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제주 여행을 돌아보면 호텔이나 펜션 등의 숙박업소 이상으로 캠핑을 잠자리 수단으로 활용하는 편이고 이번 여행도 함덕해수욕장 인근의 모래사장 바다캠핑장에서 즐긴 솔로캠핑이야기다.

함덕해수욕장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조천읍 조함해안로 525

목적했던 바다캠핑장으로 향하기 전 함덕해수욕장에 잠시 들렀다.

함덕해수욕장은 제주도 여타의 해수욕장보다 늦은 시간까지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으로 볼 거리, 먹을거리, 즐길 거리가 밀집되어 있기 때문일 거라 생각된다.

서서히 기울어 가는 태양이 하늘을 노랗게 물들이는 시간.

잠시 함덕해수욕장 화장실에 들렀다.

벽면 너머로 보이는 제주 함덕해수욕장 바다가 잔잔하기만 하니 오늘 노지캠핑은 무척이나 평화로울 듯.

이곳 카페 & 레스토랑은 함덕해수욕장을 들러갈 때마다 한 번쯤 가봐야지라는 생각을 하지만 아직 한 번도 이용해 본 적이 없는 곳이다. 그건 아마도 대부분 솔로캠핑으로 왔던 때문일 거다. 아마도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였다면 이곳을 진즉 이용했었을 것이라 생각해 본다.

여러 형태의 노지캠핑을 즐기긴 하지만 모래사장에서의 노지캠핑은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편이다.

이유는 아무리 조심을 해도 모래사장에서의 노지캠핑을 마치고 나면 틀림없이 모래가 텐트 안에 들어와 있음을 보게 되고 모래 털어내는 것이 귀찮기 때문인데 오늘은 그러한 굴레에서 벗어나 편안하게 마음먹기로.

오늘의 노을은 생각보다 멋스러움이 덜하단 생각이 든다.

아마 하늘에 구름 한 점 찾아보기가 어려웠던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일 거다. 한낮의 푸르른 하늘도 구름 몇 점이 떠다녀야 더 푸르게 보이고 노을 역시도 어느 정도의 구름이 있어야 더 멋져 보이는 건 나만의 생각일까?

함덕해수욕장의 모래사장을 거니는 사람들의 모습이 참으로 다양하지만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건 평화스러움.

함덕해수욕장의 해변에 쌓여있는 빌딩 뒤로 넘어가려는 해를 카메라로 잡아본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지는 해를 따라간다는 건 쉽지 않다. 생각보다 사라지는 그 속도가 상당히 빠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노을을 카메라에 담으려면 나름의 준비와 마음가짐도 다잡아야 하는 것 같다. 그러한 면에서 게으름 고수인 쿠니의 입장에서는 목적을 갖고 촬영을 하는 것이 쉽지 않다.

주변에서 별 사진에 나서는 분들이 꽤 많음에도 불구하고 쿠니는 동참하지를 못한다. 게으름 때문이다.

이곳이 오늘 내가 하루 묵어가게 될 노지캠핑장소다.

아무도 없는 바다캠핑장이지만 살랑이는 바닷바람과 은은하게 들리는 파도 소리 덕분에 홀로 즐기는 솔로캠핑이 쓸쓸하진 않을 것 같다.

아직 남은 태양빛과 유난히 밝은 달빛을 이용해 최대한 빠른 속도로 세팅을 마쳤다.

팩다운 따위가 필요 없는 2 폴 구조의 자립형 텐트를 선호하는 이유도 역시 게으름이 낳은 결과란 생각이 든다.

노지캠핑이란 단어를 생각해 보면 한자 + 영어의 조합이다.

노지(露地) + 캠핑(Camping)

풀이를 해보면 지붕 따위로 덮거나 가리지 않은 땅에서 캠핑을 한다는 의미가 될 텐데 우리가 보통 말하는 노지 캠핑이란 정식으로 캠핑장 허가를 받지 아니한 곳에서의 캠핑을 노지캠핑이라 표현한다.

혹자는 노지캠핑을 하는 사람들이나 백패킹을 하는 사람들을 매섭게 째려보거나 불법을 자행하는 인간 군상이라 표현하는 사람들도 많다. 악법도 법이라고 하면 불법이 맞다고도 하겠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따지고 들어가 노지캠핑이나 백패킹을 하는 사람들을 싫어하는 것인가를 묻고 싶으며 싫어한다면 왜?라는 질문을 하고 싶다.

아마도 그들의 대부분이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거나 배변 행위를 아무렇게나 하는 것에 더해 고성방가를 일삼기 때문이라고 말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다시 묻고 싶다. 모든 노지캠퍼와 백패커가 다 그렇다고 생각하는지를 말이다.

분명 일부의 사람들은 그런 행위를 하기도 한다. 나 또한 그러한 캠퍼를 목격했고 다투기도 했기 때문에 잘 안다. 그러나 모든 노지캠퍼나 백패커가 그러한 것은 아니며 오히려 자신이 캠핑을 한자리에 작은 티끌이라도 남았을까 주의하며 기존에 떨어진 쓰레기까지 청소하고 나오는 캠퍼가 대부분이다.

또한 노지캠핑이나 백패킹을 즐기는 분들은 물이나 음식물 등 먹거리를 거의 해당 지역에서 구매한다.

미미하긴 하지만 당연히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며 쓰레기 처리 역시 지역 쓰레기봉투를 구매해 한꺼번에 모아서 처리한다. 그러므로 노지캠퍼나 백패커 일부의 잘못으로 전체를 욕하지 않기 바란다.

갑자기 엉뚱한 소리를 하느라 이야기가 샜음을 죄송하게 생각하며 사죄드린다.

대부분의 이웃분들은 내용을 거의 읽지 않고 사진 몇 장 봐 주는 것만 해도 감사하게 생각할 일이지만 그래도 혹시나 정독을 하시는 분에게는 캠핑 이야기하다 말고 엉뚱한 이야기로 빠진 것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

이 제품은 상시 판매를 하는지 모르겠다.

친한 후배가 아이디어를 내고 샘플링을 하느라 투자도 했다는데 아직 판매 정보가 내게 오질 않았다.

그동안의 백패킹이나 노지캠핑 등 솔로캠핑을 나갈 때마다 사용을 해봤는데 나무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나약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지금까지 아무 이상 없이 사용하고 있고 매우 편리하며 가볍다.

미니 테이블 위에 오늘 일용할 양식 제주 거멍 에일과 칸타타 커피 캔 하나를 올려두고 저녁거리를 꺼낸다.

솔로캠핑을 즐기며 저녁 시간 이렇게 버너에 불을 붙여 쉬이이익~ 하는 소리를 들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아마도 먹거리를 준비하고 있음을 시각적으로, 청각적으로 느끼기 때문일 거라 생각한다.

오늘의 저녁 식사는 물 떡볶이.

처음엔 이것조차도 어렵게 생각되어 못하던 것인데 한 번 해보고 두 번 해보니 생각 이상으로 쉽다.

라면 끓이는 것과 진배없다.

물 떡볶이로 저녁 식사를 해결하며 맥주 한 캔으로 배부름을 더한다. 이제 양치질을 하고 잠을 청할 시간.

어떤 분은 노지캠핑이나 백패킹을 가서 양치질을 한답시고 치약을 아무 곳에나 뱉으면 어떻게 하냐 따지시는 분이 계신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가 보통 사용하는 치약이 아니라 나의 경우엔 구운 소금을 이용한다.

치약의 성분에는 수분, 계면활성제, 연마제, 보습제, 보존제, 향료 등 다양한 화학원료가 사용되지만 구운 소금은 자연물질 그대로의 염화나트륨이기 때문에 친환경 양치질이다.

바다캠핑장에서의 솔로캠핑 & 다음 날 아침.

해가 뜨기 전 침구를 정리하고 아침 식사 준비를 한다.

오늘 아침 식사는 라볶이다.

만일, 나의 아내가 이 장면을 본다면 어젯밤에도 매운 음식이었는데 아침부터 또 매운 음식이냐고 핀잔을 주겠지만 이래저래 바쁘신 그분은 절대 이 글을 볼 수 없음을 알기에 내 먹고 싶은 대로 먹었다.

그리고 커피 한 잔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나의 솔로캠핑에 항상 등장하는 볼 컵에 물을 데운다.

오늘 커피도 아내가 싫어하는 믹스커피.

솔로캠핑에서의 짐 정리는 간단하고 빠르다.

하지만 오토캠핑에서의 짐 정리는 1시간 이상 걸리는 고된 작업인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게으름의 아이콘 쿠니가 솔로캠핑을 선호하는 이유가 어쩌면 그 쾌속한 펼침과 철수일지도 모르겠다.

점점 붉어지는 하늘.

이런 걸 여명이 터졌다고 하나?

조 아래쪽에 나의 노랭이 텐트가 자리하고 있다.

떠오르는 태양에 걸쳐 사진 한 장 남겨볼까 했는데 중간에 둔덕이 있어 생각했던 장면은 건지지 못할 듯.

수평선 위로 치솟는 태양이 아닌 것이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이만하면 꽤 멋진 장면이 아닐까?

제주 바다캠핑장에서의 솔로캠핑을 정리해야 할 시간.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제주 바다캠핑장이라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는 파도 소리를 졸려움에 겨우 눈이 저절로 감길 때까지 들었고 아침부터 또 들었기에 내 숨결 속에 바다가 스며든 듯한 느낌이다.

모래는 싫지만 그래도 모래사장 위에서의 노지캠핑은 이후로도 지속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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