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톱은 우리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반영하는 중요한 지표 중 하나다. 특히 손톱과 발톱에 검은 줄무늬가 세로 방향으로 길게 생기거나 까맣게 변색하는 경우, 이를 단순히 미용상의 문제로 간과하지 말고 즉시 병의원을 방문해야 한다. 이러한 손톱과 발톱의 변화를 두고 전문가들은 손발톱 흑색종 혹은 흑색조갑증일 가능성을 경고한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 사진 / PeopleImages.com – Yuri A-shutterstock.com

지난 1월 서울대학교병원은 뉴스1을 통해 “손발톱의 까만 변색은 ‘흑색조갑증’이라고 불리며, 이는 주로 멜라닌 세포의 활성화나 과한 증식, 혹은 병원균의 침입 등으로 발생한다”고 전했다. 당시 서울대학교병원 피부과의 문제호 교수는 “멜라닌 세포가 색소를 과생산하는 경우는 손발톱 무좀, 반복되는 물리적 자극 등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또 “손발톱 무좀, 손톱 물어뜯기, 임신, 외상, 갑상선질환 같은 내분비계 질환 등도 멜라닌 세포의 증가를 일으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멜라닌 세포의 증가로 발생하는 경우에는 모반(점)이나 피부암의 일종인 ‘악성 흑색종’일 수 있다. 악성 흑색종은 멜라닌 세포가 암세포로 변한 상태로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 진단이 늦어질 수 있다.

특히 동양인의 경우 손발톱이나 손·발바닥에 자주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당시 정기양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교수는 “흑색종은 피부에 발생하는 암 가운데 가장 치명적”이라고 전했다. 이어 “국내에서 흑색종의 발생 빈도는 연간 600명 정도로 서양에 비해서는 낮은 편이지만, 재발하거나 내부 장기로 전이되는 경우가 많아 예후 예측이 어렵다. 심한 경우 전이 탓에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1월 서울대병원 피부암 협진센터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흑색종이 국소적으로 발생한 경우 광범위 절제술로 치료할 수 있으며, 이 경우 5년 생존율은 98% 이상으로 높다. 그러나 림프절로 전이되면 생존율은 65%로 줄어들고, 멀리 있는 장기까지 퍼지면 생존율은 25% 미만으로 급격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흑색종 진단을 위해서는 조직검사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손발톱 조직검사는 통증이 심하고 검사 이후 영구적인 손발톱 변형이 일어날 위험이 높다. 따라서 의심되는 때에만 조직검사를 시행하며, 피부과 의료진은 여러 요소를 고려해 필요성을 판단한다. 구체적으로 손발톱에 흑색의 너비가 3㎜ 이상인 경우, 다양한 색조를 띠는 경우, 비대칭성을 보이는 경우, 흑색의 경계가 불분명한 경우, 주변 색소침착이 있는 경우 등이 흑색종을 의심해 볼 수 있는 기준이다.

과거에는 손·발가락의 절단이 치료법으로 검토되었으나, 최근에는 병변의 깊이가 깊지 않으면 해당 부위만 절제해 손·발가락의 기능을 보존하는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수술 기준에 대해 정기양 교수 연구팀은 손발톱 흑색종 환자 140명을 대상으로 치료 후 재발이나 사망 사례를 분석한 결과, 흑색종 두께가 0.8㎜ 이내면 재발 위험을 높이지 않으면서도 기존 수술 기준(0.5㎜) 대비 절단술을 19%까지 줄일 수 있음을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해 초 국제학술지 ‘미국피부과학회지’에 게재됐다. 정 교수팀은 “이 연구를 통해 손발톱 흑색종 환자의 발생 부위를 절단하지 않고 재발 위험을 낮추면서 기능적으로 보존할 수 있는 수술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 사진 / rob9000-shutterst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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