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란 기자] 경기도 의정부의 한 초등학교에서 새 초임 교사 두 명이 6개월 사이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가운데, 학교 측에서는 교육청에 교사들의 사망 원인을 단순 추락사로 보고한 것이 확인됐다.

지난 14일 MBC에 따르면 당시 유족 측이 사망 경위를 극단적 선택으로 수정해달라고 요청했지만, 학교 측은 이런 사실을 묵살했고 공무상 순직 처리는 인정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기도 의정부의 한 초등학교에서 새 초임 교사 두 명이 6개월 사이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가운데, 학교 측에서는 교육청에 교사들의 사망 원인을 단순 추락사로 보고한 것이 확인됐다.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고 이영승 교사 유족 측은 지난 2021년 12월 13일 이 씨의 순직 처리를 위해 학교에 연락을 취했다.

MBC가 공개한 녹취록에는 “경위서가 어떻게 보고가 됐는지 알 수 있을까요”라는 유족 측은 질문 학교 교감이 “추락사 그 이상은 쓰지 못했어요. 원인을 알지 못하니까”라고 답한 내용이 담겼다.

유족 측이 “수정을 해주실 수 있는 부분이 있을까요. 처남 유서가 발견돼서”라고 말하자, 학교 교감은 “진실을 경위서에 넣고 싶으신 거잖아요. 일단 알아본 다음에 전화 드릴게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학교 측은 다시 연락하지 않았다.

경기도 의정부의 한 초등학교에서 새 초임 교사 두 명이 6개월 사이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가운데, 학교 측에서는 교육청에 교사들의 사망 원인을 단순 추락사로 보고한 것이 확인됐다.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이에 유족 측이 학교에 사실 확인을 재차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지난해 6월 15일 유족 측이 “처남의 죽음에 대해 누구랑 어떻게 확인해야 하나요”라고 묻자, 학교 교감은 “아, 그걸 왜 저한테 얘기하세요”라고 했다.

앞서 고 김은지 교사도 학부모들의 항의와 민원에 시달리다 우울증을 앓던 끝에 지난 2021년 세상을 떠났다.

김 씨의 친구 교사는 “(김 씨가) 학부모들이랑 통화할 때도 ‘되게 손발 벌벌 떨면서 받는다’ 얘기도 했었고, ‘나는 그냥 교사랑은 좀 안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씨는 지난 2017년과 2019년에 두 달씩 병가를 냈고, 복직 뒤에는 음악과 영어 전담 교사를 맡았다. 하지만 자기 대신 담임을 맡은 동료 교사들에게 미안해하며 자진해서 5학년 학급을 맡았다.

김 씨가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것에 대해 학교 교감은 “저는 몰랐다. 우울증이 있는데 그렇게 웃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라며, 김 씨의 죽음 역시 추락사로 보고했다.

경기도 의정부의 한 초등학교에서 새 초임 교사 두 명이 6개월 사이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가운데, 학교 측에서는 교육청에 교사들의 사망 원인을 단순 추락사로 보고한 것이 확인됐다.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결국 김 씨의 죽음은 ‘개인적 취약성으로 보여진다’ ‘공무와의 상당한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 등으로 순직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는 이 씨의 죽음 역시 같은 기준으로 심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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