘전화하다, 부르다’라는 의미의 콜(Call)이 만난 단어다. 아침에 깨워 달라는 뜻이니, 단어만 조합해 보면 틀린 표현은 아닌 것 같지만, 사실 이건 한국에서만 쓰는 콩글리시로 틀린 표현이다. 영어로 올바른 표현은 바로 ‘Wake-up Call’이다. wake는 ‘깨다, 깨우다’라는 뜻이다. 그리고 Wake up은 ‘잠에서 깨다, 정신이 돌아오다’라는 의미다. 따라서 누군가가 자신을 깨우기 위한 목적으로 전화를 한다면, Wake-up call이 올바른 표현이다.

 

 

아이 쇼핑

 

우리나라에서는 꼭 사고 싶은 물건을 정해두지 않고 눈으로 구경하는 것을 ‘eye shopping’이라 한다. 그러나 해외에서 eye shopping은 신체기관인 ‘눈(eye)’을 사기 위해 저개발국으로 간다는 것으로 들릴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위험한 표현이다. 영어의 올바른 표현은 창문 너머로 진열된 상품을 본다는 뜻에서 ‘window shopping’이라고 칭한다. 그리고 ‘그냥 둘러보는 중이예요’라는 말하고 싶다면 ‘I’m just looking around’나 ‘I’m just browsing’이라고 하면 된다.

 

 

SNS

 

우리나라 사람은 평소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의 서비스를 통틀어 ‘SNS’라고 표현한다. 먼저 SNS는 ‘Social Network Service’의 약자로, 이 단어를 해석해보면 사회적 관계망 서비스라는 뜻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영어권에서는 SNS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SNS라고 하면 대개 ‘Short Message Service’, 즉 휴대폰의 문자 메시지인 SMS를 얘기하는 건가 착각을 한다. SNS의 올바른 표현은 바로 ‘Social Media’다.

 

 

리모컨

 

TV를 볼 때나 무언가 기계를 작동시킬 때 우리는 리모컨(Remocon)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한다. 이 단어는 TV가 Television의 줄임말인 것처럼 당연하게 Remote Control의 줄임말이라고 대부분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리모컨은 한국에서만 사용하는 콩글리시다. 영어권에서는 주로 ‘Remote’ 또는 ‘TV remote’라고 부른다. 그러므로 원어민에게 리모컨을 요청하고 싶다면 ‘Can I have a remote, please?’라고 표현하면 된다. 

글 : 이현주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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