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 패, 홀드보다는 감독님께서 찾으실 때 믿음이 가고 팀 승리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

광주화정초, 광주동성중, 광주동성고 출신이자 2021년 2차 5라운드 전체 45번으로 KT위즈의 지명을 받은 김영현(21)은 지난 8일 잊지 못할 하루를 보냈다. 프로 데뷔 후 1군에서 첫 세이브를 올린 것.

입단 후 어깨 부상으로 퓨처스(2군)리그에서도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한 김영현은 올 시즌 개막전이었던 지난 4월 1일 수원 LG 트윈스전에서 1군 데뷔전을 가졌다. 그러나 불안한 제구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지는 못했고, 1, 2군을 오가야 했다. 8일 경기 전까지 1군 성적은 16경기 출전(15.2이닝)에 승, 패 세이브, 홀드 없이 평균자책점 6.89였다.

 8일 수원 한화전에서 프로 1군 첫 세이브를 올린 KT 김영현. 사진=KT 제공
8일 수원 한화전에서 프로 1군 첫 세이브를 올린 KT 김영현. 사진=KT 제공

그러던 중 김영현에게 기회가 왔다. 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홈 경기에 9회초 마운드에 오른 것. 당시 KT가 7-2로 넉넉히 앞서고 있었지만, 2사 만루로 현재 타석에 있는 타자의 후속 타자가 득점하게 되면 동점이 되는 순간이었기 때문에 경기를 종료시킬 시 세이브 요건이 완성되는 상황이었다.

다 잡은 경기를 한 순간의 실수로 내줄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김영현은 흔들리지 않았다. 2구 만에 132km 슬라이더로 김태연을 2루수 땅볼로 유도해 KT의 승리로 경기를 매조지었다. 김영현의 1군 첫 세이브가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다만 경기 종료 후 어느정도의 시간이 흐르고 난 뒤에도 그는 본인이 세이브를 달성한지 몰랐다고. 김영현은 “(고)영표 형이 공을 챙겨주시기 전까지 세이브 상황인지 정말 몰랐을 정도로 정신없이 몸을 풀고 등판했다. 오랜만에 1군에서 던질 기회를 얻었는데 2군에서 잘 준비해서 그런지 자신감도 있었다”며 “마운드에 올라가서는 (포수) (장)성우 선배 미트만 보고 던진다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아직 1군에 확실하게 자리를 잡지 못한 만큼 그의 목표는 뚜렷했다. 김영현은 “승, 패, 홀드보다 감독님께서 찾으실 때 믿음이 가고 팀 승리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어떤 상황이든 경험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나에게 주어진 임무를 해내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나는데 감사드린다고 전하고 싶다”고 잔잔한 미소를 지은 채 그라운드를 떠났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dl22386502@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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