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이재혁 기자] 간호사들이 21대 국회에서 간호법안이 제정되지 않는다면 의료공백 사태로 인해 정부가 진행 중인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을 보이콧하겠다고 선언했다.

대한간호협회는 23일 국회 앞 의사당대로에서 전국 간호사 2만여명이 모인 가운데 ‘전국 간호사 간호법안 제정 촉구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이같이 밝혔다.

간호계를 대표해 간호법안 제정을 이끌어 온 간협 신경림 간호법제정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결의대회 참석자들은 이날 ‘국회와 정부의 간호법 제정 약속 미이행 시 강력 투쟁 선언문’을 채택했다.

21대 국회가 일주일 밖에 남지 않은 이날까지도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여야 정치인들은 간호법안을 제정하겠다던 애초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지 않고 간호사들에게 희생만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란 것이 보이콧 선언 이유다.

탁영란 간협 회장은 “간호법안은 21세기와 2024년을 관통하는 ‘시대정신’임을 명명백백하게 천명한다”며 “더 나아가 간호법안을 반대하는 자와 지연시키려는 세력은 먼 훗날이 아니라 바로 오늘, 이 자리에서 그리고 머지않은 장래에 반드시 역사적 심판을 받게 되리라고 굳게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야 21대 국회의원을 향해 “국민들 앞에 한 간호법안 제정 약속을 지켜달라”면서 “약속한 시간은 이제 일주밖에 남지 않았고, 간호사들은 오늘도 위기의 의료 현장을 지키고 있다”고 호소했다.

특히 탁 회장은 “22대 국회가 열리고 의대 증원이 부른 의료 상황이 해소되면 간호사들은 또다시 범법자로 내몰리게 된다”면서 “간호와 관련 법이 없어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한 채 과중한 업무와 불법에 간호사들이 내몰리는 열악한 상황을 이대로 보고만 있을 거냐”고 따져 물었다.

아울러 의사협회에 대해서는 “의정갈등이라는 국면을 만들어놓고, 고통 속에 신음하는 환자를 나몰라라 팽개치고, 병원을 뛰쳐나간 스스로의 과오에 대해 반성하지 않고는 국민들 건강을 더 잘 보살피고, ‘노인돌봄·간호사 처우개선’을 지향하는 간호법안에는 무조건 반대한다”면서 “반대하기에 앞서 스스로 기억상실, 양심불량이 아닌지 성찰부터 하길 권한다”고 꼬집었다.

탁 회장은 언론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왜 간호법안을 의사들과 간호사들의 이권 대립, 여당-야당의 힘겨루기로만 다루고 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탁 회장은 “21대 국회에 남겨진 시간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면서 “진정한 의료개혁으로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에게 촘촘하고 세밀하게 의료와 사회안전망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즉각 간호법안이 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의사 집단행동으로 인한 의료공백 속에서도 환자 곁을 끝까지 지킨 전국 각지의 간호사들이 흰색 상의를 입고 모여 의사당대로를 백색 물결로 가득 채웠다.

전국에서 모인 간호사들은 “21대 국회는 간호법안을 즉각 통과시켜라!”, “의료공백, 간호사가 지켰더니 범법자가 왠 말이냐!”, “약속을 지켜라, 간호법!”, “제정하라, 간호법, 통과시켜라, 간호법!”, “간호법, 약속을 지켜라!”, “국민 곁을 지키자, 간호법 투쟁”을 외쳤다.

한편 간협은 오는 24일과 27일에는 용산 대통령실 앞과 국회 앞에서도 간호법안 제정을 촉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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