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거래로 밥솥을 나눈 남녀가 한솥밥을 먹는 사이가 됐다.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구 당근마켓)을 통해 인연을 맺고 2년 열애 끝에 결혼을 하게 됐다는 한 예비부부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0일 특정 지역 당근 동네생활 게시판에 ‘2년 전 제 밥솥 사 간 남자와 결혼하게 됐어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돼 여럿의 이목을 집중케 했다.
글쓴이 A 씨는 “2년 전 당근으로 판매한 밥솥을 사 갔던 남성과 한 달 뒤 결혼하게 된 예비 신부”라고 본인을 소개, “지인들도 저희 첫 만남이 당근 거래였다는 걸 들으면 다들 신기해하고 흥미진진하다고 해서 저희를 만나게 해준 고마운 당근에 소식을 전해본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당시 밥솥 거래 자체는 상당히 쿨거래로 진행이 됐다. 트레이닝복을 입고 등산 가는 길에 밥솥을 들고 나갔고 당시 코로나19로 둘 다 마스크를 써서 얼굴은 잘 보이지도 않았다. 남성은 현찰을 바로 건네주고 쿨하게 떠났었다. 문제는 그 뒤”라며 순조로운 거래 후 있었던 비하인드 스토리를 털어놨다.
A 씨에 따르면 밥통을 사 갔던 남성(현재 예비 신랑)은 거래 당일 다시 A 씨에게 연락을 했다. 밥솥을 거래한 날 마침 친구가 고양이 수제 간식 가게를 오픈했고, 개업식에 갔다가 축하 의미로 간식을 몇 개 구입해 왔는데, 막상 줄 곳이 마땅치 않아 A 씨에게 줄까 싶어 연락을 한 것이다. 당근 사진을 통해 우연히 A 씨가 반려묘와 함께 산다는 걸 알았다고 한다.
그렇게 두 사람은 그날 밤 다시 만났고, 이 일이 계기가 돼 계속 연락을 주고받았다.
A 씨는 “빈손으로 (반려묘 간식을) 넙죽 받긴 죄송해서 바나나우유라도 하나 사서 건넸다. 간식을 받아와서 먹였더니 반려묘도 잘 먹었다. 기분 좋고 감사해서 당근 채팅으로 인증샷과 감사 인사를 보냈다”며 “고마운 동네 주민 정도로 생각하고 고양이 간식 이야기를 시작으로 가벼운 대화를 나눴다”고 했다.
이어 “대화 도중 서로의 나이를 알게 됐는데 한 살 차이 또래였다. 그때부터 급격한 친근감이 생겼고, 싱글이었던 우리는 금세 가까운 동네 친구가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 뒤로는 뭐… 말 안 해도 아시죠?”라며 “알콩달콩 2년 반의 연애를 하고 부부의 연까지 닿았는지 내년 1월 20일에 결혼식을 올린다”고 밝혔다.
A 씨는 두 사람이 인연을 맺게 된 밥통 사진과 결혼식 청첩장도 공개했다.
청첩장에는 ‘혼기 꽉 채운 남녀가 만났습니다. 소개팅 아니에요. 동료도 아니에요. 당근마켓으로 밥솥 팔다가 만나 이제 그 밥솥으로 한솥밥을 먹게 된 우리!’라는 두 사람의 특별한 인연에 관한 내용이 담겨 눈길을 끌었다.
이 사연을 접한 네티즌은 “이런 게 운명인가요?”, “훈훈한 러브스토리 ㅎㅎ”, “정말 우연이 인연이 됐네요”, “결혼 축하드립니다”, “특별한 밥솥으로 밥해 먹으며 행복하게 잘 사시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일부는 “고양이 입양하러 갑니다”, “역시 될놈될….”, “일단 당근에 밥솥 올리고 오겠습니다”라며 부러움을 표해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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