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2022 CES에서 非자동차 주제 앞세워

5년 만에 자동차 관련 SDV 비전 선보여

송창현 포티투닷 대표, SDV 전환 전략 발표할 듯

기아 PBV 전용 모델 콘셉트카 공개 여부도 관심

송창현 현대차그룹 SDV 본부장 겸 포티투닷(42dot) 대표가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HMG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송창현 현대차그룹 SDV 본부장 겸 포티투닷(42dot) 대표가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HMG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에서 과거 UAM(도심항공모빌리티), 로보틱스 등 자동차를 넘어서는 먼 미래의 사업 전략을 제시했던 현대자동차그룹이 2년 만에 컴백하는 내년 ‘CES 2024’에서는 가까운 미래에 적용 가능한 모빌리티 기술을 선보인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내달 9일(미국 현지시간)부터 12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4에서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공개할 예정이다. SDV는 지속적인 업데이트로 최신 기능과 최적 성능을 유지하는 스마트폰처럼 자동차도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진화하는 기술을 말한다.

현대차그룹은 2009년 CES에 처음 참가한 이래 2018년 수소전기차 넥쏘, 2019년 커넥티드카 비전 등 주로 자동차 관련 기술을 선보이다가 사업 목적을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공급’으로 전환한 2020년부터는 비(非)자동차 분야를 전시 콘셉트로 내세웠다.

CES 2020에서는 UAM, PBV(목적기반모빌리티), Hub(허브)로 이어지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을 비전으로 제시하며 실물크기의 PAV(개인용 비행체) 콘셉트를 최초로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2021년을 건너뛰고 2년 만에 참가한 CES 2022에서는 로보틱스와 메타버스가 결합된 ‘메타모빌리티’를 주제로 다양한 로봇 기술을 선보였다.

그러던 현대차그룹이 다시 2년 만에 CES 2024에 컴백하며 자동차 관련 기술을 메인으로 내세운 것이다. 이는 ‘그룹 미래 사업의 50%는 자동차, 30%는 UAM, 20%는 로보틱스가 맡게 될 것’이라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구상과도 일치한다. 사업 범위가 다양화되더라도 결국 현대차그룹의 주력이 자동차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CES에서 2025년까지 SDV 전환이라는 목표에 부합하는 모빌리티 기술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주제가 다소 먼 미래의 사업전략이었다면 이번엔 1~2년 내 양산 제품에 적용 가능한 비전을 전세계 소비자들에게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의 SDV 전환 전략은 지난달 13일 열린 ‘제3회 HMG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엿볼 수 있다. 당시 현대차그룹 SDV본부장이자 소프트웨어 개발의 핵심인 포티투닷(42dot) 대표를 맡고 있는 송창현 사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SDV에 대해 “소프트웨어로 정의되는 개발 방식을 차량 개발에 적용하는 ‘개발 방식의 대전환’을 의미한다”고 정의했다.

애프리케이션과 운영체제, 하드웨어가 각각 별개의 영역으로 디커플링된 형태를 설명하는 이미지. ⓒ현대자동차그룹 애프리케이션과 운영체제, 하드웨어가 각각 별개의 영역으로 디커플링된 형태를 설명하는 이미지. ⓒ현대자동차그룹

차량 개발에 대한 근원적인 패러다임의 전환을 통해 궁극적으로 소프트웨어가 자동차의 주행성능은 물론 편의기능, 안전기능, 그리고 차량의 브랜드 아이덴티티까지 규정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송 사장은 현재의 하드웨어 중심 개발 방식으로는 전체적인 관점에서의 사용자 경험을 구현해 내기 어려울 뿐 아니라 스마트폰에서와 같은 최신의 경험을 고객에게 전달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러한 환경은 곧 모빌리티 분야 개발자들이 새로운 기능을 구현하는데 있어 제한 요소로 작용한다고 언급했다.

송 사장은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분리한, 독립적 성격을 지닌 아키텍처 구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 SDV 전환 전략의 핵심 요소는 ▲하드웨어와 운영체제, 애플리케이션 등에서 각각 별개의 영역으로 분리된 아키텍처를 갖추는 ‘디커플링(decoupling)’ ▲개별 소프트웨어가 공통적으로 요구하는 로직을 모듈 형태로 만들어 활용하는 방식의 ‘아키텍처의 모듈화’ ▲데이터 포맷이나 통신 규약, 소프트웨어 등의 사용 기준을 만다는 ‘아키텍처의 표준화’다.

송 사장은 “이 세 가지 핵심 요소를 모두 모빌리티 개발에 적용할 경우 모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독립적인 개발이 가능해져, 전체적으로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고, 검증 기간을 줄일 수 있으며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의 도입이 가능해진다”고 밝혔다.

이번 CES에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디커플링과 아키텍처의 모듈화, 아키텍처의 표준화 등 세 가지 핵심 요소를 보다 구체화하는 기술과 개념, 양산 적용 계획 등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송 사장이 CES에서 현대차그룹을 대표해 SDV 전환 전략을 발표하는 역할을 맡을 가능성도 크다.

기아가 2025년부터 출시 예정인 다양한 PBV(목적기반모빌리티) 콘셉트카 이미지. ⓒ현대자동차그룹 기아가 2025년부터 출시 예정인 다양한 PBV(목적기반모빌리티) 콘셉트카 이미지. ⓒ현대자동차그룹

한편, 이번 CES 2024에서는 그룹의 PBV 사업을 주도하는 기아가 PBV 전용 모델 콘셉트카를 세계 최초로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기아는 ‘레이 1인승 밴’, 택시‧모빌리티 서비스향 ‘니로 플러스’ 등 기존 양산차 기반의 파생 모델로 PBV를 출시했지만, 정식으로 PBV 용도로 개발된 전용 모델은 내놓지 않고 있다.

2025년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을 적용한 중형급 PBV를 시작으로, 라스트마일 딜리버리 밴 및 다인승 셔틀로 활용될 수 있는 대형급 PBV, 자율주행 기술이 접목된 PBV 로보택시, 소화물이나 식품 배달 등에 최적화된 소형급 PBV 등 다양한 PBV 전용 모델을 차례로 내놓고 2030년까지 PBV 글로벌 1위 자리에 오를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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