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김동주 기자]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카나리아바이오가 2년 만에 바이오사업에서 사실상 철수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나리아바이오는 지난 28일 열린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회사명을 현대사료로 변경하기로 했다. 또 기존 나한익 대표이사가 사임함에 따라 한도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된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경쟁력 강화에 따른 상호변경”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2022년 6월17일 현대사료에서 카나리아바이오로 사명을 변경한 회사는 결국 2년 여 만에 종전에 사명으로 다시 회귀하게 됐다.

카나리아바이오로 사명 변경 당시 회사는 사업 목적에 신약개발 및 바이오 관련 정관을 추가하며 호기롭기 나서며 기대를 모았다. 실제로 지난 2021년 당시 1000원을 밑돌았던 회사의 주가는 바이오 사업 진출 선언 이후 가파르게 상승해 최고 1만7000원대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회사의 호시절은 오래가지 못했다. 계속되는 적자와 함께 주력 파이프라인인 난소암 치료제 후보물질 ‘오레고보맙’의 임상 실패 등으로 부침을 겪었다.

이 회사의 실적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면 지난 2021년 당시만 해도 1103억원에 머물렀던 매출이 이듬해 1581억원으로 불어난데 이어 지난해에는 1606억원을 거둬들였다.

그러나 영업손실은 2022년 -22억원에 이어 지난해 -89억원으로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당기순손실 역시 2021년 -7억원, 2022년 -2828억원, 2023년 -2083억원으로 3년 연속 적자의 늪에 빠졌다.

회사의 주력 파이프라인인 ‘오레고보맙’의 임상 불발은 그야말로 설상가상이었다. 올해 1월 DSMB(Data Safety Monitoring Board)가 신규 난소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오레고보맙’ 글로벌 임상3상의 무용성 평가를 진행했고 임상 지속을 위한 P value를 달성하지 못해 임상시험 중단을 권고한 것.

결국 카나리아바이오는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대해 감사 ‘의견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2월 29일부로 주식 거래매매를 정지 후 현재까지 거래가 정지됐으며 주가는 현재 994원까지 내려앉았다.

자본잠식률은 지난해 말 기준 386.8%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난소암 치료제 후보물질 ‘오레고보맙’의 손상차손이 반영된 것으로 임상 3상 중단권고로 대규모 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실제로 1530억원의 무형자산 손상차손이 인식됐다.

결국 사명변경과 함께 신약개발 및 바이오 관련 정관 사업목적도 정관에서 삭제한 카나리아바이오는 바이오 사업도 사실상 정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4월말에는 카나리아바이오 모회사인 카나리아바이오엠이 350억원을 투자해 인수했던 헬릭스미스가 신주 발행 무효 소송을 통해 카나리아바이오엠과 지분 관계를 모두 청산했다.

카나리아바이오엠에 인수된 세종메디칼 역시 지난 2월 카나리아바이오 주식 전량 및 신주인수권부사재 등을 모두 처분했다. 이 과정에서 1062억원의 평가 손실을 보면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 또 지난 14일에는 카나리아바이오엠을 배정 대상자로 한 2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 결정을 철회했다.

한편 메디컬투데이는 카나리아바이오 측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를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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