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잘 걸어 다니는 아이가 외출만 하면 안아달라며 매달릴 때가 있다. 안아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이제 제법 커 잠깐만 안고 있어도 온몸이 쑤셔 선뜻 아이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려워진다. 안아달라는 아이에게 상처 주지 않고 거절하는 노하우는?

안아달라는 말은 안정감을 느끼고 싶다는 표현
걸음마를 배울 때만 하더라도 안아주겠다는 엄마의 손을 뿌리치며 혼자서 잘만 걷던 아이가 언젠가부터 자꾸 안아달라고 조르기 시작한다. 안 된다고 하자니 아이에게 미안하고, 마냥 안아주자니 체력에도 한계가 온다. 어깨도 끊어질 것 같고 허리도 쑤셔 이러다 디스크에 문제가 생기진 않을까 걱정된다. 특히 외출했을 때 아이가 안아달라고 조르기 시작하면 대책이 안 선다. 오르막길을 걷거나 계단을 올라야 할 때면 아무리 아이가 사랑스러워도 짜증이 나기 마련이다. 아이는 왜 자꾸만 안아달라고 조르는 걸까? 아이가 안아달라는 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안겨 있을 때 자신이 보호받고 사랑받고 있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엄마의 따뜻한 체온과 냄새는 물론 보행 중 생기는 진동으로 심리적 안정감도 느낀다. 또한 자신의 키보다 높은 곳에서 새로운 시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으며 공중에 떠 있는 기분도 즐길 수 있다. 이러한 안정감이나 재미를 느끼고 싶을 때 아이는 안아달라고 말한다.

아이가 안기고 싶은 순간은?
체력적으로 지칠 때 졸리거나 피곤할 때 몸을 움직이기 힘들면 안아달라고 한다. 대부분의 아이는 신체적으로 문제가 있을 때 불편함을 느끼기 때문에 안기기 직전 표정이 일그러져 있거나 지쳐 보인다. 체력이 떨어지거나 컨디션이 안 좋으면 평소보다 더 자주 안아 달라고 할 수 있다.

낯선 환경에 두려움을 느낄 때 새로운 장소나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아이는 불안한 마음에 심리적 안정감을 얻고자 안아달라고 할 수 있다. 이때 아이는 울거나 겁에 질린 표정을 주로 보이는데, 엄마 아빠 품에 안기면 직접 보호받는 느낌이 들어 마음이 편안해진다.

관심을 끌고 싶을 때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에 간 이유로 엄마 아빠와 떨어졌다가 만났을 때 부모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사랑을 확인하고 싶어 유독 더 안아달라고 할 수 있다.

위로가 필요할 때 친구와 다투었거나 원치 않는 상황에서 심리적인 중압감을 느낄 때 위로받고 싶은 마음에 안아달라고 표현할 수 있다.

또다른 재미를 찾고자 할 때 항상 다니던 길이 더 이상 재미없고 단조롭게 느껴져 주변 환경을 탐색하는 흥미가 떨어지면 아이는 높은 시야에서의 새로운 재미를 찾고자 안아달라고 할 수 있다.

안아줄 수 없을 땐 이렇게 해요
1 조금 더 걸을 수 있게 응원해 주기
아이가 충분히 혼자 걸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판단되면 자발적으로 조금 더 걸을 수 있게 응원해준다. 아이에게 “저기 보이는 큰 나무까지만 걸어볼까? 그다음에는 엄마가 안아줄게”와 같이 일정한 거리를 스스로 걸을 수 있게 격려하며 성취감을 느낄 기회를 준다. 또는 “가위바위보 해서 이긴 사람만 한 걸음 갈까?”와 같이 전진하는 놀이를 제안하면 승부욕이 자극되고 걷기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2 안정감을 주는 애착물건 활용하기
아이가 기대고 싶어 하는 마음에 자꾸 안아달라고 하는 것 같다면 애착인형 등을 활용해보자. “인형을 안고 돌보면서 걸어가면 어떨까?” “인형은 걷지 못하니까 네 도움이 필요해”라고 해보자. 보살핌을 통해 심리적 만족감이 채워져 스스로 걷는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

3 아이의 마음을 깊이 헤아려 주기
친구와 싸우거나 동생이 생기는 등 일상에 변화가 생겨 안정감을 얻고자 자꾸 안아달라는 것 같다면 먼저 아이의 마음을 헤아려준다. “친구와 싸워서 기분이 좋지 않구나” “동생 때문에 속상했니?” 하고 위로하면서 아이 마음을 읽어주고 공감적 접근을 시도한다. 심리적으로 안정되면 굳이 안아달라고 하지 않을 수 있다.

4 스킨십으로 애정 표현하기
사랑을 확인받고 싶어 하면 뽀뽀하기, 앉아서 안아주기, 손잡고 걷기, 쓰다듬어주기 등 다른 스킨십으로 애정을 충분히 표현한다. “엄마가 안아주고 싶은데 허리가 너무 아파서 힘들어. 대신 엄마가 뽀뽀해줄게” 와 같이 다양한 방식으로 애정을 표현한다.

단호한 거절은 경계
아이가 원할 때마다 아이의 요구를 따르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아이를 안기 힘든 상황이라면 스트레스를 받으면서까지 안아주는 것은 좋지 않다. 주위를 환기하거나 아이를 달래며 유모차에 태우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단, 버릇을 잡겠다는 이유만으로 “절대 안 돼”라며 단호하게 거부해선 안 된다. 아이는 자신의 욕구가 거부되면서 엄마 아빠 품에서 안정감을 얻고자 했던 마음과 달리 좌절감을 느끼며 부정적인 감정을 경험하게 된다. 울면서 안아달라고 매달리는 아이를 계속 거부하면 부모의 의도대로 어느 순간 안기는 것을 포기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아이는 부모의 사랑을 의심하고 자신을 사랑받지 못하는 존재라고 인식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면 아이는 부모에게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게 된다. 그뿐 아니라 아이에게 우울함, 슬픔, 무기력, 흥미나 의욕 감소, 사회적 위축 등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거절하기 전 아이의 마음을 충분히 헤아려주는 것이 우선이다.

기획·글 앙쥬 편집부 담당 에디터 황지선(프리랜서) 내용·사진출처 앙쥬 자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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