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당대회가 화제였다. 5월 19일 후보자 등록 공고 게시로 시작된 한 달이 채 되지 않는 레이스는 전 국민적인 관심을 모았으며, 그 중심에는 ‘이준석 국민의힘 초대 당 대표(이하 직함 생략)’가 있었다. 6월 11일 당원 투표 70%, 국민 여론조사 30%의 결과를 반영해 선출된 이준석은 전당대회 내내 화제의 중심에 있었으며, 전당대회에서도 무난하게 대표에 당선될 수 있었다. 국회의원 ‘0선’으로서 파격적인 결과를 이끈 이준석은 국민의힘의 변화, 특히 MZ세대 남성층을 중점적으로 공략하려는 이들의 전략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우수한 성적의 학창시절

1985년 3월 31일생인 젊은 정치인 이준석은 서울특별시에 태어나 자란 서울 토박이다. 상계동에서 온곡초등학교에 재학했으나 부친이 해외에 발령이 나면서 싱가포르, 인도네시아에 1년씩 있으며 해외 경험을 쌓았다. 한국에 다시 돌아와서는 목동에 정착해 월촌중학교를 졸업했으며, 서울과학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고등학교 재학 시절 학생회장을 역임하고 우수한 성적을 기록했던 사실은 전당대회 당시에도 수차례 언급된 바 있다.

 

 

서울과학고등학교 이후에 그가 선택한 대학은 카이스트였다. 카이스트 수리과학과에 잠시 재학하던 그는 돌연 중퇴해, 한국이 아닌 해외에서의 대학 생활을 계획하게 된다. 미국 하버드대학교에 국비 유학생으로 진학해 경제학과 컴퓨터과학 학사 학위를 취득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그가 자주 언급하는 프로그래머로서의 지식은 대학교에서 취득한 것으로 보인다. 대학 재학 시절 그는 한인학생회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전역 후 정치권에 입문하다

이준석은 대학교를 졸업한 이후에는 산업기능요원으로 군생활을 하게 된다. 2007년부터 2010년 9월까지 이노티브에서 근무했다. 처음 그가 정치권에 등장했을 때 2007년 창업한 회사의 산업기능요원으로 바로 복무했었다는 점 등 다양한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당시 이에 대해 이준석은 복무 기간 동안 4차례에 걸쳐 실태조사를 받은 바 있다는 점을 피력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소프트웨어 개발업무를 담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준석이 정치권에 입문하게 된 것은 전역 이듬해였다. 2011년 12월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의해 ‘하버드대학 출신의 청년 벤처기업인’으로 발탁이 된 그는 2012년 5월까지 새누리당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이로 인해 한동안 그에게는 ‘박근혜 키즈’라는 이명이 따라붙게 된다. 이준석을 정치권에 불러들인 인물로는 유승민 전 의원이 주로 이야기되는데, 알려진 바로는 유승민 전 의원과 이준석의 부친이 경북고등학교, 서울대학교 동문이라고 한다. 다만 이는 이준석 스스로는 부인하고 있으며, 유승민 전 의원에 대해 ‘철학을 공유하는 사이’일 뿐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박근혜 키즈로 불렸던 정치권 입문기

이준석은 손수조와 함께 박근혜 키즈로 불리며 방송 출연,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활동을 통해 새누리당에서의 경력을 이어갔다.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으로 활동을 마친 이후에는 인기 예능 프로그램 ‘더 지니어스’, ‘SNL코리아’ 등에서 활동하며 대중적 인지도를 늘리는데 주력했으며, 이를 등에 업고 2014년부터는 새누리당 혁신위원장을 지내게 된다. 보수 정당의 젊은 정치인으로 이름값을 높이던 그의 앞에 남은 것은 이제 원내 입성이라는 커다란 숙제 하나였다.

 

 

2016년 20대 총선이 치러진다. 여기에서 그는 당시 진보 진영에서 떠오르는 카드였던 안철수 전 의원을 견제할 젊은 보수 정치인으로 포장된다. 안철수의 지역구였던 서울 노원구로 출마가 점쳐졌으나, 그 스스로는 이를 인정하지 않으며 조심스런 행보를 이어갔다. 그리고 1월 24일에 이르자 이미 기사화가 되었던 노원구 출마를 공식으로 선언하며 출사표를 던졌다. 이후 그는 노원 병 지역에서 지하철 급행열차 등의 지역 밀착적 공약, 그리고 최저등급 졸업과 같은 동세대가 주목할 만한 공약을 내세우며 선거 활동을 이어갔다.

 

 

새누리당에서 바른정당으로

의욕적이었지만 그의 첫 출마의 성적은 패배로 기록되고 말았다. 31.3%의 득표율로 2위를 기록하며 낙선한 것이었다. 하지만 낙선이 당연시되었던지라, 그 스스로에 있어서는 다음을 기약할 수 있는 좋은 계기로 평가됐다. 이후로도 원외에서 비판적인 의견을 꾸준히 내던 그는 2016년 대한민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정치 스캔들이었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상황 속에서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탄핵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게 된다. 이는 박근혜 키즈로 알려졌던 그였기에 대중들에게 더욱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이후 그는 자신의 정치적 멘토로 불리던 유승민 전 의원을 따라 바른정당으로 당적을 옮기게 된다. 대선에서 바른정당의 후보로 유승민 전 의원이 출마하게 되는데, 그는 당을 옮기지 않고 유 후보의 곁에 머물며 대선을 도왔다. 대선 이후에는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통합이 가시화되게 되는데, 이때 그는 한때 총선의 상대였던 안철수 전 의원과 발걸음을 함께 하게 된다. 2018년 1월 19일 국회에서 열린 행사에서는 직접 안철수 전 의원에서 목도리를 씌워주는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다.

 

 

두 번째의 낙선, 그리고 최고위원

바른미래당 창당 이후인 2018년 3월, 바른미래당 노원구 병 당협위원장이었던 그는 재보궐선거에 서울 노원구 병의 예비후보로 등록하게 된다. 바른미래당 단수 후보였으며 순조로운 출발이었지만, 문제는 이후에 발생하게 된다. 안철수 당시 대표가 이준석의 공천을 중단시키고자 한 것이다. 결국 이 갈등은 바른미래당이 안철수계와 유승민계로 분열되는 단초를 제공하게 됐으며, 제대로 당의 후원을 받지 못했던 이준석은 27.23%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다시금 낙선이라는 성적표를 받아야만 했다.

 

 

2018년 8월에 치러진 바른미래당 전당대회에서 이준석은 대표직에 출마를 선언했다. 본선에 진출한 그는 손학규, 하태경에 이은 3위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최고위원에 당선되게 된다. 하지만 안철수 전 대표와 감정의 골이 깊었던 이준석이 사석에서 그에 대한 비속어와 욕설을 한 것이 문제시되면서 2019년 10월 18일 중앙당 최고위원직과 노원 병 당협위원장직에서 직위해제를 당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만다.

 

 

세 번째 낙선,
오세훈 캠프로 복귀까지

직위해제 이듬해인 2020년 1월 3일, 이준석은 바른미래당을 탈당해 새로이 창당되는 ‘새로운보수당’에 합류했다. 그리고 보수대통합의 기치하에 새로운보수당이 미래통합당에 합류하면서 자연스럽게 보수야당으로 복당하게 된다. 복당 이후 치러진 선거에서 그는 다시금 노원구 병에 공천되었으며, 이전의 두 번의 선거 때보다는 높은 득표율인 44.3%의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세 번째 낙선을 경험하게 된다. 이는 노원구 병의 역대 선거 중에서 보수 정당 후보로는 가장 높은 득표율로 기록되고 있다.

 

 

다시금 원외에서, SNS와 유튜브 등 뉴미디어를 중심으로 활동하던 그에게 기회가 온 것은 2021년 재보궐선거였다. 그는 비교적 이른 시점에 오세훈 캠프에 참가해 얼굴을 비추며, 다시금 자신의 이름을 알리게 된다. 오세훈의 선거 승리로 기세를 탄 이준석은 원외에서 지속적으로 당 대표 출마를 언급하며 분위기를 조성하고, 올해 5월 6일에 강연장에서 전, 현식 국회의원들 앞에서 당 대표에 도전할 계획을 밝히게 된다.

 

 

파란을 일으키며 당 대표가 되기까지

국민의힘이 2021년 재보궐선거를 통해 주목한 것은 MZ세대, 특히 남성층의 민심이었다. 연령별 갈등을 넘어 이제는 성별 갈등이 극대화되고 있는 시점에, MZ세대 남성들의 마음을 잡을 수 있는 젊은 정치인이 필요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리고 여기에 이준석은 정확히 들어맞는다. MZ세대들의 언어를 이해하고, 이를 자신의 언어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 당원들이 주목하기 시작했다. 확실히 알고 있는 것만 언급하고 애매한 사안에 대해서는 말을 섞는 것 자체를 피하는 신중한 행동거지로 인해, 상대적으로 논란이 적은 인물이라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준석의 당 대표 출마선언 이후에는 파란이 이어졌다. 여론조사에서는 나경원 전 의원을 누르고 지지율 1위를 차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언론에서도 당의 미래를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는 젊은 피, 개혁을 이룰 수 있는 MZ세대의 인물로 이준석을 주목했다. 1차 컷오프에서 나경원 전 의원과 큰 격차를 내며 본 경선 1위에 진출하는 이변도 일어났다. 그리고 연일 화제가 됐던 국민의힘 전당대회의 결과, 마침내 이준석은 국민의힘 초대 당 대표로 선출됐다. 보수야당을 바꿀 인재로 주목을 받는 이준석이 과연 스스로 말한 비전을 실천해 나갈 수 있을지, 갈등을 양분 삼아 대안이 된 인물로 평가되는 그가 앞으로 진짜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 향후가 주목된다. 

글 : 최덕수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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