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 CSI 같은 범죄 과학 수사 드라마 덕분에 과학 수사 분야는 일반인들에게도 가깝고 친숙하게 다가왔다. 과학기술이 눈부신 발전을 맞이하면서 우리나라의 과학수사 기법도 한 차원 높아지자 이제는 CSI 못지않은 첨단 과학 수사 기술이 범죄 진상을 해명하고 범죄 실마리를 잡기 위한 강력한 수사도구로 진화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과학수사는 과학적 지식, 과학기구 및 시설을 이용하는 체계적이고 합리적 수사를 의미하고 있으며 과학에 활용될 수 있는 학문은 물론 사회학, 철학, 법의학 등 각종 사회과학적 지식 원리를 총동원하고 있다. 그렇다면 아래에서는 우리나라의 과학수사는 세부적으로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과학수사란?

사진 : 국립과학수사연구원 SNS

과학수사는 과학적 지식, 과학기구 및 시설을 이용하는 수사방법을 의미한다. 오늘날 범죄수사에서는 지문감식, DNA 분석, 부검 등의 다양한 과학적 수사가 이루어지지만 이 같은 과학적 범죄수사가 본격화되어 그 가치가 인정받기 시작한 것은 그다지 오래되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 과학수사를 전담하고 있는 기관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다. ‘국과수’라고도 불리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범죄수사 현장에서 확보한 증거물 등을 과학적으로 감정 및 연구함으로써 사건을 해결하고, 범인을 검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관이다.

 

 

우리나라 과학수사의 존재가치가
인정받을 수 있었던 이유

사진 :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홈페이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본래 설립될 당시에만 해도 범죄수사의 보조적 기능을 하는 기관이었다. 그러나 몇 가지의 굵직굵직한 큰 사건을 정밀하고 객관적인 과학적 수사를 통해 해결함으로써 그 존재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었다. 대표적인 사건은 1960년대를 휩쓸었던 ‘메사돈’ 마약 사건이다. 1962년부터 일부 제약회사가 진통제에 합성 마약인 ‘메사돈’을 혼합해서 판매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진통제는 시중 약국에서 일반 의약품으로 쉽게 구매할 수 있었으며 효과가 뛰어나 일반 환자들에게도 널리 이용되었다. 일부 마약중독자들에게도 입소문이 나 마약의 대용품으로 활용되는 일도 벌어지게 된다. 이런 이유로 전국적으로 중독자가 속출했다. 보건사회부는 이러한 당시의 문제를 인지하였으나 의약품에서 검출된 물질의 정체를 3년 간 밝히지 못해 고심하던 끝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하게 된다. 이에 연구원은 1965년 5월 7일, 이 제 3의 물질이 합성마약인 ‘메사돈’임을 밝혀낸다. 이러한 활약으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그 존재가치를 인정받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과학수사체계는?

사진 :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홈페이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본원에는 법의학부, 법과학부, 유전자 감식센터가 있다. 법의학부는 법의학과, 범죄심리과, 문서영상과로 구성되어 있으며, 법의학과는 검안 부검 등을 통해서 사인을 규명하고, 범죄심리과는 범죄 심리의 연구와 최면 수사 등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에 가장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는 문서영상과는 전통적 필적 감정뿐만 아니라 각종 디지털 증거에 대한 복원과 복구 및 분석을 담당하고 있다. 법과학부는 약독물, 마약분석, 화학분석과, 물리분석과, 교통공학과로 구성되어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업무는?

사진 : 유튜브 <박종혁>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창립 이후로 경찰, 검찰, 군사기관 등의 각급 수사기관과 법원 등, 공공기관의 각종 범죄 사건 현장에서 채취된 증거물에 대한 법의학적, 법과학적 해석 및 감정을 수행하고 있다. 감정의뢰의 처리과정은 시료채취, 변질방지, 증거물밀봉, 증거물표기, 증거물포장, 증거물송부로 이뤄지며, 시험/분석 진행과정은 감정의뢰, 접수, 담당자 지정, 분석 및 실험, 결론 판결, 결론 보고의 순으로 진행된다.

 

 

검찰의 과학수사부

사진 : 대검찰청 홈페이지

대한민국 법무부 소속인 대검찰청 과학수사부는 2016년 2월 16일 출범한 조직이며 본래 검찰청 내부에 비공식적으로 있었던 조직이지만 이를 확대 개편 조직한 곳이다. 약칭은 DFC이며 우리나라에서 과학수사를 전담하고 있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담당업무가 많이 겹친다. 대검찰청 과학수사부는 범죄수사의 증거물 신속, 정확한 감정과 사이버범죄에 대한 체계적 대응으로 일선 검찰청 수사를 지원하고 있으며, 국민 안전, 인권 보장에 앞장서며 과학수사장비 첨단화, 감정 기법 연구, 전문수사관 양성을 통해 과학수사 메카로서의 위상을 정립해 나가고 있다.

 

 

오늘날의 검찰이 과학화되고 있다?

사진 : 유튜브

검찰의 과학화는 1968년 대검찰청 중앙수사국 산하의 ‘과학수사 연구단’을 시작으로 1978년 3월, 대검찰청 특별수사부에 거짓말탐지기 2대를 도입하여 1984년 7월 중앙수사부에 과학수사운영 및 설치, 2005년 과학수사기획관실 산하에 과학수사담당관실과 디지털수사담당관실 확대로 마약 및 유전자 감정 분야 KOLAS 인정을 획득하는 등의 초석을 다졌다. 이에 2008년 10월에는 검찰 60주년을 기념하여, 지상 6층과 지하 1층 규모의 디지털포렌식센터가 완공되었다. 검찰의 과학화는 이처럼 과학수사 연구단을 시작으로 대검찰청 내 모든 과학수사부서의 기점으로 하여 디지털 수사 네트워크 구축, 화재수사팀, DNA 수사담당관실, 사이버범죄수사단 신설을 통해 다양한 분야 수사지원뿐만 아니라 끊임없는 연구와 개발을 통해 과학수사시스템 기틀을 마련하고 있다. 아래에서는 검찰 과학수사 분야를 살펴보도록 하자.

 

 

과학수사 분야-
법과학, DNA, 화학분석지원

사진 : YTN뉴스

법화학감정이란 압수증거물 및 소변, 모발 등의 생체시료를 이용하여 마약, 마약, 대마, 향정신성 의약품 및 기타약물 진위여부, 복용여부 및 성분함량 등을 감정하는 마약감정, 의약품 및 화장품, 식품, 식품첨가물, 수집 오염물질, 폐기물, 독극물 등의 각종 유해물질을 감정하는 화학감정을 하는 업무이다. 주요업무로는 성분감정, 소변감정, 모발감정, 마약지문감정 등이 있다.

 

 

디지털 수사 지원

사진 : 유튜브 <박종혁>

디지털 시대에서 디지털 수사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과학적 방법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과학수사에서 디지털 수사 지원은 과학적 방법으로 디지털 증거를 수집하고 있다. 디지털 시대에서의 과학수사는 디지털화된 증거자료를 과학적 방법으로 수집 및 분석하는 것으로, ‘디지털 포렌식’이라고도 한다. 디지털포렌식 분야의 주요 업무로는 컴퓨터포렌식, 데이터베이스포렌식, 모바일포렌식, 분석회피대응 등이 있으며 전국디지털수사망 운영으로 체계적이고 효율적 디지털 수사를 지원하고 있다.

 

 

사이버범죄수사지원

사진 : 유튜브

사이버범죄수사지원 분야는 검찰 사이버범죄 수사의 컨트롤타워로 작용하며, 일선 사이버수사 지원, 사이버수사기법 연구개발, 사이버범죄 대응정책의 수립, 첨단 수사 인프라와 국내외 협력 네트워크를 통한 국제공조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주요업무로는 사이버테러, 해킹, 개인정보 유출 등의 사이버범죄의 최신 동향을 파악하고, 전국 검찰청 사이버범죄 사건에 대한 수사지원, 수사인력 양성과 수사 인프라 연구, 개발, 국제공조 등을 수행하고 있다.

 

 

우리나라 과학수사의 전망

사진 :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홈페이지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검찰청 과학수사, 경찰청의 과학수사를 체계로 하는 우리나라의 과학수사는 그 활동 범위를 점차 넓혀가고 있으며 사회의 다변화와 각종 범죄 등에 대응할 수 있는 과학수사체계를 정립하고 있다. 앞으로도 과학수사 분야는 감정 장비의 현대화 및 첨단화를 통해 과학 수사의 역량을 높이고 감정 기법을 표준화하여 감정 신뢰성, 투명성을 확립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으므로 국가의 위상을 확립할 수 있는 발전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글 : 김태연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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