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이나 거리에서 걸어 다니며 스마트폰을 하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다. 건강은 물론 안전상의 이유로도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업무상 어쩔 수 없이 봐야 하는 등, 무심코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사람들의 경우 스마트폰으로 뉴스나 동영상을 보며 걷다가 갑자기 눈앞에 사람이나 물건이 나타나 부딪힐 뻔한 경험도 많을 것이다. 

이때 눈의 초점은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에 맞춰져 있다. 그러면 주변이 시야에 들어와도 실제로는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단순히 주의가 산만해지는 것뿐만 아니라 시야에 들어와도 인식하지 못하는, 즉 주변이 보이지 않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시야의 협착은 실제로 많은 부작용을 발생시킨다. 일본 아이치공업대학의 오츠카 이치히로 명예교수에 따르면 화면을 응시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시야의 95%가 손실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애초에 사물이 보이는 것은 눈에 비친 사물을 뇌가 인식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야의 중심에 있는 물체만 응시하고 있으면 뇌는 ‘주변은 보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하게 된다. 주변 시야의 시세포가 작동하고 뇌에 자극이 전달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식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더 무서운 점은 계속 스마트폰 화면만 보고 있으면 화면에만 주의가 집중되어 주변 시야의 자극을 느끼지 못하도록 뇌가 훈련되어 버린다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스마트폰 화면을 응시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면, 주변 시야에 주의를 기울이는 경험이 부족한 채로 성장하게 된다.
그 결과 본래 넓어야 할 시야가 좁아지고, 시야의 중심만 인식하는 스마트폰 맞춤형의 눈이 되어버리게 된다. 

주변 시야는 스마트폰으로 인한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도 중요하지만, 운동 능력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예를 들어 단체 구기 종목 운동선수들의 경우 ‘시야가 넓다’는 평가를 받는 선수들이 있다. 주변 선수들의 움직임이 잘 보이기 때문에 극장골의 숨은 주역이 되는 경우가 많다. 어떤 경우에는 ‘뒤에도 눈이 달렸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주변 시야를 보는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

이런 능력은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것이 아니다. 어렸을 때부터 밖에 나가서 다양한 경험을 쌓으면서 주변 시야에 주의를 기울이게 되고, 공이나 돌멩이가 날아오면 ‘이건 피해야지’라고 판단하는 과정에서 시야가 넓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스마트폰에 빠져 시야가 좁아지면 사람과 자주 부딪히거나 날아오는 공을 피하거나 잡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런 경험이 어릴 때부터 쌓이면 스포츠 자체를 싫어하게 되는 아이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운동신경이나 근력 등과는 무관하게 단지 시야(눈) 때문에 운동을 싫어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놀이공원 등에서 3D로 튀어나오는 어트랙션 영상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매우 실감나고 재미있는 화면이지만, 실제로 튀어나온 것처럼 보이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

이것은 눈의 ‘양안시’ 기능이 잘 작동하는지 여부의 차이에서 발생한다. 양안시 기능이란 두 눈으로 동시에 사물을 볼 수 있는 능력으로, 물에서 육지로 올라온 생물 중 사람을 비롯한 제한된 동물만이 가지고 있다.

이 기능은 동시시, 융상, 입체시로 분류된다. 좌우 눈으로 포착한 정보를 뇌에서 조합하여 입체감 있는 영상으로 인식할 수 있고, 원근감도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간단하게 확인하고 싶다면 근처 쓰레기통에 쓰레기를 던져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처음에는 두 눈으로 보고, 다음에는 한쪽 눈을 감고 던져보면 한쪽 눈으로는 원근감이 잘 잡히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혹은 주변에 있는 물건을 한 눈으로 잡으려고 하면 거리감이 조금 불안한데 이는 양안시 기능이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양안시 기능이 스마트폰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위험이 있다. 만약 어린 아이가 20cm, 15cm 등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스마트폰을 계속 들여다보고 있다면 위험하다.

두 눈으로 가까운 곳을 응시하면 검은 눈동자가 가운데로 치우친 ‘내사시’ 상태로 고정된다. 이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검은 눈동자가 안쪽으로 몰려서 돌아오지 않는 급성 내사시가 될 수 있다.

양안시 기능은 시력에 좌우 차이가 있거나 내사시 등으로 눈의 위치나 안구 운동에 이상이 있을 때 잘 작동하지 않는다.

급성 내사시는 일시적인 것이지만, 스마트폰 과다 사용으로 내사시가 지속되면 한쪽 눈으로 보는 습관이 생기거나 누워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좌우 시력에 차이가 생기기도 한다. 이러한 것들이 결과적으로 양안시 기능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한, 양안시 기능은 생후 다양한 경험을 쌓으면서 발달해 가는데, 어릴 때부터 스마트폰만 자주 보는 것은 좋지 않다. 어린 시절부터 스마트폰만 보고 있으면 눈이 피곤할 뿐 아니라 경험도 부족해 양안시 기능이 충분히 발달하지 못할 위험도 있다.

스마트폰 화면은 평면이기 때문에 입체시가 없어도 글을 읽거나 만화를 보거나 동영상을 볼 수 있다. 이런 평면적인 환경에 맞는 눈이 되어 버린다고도 할 수 있다.

입체시를 포함한 양안시 기능이 약해지면 우선 원근감이 잘 잡히지 않아 계단에서 넘어지거나 걸려 넘어지거나 무언가에 부딪히기 쉬워진다. 앞서 소개한 ‘시야 협착’과 마찬가지로 양안시 기능의 저하도 운동 능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구체적으로는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공을 잡거나, 방망이로 치거나, 농구 골대에 슛을 넣는 등의 동작을 잘 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발은 빠르지만 공놀이를 잘 못하는 아이는 주의가 필요할 수 있다.

또한, 자전거나 자동차를 운전할 때에도 보행자나 장애물과의 거리감, 사물의 입체감 등을 파악하지 못해 사고가 나기 쉬워질 수 있다. 이는 심시력과 관련이 있는데, 심시력이란 원근감, 입체감, 깊이를 파악하는 능력으로, 특히 대형차 운전시 양안시 기능이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이처럼 시력이 아무리 좋아도 눈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집중력저하, 피로감, 학습능력저하, 의욕저하 등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눈의 피로감과 휴식을 위해 20-20-20 눈 운동을 실시하면 이러한 증상을 예방하고 개선하는데 도움이 된다. 모니터 화면이나 스마트폰 등 고정적인 위치에 시선이 집중되는 시간이 길다면 매 20분마다 20피트(약 6m) 이상 떨어진 사물이나 자연을 20초 응시하는 것이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