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3일 노인 폄하 발언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연명 비례 투표’ 발언으로 노인 폄하 논란을 야기한지 닷새만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대한노인회를 방문해 사과의 입장을 전달했다. 다만 당 일각에선 제기된 사퇴 요구는 일축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민주당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일요일 청년 좌담회에서 제 발언 논란에 대해 사과 말씀 드린다”며 “어르신들 마음 상하게 한 점에 대해서는 더욱 정중하게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어르신들의 헌신과 경륜의 존중해야 한다는 말씀 새겨듣겠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이러한 상황이 나오지 않도록 더욱 신중하게 발언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서울 성동구의 한 카페에서 가진 청년들과 좌담회에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청년들과) 똑같이 표결을 하냐”는 아들의 발언을 소개하며 “합리적”이라고 말해 구설에 휩싸였다. 그는 이같은 논란 닷새 만에 사과가 이뤄진 것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김 위원장은 “사과를 안 한단다고 말한 적은 없다’며 “다니면서 ‘마음 푸셔라’, ‘어리석었다’, ‘부족했다’ 등의 말씀으로 대체가 된다고 생각을 했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민주당 일각에서 잇따른 설화(舌禍) 등의 책임 등을 들어 사퇴론이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선 즉답하지 않았다. 다만 “혁신의 의지는 그대로 간다”고 말해 혁신위원장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지도부와 함께 대한노인회를 방문해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사과한다. 전날 대한노인회는 성명서를 내고 김 위원장의 발언을 “패륜”이라고 비판했다. 당 조직사무부총장인 이해식 의원은 같은날 대한노인회를 방문해 당의 사과 입장을 전달했지만, 노인회 측은 김 위원장의 직접 사과를 요구한바 있다.

당내에서는 혁신위가 제대로 기능할 수 있겠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미 혁신위는 당 소속 국회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 내용 중에는 대의원제도나, 총선 후보 선출 방식에 대한 질문 등도 있다. 혁신위는 당 구조 개혁 등에 대한 개혁 방향을 제시하겠다는 구상이지만, 설화 논란 속에서 혁신 동력이 약해질 우려가 커졌다.

민주당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해놓고 빨리 깨우쳤으면 얼른 사과했으면 될 거를 거기다가 또 무슨 별게 아니라는 식으로 나왔고,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은 거기에 기름까지 끼얹어 일을 키운 것 아니냐”며 “혁신위는 할 게 아니라 해봤자였다”고 비판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어차피 비대위로 가야 하는데 지도부가 그대로 있으며 혁신위 만들어봐야 지도부 눈치 보는 혁신위에서 무슨 혁신이 되겠냐”고 했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도 혁신위가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인정했다. 안 의원은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혁신위에 대한)분위기가 사실 갈수록 안 좋은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그는 “혁신위가 실패하게 되면 민주당의 희망이 사라지는 것이고 민주주의의 댐이 사라지는 것”이라며 “어떻게 해서든 혁신위가 성공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설화와 관련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까지 사과해야 한다는 입장을 폈다. 안 의원은 “이번 (노인 관련) 설화는 굉장히 아픈 부분”이라며 “당 대표까지도 이 기회에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 대표에게 “민주당의 혁신과 미래를 위해 책임 있는 당대표로서, 정말 뭐라도 해야 하지 않겠냐”고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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