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에 볼 수 있는 풍경은 햇빛 아래 총천연색으로 물든 그것에 비해 보는 즐거움이 덜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낮에 느낄 수 없는 감상을 야간의 풍경을 통해 느낄 수 있는 경우도 분명 있다. 사람이 많은 낮을 피해, 낭만이 있는 밤 풍경을 선호하는 이들도 많다. 그리고 대한민국 각지에서는 야간에 찾아오는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야간관광 특구를 지정하는 등, 밤에도 즐길 수 있는 투어 코스가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다. 주로 이러한 사업은 이미 많은 이들에게 알려진 문화재를 중심으로 구성되는 상황이다.

 

 

대구 근대골목 밤마실

 

대구 중구청은 매주 금, 토, 일요일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근대골목 밤마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밤의 정취가 어우러진 계산예가, 이상화, 서상돈 고택 일원을 개방해,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와 즐걸거리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근대골목과 먹거리가 있는 서문시장 야시장을 연결하는 근대골목 투어로, 근대 역사를 다양한 자료와 함께 접할 수 있는 구성이다.

 

 

김천 나이트투어

 

경상북도 김천시는 야간관광 상품인 ‘김천 나이트투어’를 운영 중이다. 농산물 수확 체험, 전통시장 장보기, 느린 우체통 엽서 쓰기, 물레 체험, 보물찾기 등을 즐길 수 있는 구성이다. 사명대사공원 평화의 탑 야경 아래에서 즐길 수 있는 오삼이 한지등 만들기 체험, 가족 간 화합을 끌어내는 보물찾기 체험 등도 즐길 수 있다. 지역 미술협회와 예다회 회원 등이 참여한 분청사기 물레와 다도 체험도 빼놓을 수 없다.

 

 

덕수궁 밤의 석조전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구중궁궐 깊이 자리한 석조전에서 달빛을 등불 삼아 덕수궁의 밤이 선사하는 낭만과 감동을 느낄 수 있는 ‘밤의 석조전’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전예약제를 통해 낮 시간에만 관람했던 석조전을 밤에도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전문 해설가와 함께하는 석조전 야간 탐방, 테라스 카페 체험, 창작 뮤지컬 공연 등의 야간 체험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수원 화성행궁 달빛정담

 

경기 수원문화재단은 수원화성 야간개장을 진행하고 있다. 야간개장의 메인 프로그램은 ‘달빛정담’으로, 화성행궁 2단계 복원사업에 따라 화성행궁을 우선 운영한다. 화령전은 정비공사 후에 개방할 계획이다. 낙담헌 앞터, 우화관 등 일부 구역은 관람이 제한되지만, 화성행궁 곳곳에 위치한 다양한 포토존과 산책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화성행궁을 거닐면서 문화관광해설사의 흥미로운 역사 해설을 들을 수 있는 야간 특별 해설 프로그램 ‘빛 따라 고궁산책’도 운영된다.

 

 

경주 동궁과월지 야경투어

 

경주 동궁과월지는 침성대, 계림, 월정교, 월성해자, 동궁과월지를 도는 구성의 야간투어 코스다. 동궁과월지는 경주 야경 제1의 명소라는 타이틀을 가진 곳으로, ‘안압지’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곳이다. 조선시대 폐허가 된 이곳에 기러기, 오리 무리가 있는 연못이라 해 안압지라 불렸으며, 원래는 신라시대 왕자들이 기거하던 별궁이 있던 자리다. 신라 조경예술의 극치를 이곳에서 만날 수 있다.

 

 

남양주 여유당 야행

 

남양주시는 시기에 맞춰, 매일 저녁 8시까지 정약용 유적지와 다산생태공원에서 여유당 야행을 운영하고 있다. 남양주시는 정약용 유적지에서 시작해 다산생태공원 산책길을 따라 수국, 달 조형물, 정약용 선생의 시구, 스트링라이트 조명 등을 조성해 아름답고 다채로운 빛의 포토존을 꾸몄다. 아름답게 꾸며진 산책길을 따라 거닐면서, 배우 정해인의 목소리로 듣는 셀프 오디오 해설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영주야 한밤에

 

경상북도 영주시는 영주시관광협의회와 함께 세계문화유산 관광과 야간여행을 접목한 ‘영주야 한밤에’ 여행상품을 출시한 바 있다. 아름다운 해질녘 풍경을 연출하는 봉황산 부석사의 색다른 모습과 소수서원을 거닐며 오래된 건축물과 별을 함께 둘러볼 수 있는 코스다. 새로운 관광지를 개발한 느낌보다는, 같은 공간에서 시간을 바꿔가며 여러 감성을 느낄 수 있도록 기획한 것이 특징으로 꼽힌다.

 

 

한국민속촌 달빛을 더하다

 

한국민속촌은 주말과 공유일에 야간개장 행사인 ‘달빛을 더하다’를 운영하고 있다. 야간개장 기간에는 공연장에서 조선 시대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LED 퍼포먼스 등으로 표현한 ‘연분’ 특별공연이 펼쳐진다. 또 민속촌 곳곳에는 그림자를 이용해 재미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이 마련되고, 조선 시대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야시장도 열려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경복궁 야간관람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경복궁 야간관람을 진행하고 있다. 관람 시간은 오후 7시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며, 입장 마감 시간은 오후 8시 30분이다. 매주 휴무일인 월요일과 화요일, 궁중문화축전 행사 준비와 공연이 이뤄지는 시기에는 야간관람을 할 수 없다. 한복을 입은 관람객, 65세 이상 어르신, 보호자와 동행한 만 6세 이하의 영유아 등은 무료로 야간관람을 할 수 있다.

 

 

창덕궁 달빛기행

 

창덕궁 달빛기행은 은은한 달빛 아래 녹음이 어우러진 창덕궁에서 전문 해설사와 함께 궁궐 곳곳을 관람하고, 각 전각에 대한 해설과 전통 예술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창덕궁 정문인 돈화문에서 출발해 진선문, 인정전, 희정당, 낙선재, 상량정, 부용지, 불로문, 애련정, 연경당, 후원 숲길을 이동한다. 전체 관람코스는 약 100분 내외의 시간을 필요로 하는 구성이다.
 

글 : 최덕수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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