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별] 뉴질랜드에선 밤새 고개를 들어야 진짜를 만날 수 있다

뉴질랜드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천혜의 자연 아닐까. 미세먼지나 황사를 찾아보기 어려운 것은 물론이고, 마시는 물 역시 청정 그 자체이다. 기본이 받쳐주니 효과는 덩달아 상승이다. 낮이고 밤이고 상관없이 풍광이 작품이니 말이다.

뉴질랜드 사우스랜드 거울 호수(Mirror Lakes)의 밤하늘 / 사진 = 뉴질랜드 관광청 ⓒGreat South

더구나 좀처럼 별 보기 어려운 대한민국에 있다가 뉴질랜드의 밤하늘을 마주하면 밤새 고개를 들고 있어야 할지 모른다. 그만큼 한동안 접하지 못한 별들이 소근대는 밤을 즐길 수 있다. 때문에 뉴질랜드는 세계적으로 천문 관측 명소로 손꼽힌다.

대다수의 지역에 조명 공해가 없기 때문에 맨눈으로도 구별할 수 있는 만큼, 지구상에서 가장 반짝이는 별을 관찰할 수 있는 지역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월드 아틀라스’에 따르면 뉴질랜드의 약 96.5%에 달하는 지역에서 은하수를 볼 수 있고, 그중에서도 절반 이상인 53.1%에 달하는 지역에서 공해 없는 선명한 밤하늘 관측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섬 웰링턴 인근 와이라라파의 케이프 팰리저 등대(Cape Palliser Lighthouse)에서 관측할 수 있는 은하수 / 사진 = 뉴질랜드 관광청 ⓒPete Monk Photography

밤하늘 천문 관측 목적지로서 최상의 공간과 시설을 갖추고 있는 뉴질랜드에는 다양한 연관 시설이 세워져 있어 관측 활동을 돕는다.

우선 뉴질랜드 남섬의 아오라키, 마운트 쿡 매켄지 지역의 약 4300㎢에 달하는 면적을 아오라키 매켄지 밤하늘 보호구역(Aoraki Mackenzie Dark Sky Reserve)으로 지정했는데, 이는 세계 최대 규모이다.

와이라라파 지역에서 진행하는 밤하늘 관측 투어(Star Safari Night Sky Tour) / 사진 = 뉴질랜드 관광청 ⓒJet Productions high res

이 밖에도 뉴질랜드에는 또 다른 밤하늘 보호구인 와이라라파 밤하늘 보호구역(Wairarapa Dark Sky Reserve), 아오테아/그레이트 배리어 아일랜드 밤하늘 보호구(Aotea/Great Barrier Island Dark Sky Sanctuaries), 라키우라/스튜어트섬 밤하늘 보호구(Rakiura/Stewart Island Dark Sky Sanctuaries)가 자리 잡고 있다.

이어 뉴질랜드 최초로 국제 밤하늘 공원으로 지난 2020년 지정된 와이아티 밤하늘 공원(Wai-Iti Dark Sky Park)까지, 총 2개의 밤하늘 보호구역과 2개의 밤하늘 보호구, 그리고 1곳의 밤하늘 공원을 조성하고 있다.

뉴질랜드의 겨울철에 그레이트배리어섬(Great Barrier Island)에 떠오른 마타리키 성단 / 사진 = 뉴질랜드 관광청 ⓒMark Russell

그중 그레이트 배리어 섬은 섬으로서는 최초의 밤하늘 보호구이다. 굿 헤븐스 다크 스카이 익스피리언스(Good Heavens Dark Sky Experiences)가 제공하는 ‘다이닝 위드 더 스타스(Dining with the Stars)’와 같은 개인 또는 단체를 위한 천문 관측 패키지에 참여하면 더욱 아름다운 밤하늘을 관측할 수 있다.

오클랜드 인근 파키리(Pakiri) 지역에서 관측할 수 있는 은하수와 화성 / 사진 = 뉴질랜드 관광청 ⓒJosh Aoraki

라키우라/스튜어트섬 밤하늘 보호구는 세계에서 5번째로 지정한 밤하늘 보호구이자 섬으로서는 2번째이다. 라키우라/스튜어트섬 지역사회가 환경 보호에 가치를 두고 있고 깨끗한 하늘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이들 시설 모두 국제밤하늘협회(International Dark-Sky Association)에서 밤하늘 관측에 최적의 공간으로 인증했다.

테카포 호수(Lake Tekapo)의 밤하늘 / 사진 = 뉴질랜드 관광청 ⓒDark Sky Project 4

또한 뉴질랜드에서는 한겨울의 밤하늘에 떠오르는 마타리키 성단(플레이아데스 성단)이 떠오르는 시기를 뉴질랜드 마오리족의 새해 명절로 지정할 만큼, 별자리가 토속 원주민의 생활 및 문화에 밀접한 관련을 지니고 있다.

마타리키는 마오리 음력 기준으로 매년 날짜가 조금씩 달라지는데, 지난해인 2022년 6월 24일에 마타리키 시즌이 뉴질랜드의 공식 공휴일로 지정하기도 했다. 이처럼 뉴질랜드에서 별자리와 밤하늘 관측이 일상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련을 지닌 만큼, 뉴질랜드에서는 국제밤하늘협회 인증 시설 외에도 본격적인 밤하늘 관측을 위한 인프라가 산적해 있다.

마운트쿡의 럭셔리 빌라인 _마운트쿡 레이크사이드 리트리트(Mt Cook Lakeside Retreat)_에서 조망할 수 있는 별자리 / 사진 = 뉴질랜드 관광청 ⓒMt Cook Lakeside Retreat Ashley Mackenzie Villa

뉴질랜드 최고의 천문 연구 관측소로 손꼽히는 마운트존 천문대(Mount John Observatory)에서는 전문가용 천체망원경과 전문 가이드의 해설이 더해지는 별자리 관측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퀸스타운의 스카이라인 업체에서 운영하는 스카이라인 스타게이징(Skyline Stargazing) 투어 프로그램을 통해 망원경 렌즈로 남반구의 별자리를 생생히 관측할 수 있다.

뉴질랜드 남섬에서 관측할 수 있는 오로라 / 사진 = 뉴질랜드 관광청 ⓒIan Griffin, Otago Museum

뉴질랜드 사우스랜드 스튜어트섬에서 관측할 수 있는 오로라 / 사진 = 뉴질랜드 관광청 ⓒSandra Whipp

뉴질랜드의 겨울철인 7~8월경에는 테카포 호수, 더니든, 퀸스타운, 스튜어트섬, 사우스랜드 등 남섬의 중남부 지역에서 오로라를 감상하는 행운을 누릴 수도 있다.

장주영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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