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이재혁 기자] 최근 한 기업이 발표한 스포츠 보고서에 따르면, Z세대 3분의 1 이상이 경기 시청 중 SNS로 다른 사람들과 의견을 공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MZ세대의 일상인 SNS 소통처럼 세포 세계의 네트워크를 이용한 인공지능 기술로 새로운 항암 치료법을 찾은 흥미로운 연구가 발표됐다.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생명과학과 · 융합대학원 김상욱 교수, 생명과학과 이주훈 박사 연구팀은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회사인 이뮤노바이옴(대표: 임신혁)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세포와 세포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을 학습시킨 인공지능(AI)으로 면역 항암 치료의 약물 반응성을 예측하는 데 성공했다.

면역세포가 암세포와 정상 세포를 제대로 식별하지 못하는 경우, 자가면역질환이 발생한다. 면역 관문(immune checkpoint)은 이를 방지하고, 자체 조직에 대한 공격을 제어하는 곳이다. 그런데, 암세포는 종종 이 관문을 악용해 면역세포 공격을 피할 수 있어 최근 면역 시스템을 활성화하는 면역 관문 억제제(Immune Checkpoint Inhibitors, 이하 ICI)를 사용한 항암 치료가 각광받고 있다.

그런데, 환자마다 유전적 · 환경적 요인이 다르고, 종양 특성이 다양해 실제 하나의 ICI에 반응하는 환자는 3분의 1 미만이다. 효율적인 항암 치료뿐 아니라 효과가 없는 환자를 위한 새로운 치료 전략을 세우려면 그 반응을 예측해야 한다.

연구팀은 2022년 세포 안에서 일어나는 단백질 간 상호작용을 컴퓨터에 학습시켜 면역 항암 치료 효과를 예측하는 인공지능 모델을 만들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한 단계 더 나아가 세포 밖에서 일어나는 세포 간 네트워크를 학습하는 인공지능을 개발해 환자의 반응을 예측하는 데 성공했다. 사람들이 SNS를 통해 서로 소통하듯 암세포와 면역세포 간 네트워크를 분석해 ICI에 대한 환자 반응성을 예측하는 기계 학습 모델을 만든 것이다.

이 모델은 흑색종, 위암, 폐암, 방광암 등 4개의 종양 세포를 가진 700명의 환자 샘플 분석에서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 또, ICI에 대한 반응 여부와 내성과 관련된 핵심 통신 경로를 확인하고, 이를 담당하는 수 · 송신 세포를 찾는 데 성공했다.

김상욱 교수는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환자별 치료 전략을 세워 맞춤형 면역 항암 치료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세포 간 통신 네트워크는 면역계가 움직이는 기본 원리로 다른 면역 질환에서도 환자 맞춤형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적용할 수 있다”고 연구 확장 가능성을 제시했다.

공동 연구를 진행한 임신혁 이뮤노바이옴 대표는 “이번에 확보한 기술을 활용하여 추진 중인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것이다”고 기대 효과를 밝혔다.

한편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지난달 31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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