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최재백 기자]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 내에 응집된 단백질 덩이에 베타-아밀로이드(Beta-amyloid)와 타우(Tau) 외에도 치매 발생에 관여하는 다른 단백질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 내에 응집된 단백질 덩이에 베타-아밀로이드와 타우 외에도 치매 발생에 관여하는 다른 단백질이 존재한다는 연구 결과가 학술지 ‘제로사이언스(GeroScience)’에 실렸다.

뇌 내에 불용성의 단백질 응집체가 축적된다는 점은 노화에 따른 신경 퇴행성 질환들의 공통된 특징이다. 알츠하이머병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베타-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과 같은 특정 단백질이 뇌 내에 응집되는 것이 원인일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최근 캘리포니아 벅 노화 연구소(Buck Institute for Research on Aging)의 연구팀은 베타-아밀로이드 외에도 단백질 응집체에 수백 가지 단백질들이 포함되어 있으며, 현재까지 중요하게 다루어지지 않았으나 이 단백질들이 알츠하이머병 진행을 가속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구부러져서 구멍에 맞지 않는 열쇠가 제대로 기능할 수 없는 것처럼, 세포 내 단백질이 정확하게 기능하려면 정확한 형태를 유지해야 한다.

스트레스, 노화, 또는 손상 등 다양한 원인으로 형태가 무너진 변형된 단백질은 서로 달라붙어 불용성 단백질 응집체를 형성한다. 인간의 세포는 변형된 단백질을 알맞은 모양으로 재형성하거나 분해하여 없애도록 진화했지만, 알츠하이머병이 생기면 뇌가 변형된 단백질을 적절히 처리하지 못한다.

한편 불용성 단백질 응집체는 정상적인 무병 노화 과정에서도 형성될 수 있으므로, 연구팀은 정상적인 노화에 따른 뇌 단백질 응집체와 알츠하이머병 사이의 연관성을 파헤쳤다.

그들은 지렁이 실험을 통해 자연적인 노화와 더불어 베타-아밀로이드가 다른 단백질을 불용성으로 만든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들은 특히 베타-아밀로이드에 영향을 많이 받아 불용성이 되는 단백질 무리를 핵심 불용성 단백체(Core insoluble proteome)라고 규정했다.

연구원들은 핵심 불용성 단백체에서 발견된 불용성 단백질들은 이미 파킨슨병, 헌팅턴병 등 다른 신경 퇴행성 질환과 연관성이 확인된 만큼, 알츠하이머병 발병에도 관여할 수 있을 것으로 추측했다.

이에 더해 그들은 화합물을 이용해 불용성으로 바뀐 단백질 내 미토콘드리아 건강을 증진한 결과, 베타-아밀로이드의 독성 효과를 효과적으로 지연시킬 수 있었다고 전했다.

다시 말해 노화와 베타-아밀로이드의 영향으로 불용성이 된 미토콘드리아 단백질의 질을 향상함으로써 베타-아밀로이드의 부정적 효과를 일부 막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미토콘드리아의 전자전달계를 구성하는 단백질들이 베타-아밀로이드에 노출되면 불용성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화합물을 이용해 마이토파지(Mitophagy), 즉 손상된 미토콘드리아의 재사용을 촉진하면 미토콘드리아를 복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연구팀이 사용한 화합물은 장 마이크로바이옴(gut microbiome)에서 발견되는 대사 화합물인 유로리틴 에이(Urolithin A)이다. 유로리틴 에이는 석류, 호두, 딸기, 산딸기, 치아시드, 햄프시드, 아몬드에 풍부하다.

전문가들은 미토콘드리아 건강을 표적으로 한 치료가 노화의 영향을 완화하고 알츠하이머병을 치료하는 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들은 향후 임상시험에서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미토콘드리아 건강을 증진하는 화합물의 효능을 평가하거나, 베타-아밀로이드가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망가뜨리는 기전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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