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보식의언론=윤일원 논설위원]

tvn 유퀴즈 화면 캡처
tvn 유퀴즈 화면 캡처

왜 모기는 그냥 날아와 꽉 물면 될 터인데, 앵앵거려 잠도 못 자게 하는 건가요?

밖이 어둑어둑한 겨울철에는 저녁 7시면 잘 준비를 하여 8시 반이면 잠을 자게 되는 데, 지금은 밖이 너무 훤하여 8시 반이면 말똥거려 겨우 9시에 잠을 들게 된다.

어제따라 앵앵 모기 습격이 너무 심하여 이놈들을 확 에프킬라로 전면전을 할까 하다가 구석기 시대로 돌아가 맨손으로 잡다 보니 잠을 쪼까 설쳐.

아니, 이놈들 그냥 나비처럼 너울너울 날아와 벌처럼 톡 쏘면 될 터인데, 왜 잠까지 못 자게 앵앵거려요? 진화가 덜 된 놈인지? 아니면 인간이 모기와 맞물려 공진화 한 건지? 하고 모기의 심각성에 대해 우리 단톡방에 올리니,

“선전포고 아닐까요? 나, 간다잉~~~!!”

“우리 다 뭉치는 날, 아이스크림 모기나 파리에게 뺏기지 말고 다 먹자구요”

“모기장을 치고 자면 좋아요~, 새벽에 일어나 모기장 밖에 붙어 있는 모기를 전자 모기 채로 잡는 기분이 아주 쏠쏠합니다~~**”

“모기장은 동물원과 반대 구조, 사람이 갇히고 모기들이 사람을 구경도 하고 삥 뜯을 생각하는 구조 ㅋ”

저마다 풍부한 식견과 경험사례를 올리니, 내 나름 모기 습격 원인에 대한 장중한 논설을 올린다.

1. 언제나 집안의 모든 나쁜 원인은 가장인 내 탓, 새벽마다 여명 사진 찍는답시고 창문을 열 때 그때 들어왔다.

2. 제 반론이다. 모기가 아인슈타인급 두뇌도 없는데 어찌하여 손자병법의 허허실실 전술을 알고 새벽에 들어와 바로 장롱 뒤에 숨었다가 밤 12시 만 되면 습격하나?

3. 그건 두뇌의 문제가 아니라 본능의 문제다. 거기서 아인슈타인이 왜 나오냐?

이 전투의 반론은 모기의 습격만큼 나를 당혹스럽게 만들었습니다.

“요새 모기는 꼭 날아다니지만 않더라고요. 벽이나 바닥에 기어 다니며 보호를 해 줄 곳을 찾아 숨었다가 불이 꺼지고 적당한 온도와 습도를 갖추면 활동하기 시작합니다. 또한 소리도 별로 나질 않습니다. 어느 놈은 해진 방충망 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는가 하면 하수구를 타고 욕실로 들어오는 놈이 있지요. 참으로 별것 아닌 미물이 도시 생활에 맞게 진화한 것으로 보입니다. 며칠을 살지 않지만, 이놈들은 살아남기 위해 엄청난 학습을 하지 않았나 추측됩니다.”

“지능이 슈퍼 아인슈타인급이네요. 낮에 나오면 죽을 줄 아니 한밤중에 기습 공격한다.”

“모기는 뇌라고까지 할 수 없겠지만 인간의 뇌에 비해 수 십억분의 일도 안 되지만 딱 필요한 것만 갖추었지요. 그에 비해 인간은 저장용량만 무지막지 크면서 다 쓰지도 못하지요. 저장용량의 한없이 커지는 이동식디스크를 사서 데이터를 저장하는 습성이 우리의 뇌 습성을 그대로 카피한 것 아닐까 생각도 되지요.”

여기서 논의를 끝맺음하였지만, 인간을 가장 많이 죽인 것이 전쟁이나 테러, 굶주림이 아니라 모기다. 연간 725,000명이나 죽인다. 그러니 그놈은 모태 손자병법(孫子兵法) 후예라 할 수 있다.

#손자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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