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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아버지께서 병원 권유로 백내장 수술을 받으시고, 한쪽 눈이 거의 안 보이십니다.”

효도를 위해 했던 선물이 불효가 됐다. 직장인 A씨는 아버지에게 백내장 수술을 추천한 것을 후회하고 있다. 젊은 시절 한쪽 눈을 다쳤던 A씨의 아버지는 남은 눈으로 세상을 봐왔는데, 백내장 수술 후 남은 눈마저 시력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백내장 수술은 한국인이 가장 많이 받는 수술 중 하나다. 40대 이상을 중심으로 한 해에만 ‘약 50만명’이 할 정도다. 가격도 만만찮다. 건강보험을 적용 받지 못 하는 다초점렌즈의 경우 최대 900만원까지 소요되기도 한다. 적잖은 돈을 들이고도 효과를 보지 못 한 환자는 황망할 수 밖에 없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공개한 ‘2021년 주요수술통계연보(성형수술 등 제외)’에 따르면 백내장 수술을 받은 인원은 49만6574명이었다.

백내장의 가장 큰 원인은 노화다. 그러다보니 50대(10만2707명), 60세 이상(36만9038)에서 주로 발병하는데, 40대(2만1572명)에서도 적잖게 나오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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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큰돈을 들인 백내장 수술 후 부작용이다. 백내장 수술은 노화 등으로 혼탁해진 안구의 수정체를 인공수정체로 교체하는 것이다. 다초점렌즈 가격은 180만~900만원으로 상당한 고가다.

그럼에도 A씨 아버지의 경우처럼 시력 저하 등 부작용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소비자원이 2019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접수된 백내장 수술 관련 피해구제 현황을 분석한 결과, 수술 후 시력 저하 호소(43.1%), 실명과 빛 번짐 및 눈부심(23.5%), 안내염 발생(19.6%) 등으로 확인됐다.

A씨는 “수술 전 0.6이었던 아버지의 시력이 수술 후에 0.3이 됐다”며 “한쪽 눈으로만 세상을 보셨는데 많이 우울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최근에는 일부 병원에서 브로커를 통해 하지 않아도 될 백내장 수술을 하면서 피해를 본 사례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황호식 여의도성모안과병원 교수 [여의도성모병원 제공]

의료계에서는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강구중이다.

황호식 여의도성모안과병원 교수팀은 백내장 수술 후 시력을 확인할 수 있는 ‘휴대용 모델눈’을 개발했다. 쉽게 말해 백내장 수술 전 ‘미리보기’를 통해 환자에게 맞는 인공수정체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를 통해 수술 후 불만족, 법적 분쟁 등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황 교수는 “백내장 수술 후 환자들에게 세상을 미리 보여주는 중요한 첫 걸음으로, 특히 의사와 환자간의 의사소통의 어려움에서 오는 수술 후의 불만족이나 법적 분쟁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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