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이라는 나라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뭐가 생각날까.

케이 팝(K-POP)의 전성기를 열고 있는 걸그룹 블랙핑크의 멤버 리사도 있고 음식으로는 태국 고유의 향을 자랑하는 똠얌꿍과 팟타이, 푸팟퐁커리 등도 생각난다. 또 세계 3대 축제라고 불리는 태국의 물 축제인 송크란도 있다. 태국의 매력에 빠져버릴 길은 무궁무진한데 태국의 이색 체험까지 알게 된다면 그 묘미에서 빠져나올 방법을 도무지 찾을 수 없다.

한 번 들으면 당장 태국으로 달려가고 싶어지는 태국 이색 체험을 소개한다.

치앙마이 카바레 쇼

Chiang Mai Cabaret Show

치앙마이 카바레 쇼 / 사진=flickr

치앙마이 카바레 쇼 / 사진=flickr

‘이걸 어디서 해봐 태국에서 하지!’의 첫 번째 주인공은 바로 치앙마이 사이먼 카바레 쇼다.

카바레, 사전적 의미로 자리에 앉아서 공연을 보며 술을 마시는 장소다. 공연을 보며 술을 마시는 게 뭐가 특별하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어떤 공연인지 알게 되면 자연스럽게 이해가 될 거다. ​쉽게 말해서 카바레 쇼는 ‘트랜스젠더 쇼’다.

이 공연의 유래를 알기 위해선 먼저 태국의 역사를 파헤쳐 볼 필요가 있다. 과거 왕조의 역사를 이어온 태국은 끝없이 전쟁을 치러야 했다. 이 때문에 태국 남성들은 군대에 강제로 끌려갔다. 각 가정의 어머니는 자기 아들을 군대에 보내지 않기 위해 그들을 여자처럼 꾸미기 시작했고 이게 지금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강제 징용된 남성들은 많았다. 이에 마을은 자연스럽게 여성 중심 사회가 됐다. 밖에서는 돈을 벌고 집에서는 가정을 이끄는 어머니를 보고 자란 아이들은 강한 여성을 동경했다. 그리고 그들은 트랜스젠더가 됐다. 실제로 태국에는 다른 나라에 비해 성을 전환한 사람이 많다. 또 정부도 이들을 제3의 성으로 인정하고 있다.

치앙마이 카바레 쇼 / 사진=flickr

오늘날 카바레 쇼는 태국만의 관광 상품이 됐다. 그러니 태국 여행을 간다면 카바레 쇼를 보는 것은 필수다. 여행 일정에 이 공연이 빠지면 면이 빠진 라면을 먹는 것과 같다. 태국 여행을 다녀오긴 했는데 자극적이고 새로운 경험이 빠진 것 같다는 뜻이다.

카바레 쇼는 한국 사이트에서도 쉽게 예약할 수 있다. 공연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인데 추천하는 곳은 ‘사이먼 카바레 쇼’다. 한화 약 3만8000원으로 그렇게 저렴한 편은 아니나 가장 완벽한 카바레 쇼를 즐길 수 있다. 트랜스젠더와 여성 가발을 쓴 남성들이 무대를 장식하는데 공연이 꽤 참신한 편이다. 한국인 관광객이 많은 탓인지 케이 팝 노래에 맞춰 춤을 추기 때문이다. 진한 무대 화장을 하고 화려한 의상을 입은 예술가들의 공연은 공중파 음악 방송의 아이돌 무대에 버금간다.

치앙마이 카바레 쇼 / 사진=flickr

그렇게 약 2시간 동안 무대에 정신을 쏙 뺏기고 나면 어느덧 공연 막바지다. 카바레 쇼가 끝나면 예술가들과 사진을 찍을 수 있는데 이때 반드시 팁을 줘야 하니 현금을 챙기는 것을 잊지 말자.

치앙마이 집라인 투어

Chiang Mai Zip Line Tour

치앙마이 집라인 투어 / 사진=flickr

두 번째 태국 이색 체험은 바로 집라인 투어다. 집라인은 와이어를 타고 높은 곳에서 아래쪽으로 빠르게 하강하는 스포츠다. 평소 스릴 만점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좋아할테지만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이라면 무서워서 환장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경험이 있지 않은가. 여행을 가면 없던 용기도 생기고 또 언제 이곳을 방문하겠냐는 생각이 들어 겁 없이 달려든 경험 말이다. 아마 치앙마이 집라인 투어를 보면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 절반 이상이 도전할 것이다. 무섭기보다는 재밌어 보이기 때문이다.

하나, 둘, 셋하고 두 발을 바닥에서 떼면 그 짜릿함은 말로 이룰 수 없다. 울창한 숲속 한가운데 혼자 덩그러니 남겨진 자신과 마주하면 흥분과 긴장감이 동시에 충돌한다. 짧은 순간이지만 이 기억은 며칠을 넘어 몇 년 동안 지속될 거다. 집라인 투어 코스는 총 38개다. 짧은 집라인 코스를 무려 38개나 탈 수 있다는 뜻이니 투어 길이에 대한 아쉬움은 없을 거다. 두려웠던 마음도 사라지고 집라인에 적응이 되면 서서히 태국의 풍경이 눈에 들어올 거다. 바나나 나무도 보이고 새가 지저귀는 소리도 들리면 태국 여행 참 잘 왔다는 생각뿐이다.

치앙마이 집라인 투어 / 사진=flickr

집라인 투어를 체험하려면 먼저 예약해야 한다. 한국에서 예약해도 좋지만 체험 전날에도 일정을 잡을 수 있으니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추천하는 집라인 투어 패키지는 집라인과 루지, 자이언트 스윙을 모두 포함한 코스다. 집라인 투어가 끝나면 평평한 평지로 내려가야 하는데 이때 카트처럼 생긴 루지를 타면 매우 편하다. 어르신들은 루지가 훨씬 재밌다고 할 정도니 가족 여행을 왔다면 루지는 필수다. 자이언트 스윙은 단어 그대로 거대한 그네를 의미하는데 그 위에서 쐬는 시원한 바람은 말로 다 표현 못 한다. 사실 누군가가 뒤에서 밀어야 움직이는 수동 그네이긴 하지만 그네를 타다가 모든 장기가 분리되는 느낌이 들면 미안함도 잠시다. 한화 약 8만4000원이면 이 모든 체험을 할 수 있다.

치앙마이 집라인 투어 / 사진=flickr

모든 투어가 끝나면 점심이 제공된다. 점심은 뷔페 형식이다. 투어에서 제공한 차를 타고 식당으로 움직이는데 10여 분 정도가 걸린다. 세 가지 투어에 픽업 서비스와 식사까지 할 수 있다니 가격이 비싼 편은 아닌 듯하다. 음식 메뉴는 계속 바뀌는데 카레, 닭고기 조림, 달걀 볶음밥 등 메뉴가 다양하니 취향에 맞게 먹으면 된다. 대부분 태국음식인데 향이 강한 음식보단 대중적으로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많다. 그러니 음식이 맛있을지 걱정할 필요는 없다. 모든 체험을 다 끝내면 없던 입맛도 살아난다. 디저트로 과일도 있으니 이 순간만큼은 웬만한 코스요리 저리가라다.

오전 9시부터 이 투어를 시작하면 오후 4시쯤 모든 게 끝이 난다.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체험 활동이니 하루는 온전히 이곳에 투자해도 좋다. 투어는 하나지만 그 안에 많은 것이 담겨 있어 굉장히 알차다. 생각한 것보다 더 유쾌하고 풍성한 하루를 보낼 테니 마음 준비 단단히 하는 게 좋을 것이다.

동남아시아 여행의 시작점이라고 불리는 태국.

그만큼 정보가 많아 처음 여행을 시작한 사람에게도 부담 없는 나라다.

여행지에서 할 수 있는 체험이 비슷하면 맥이 빠지기 쉬운데 태국은 다르다.

자연에서 누릴 수 있는 체험, 정체성을 존중해주는 공연까지 모두 새롭다.

태국에서 이 모든 체험을 하다가 그 매력에 빠져도 아무도 책임질 수 없다는 것만 명심하자.

글= 서예지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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