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M 대표 이미지. /사진=엔씨소프트
리니지M 대표 이미지. /사진=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 (250,000원 ▼3,000 -1.19%)웹젠 (14,500원 ▼510 -3.40%)과의 재판에서 승소하고 경쟁작인 R2M의 서비스 중단 판결까지 이끌어냈지만, 저작권 침해까지는 인정받지 못했다. 법원은 웹젠이 ‘부정경쟁방지법’만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쟁점이 됐던 게임 내 시스템은 저작권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1부(부장판사 김세용)는 18일 엔씨소프트가 웹젠을 상대로 낸 저작권 침해 중지 청구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10억원을 지급하라”면서 “피고는 R2M으로 제공되는 게임을 광고·복제·배포·전송해서는 안 된다”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게임 규칙, 저작권 보호 대상 아냐”…리니지M 저작권 침해 인정 못 받아

그러나 이날 오후 판결문을 입수한 엔씨소프트는 마냥 기뻐할 수 없었다. 리니지M의 ‘저작권 침해’가 전혀 인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에게 이번 소송의 가장 큰 목적은 ‘게임 표절의 기준 마련’이었다. 1심에서는 피해 보상액을 11억(부가세 포함, 부가세 제외 시 10억원)으로 적게 책정한 것도 게임의 지식재산권을 인정받는 데 집중하기 위함이었다.

재판부는 핵심 쟁점이었던 △아인하사드 시스템 △무게 시스템 △장비 강화 시스템 △아이템 컬렉션 시스템 등이 ‘저작권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핵심 쟁점이었던 게임 시스템들이 “시스템 자체는 게임 규칙에 해당하는 아이디어로서 설령 여기에 독창성·신규성이 있다 하더라도 저작권 보호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재판부는 두 게임 간 유사성이 일부 인정되더라도, 게임 전체에서 극히 일부분만 차지하고 있어 전체 게임에 대한 저작권 침해라고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R2M에서 리니지M의 창작성 있는 표현 부분과 실질적으로 유사한 표현을 사용했다고 인정할 수 있는 부분은 아인하사드를 수치별로 구분한 표현”이라며 “이 부분이 각 게임 전체에서 차지하는 양적·질적 비중 등을 고려할 때, 리니지M 전체에 대한 저작권을 침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R2M, 리니지M 명성에 편승했다…부정경쟁방지법 위반은 인정

다만, 웹젠의 부정경쟁방지법은 위반 여부는 인정됐다. 웹젠이 리니지M의 명성과 고객흡인력에 무단으로 편승하기 위해 리니지M을 모방해 R2M을 제작했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리니지M과 매우 유사한 방식의 R2M이 출시·제공됨으로 인해 원고가 경제적 이익을 침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며 “웹젠은 고의 또는 과실로 엔씨소프트의 성과를 무단으로 사용해 R2M을 출시제공한 부정경쟁행위로 인해 엔씨소프트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했다.

이는 엔씨소프트가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든’ 리니지M이 고객 흡인력·게임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경쟁력이 높다고 판단한 결과다. 재판부는 “특히 리니지M과 유사한 방식의 게임을 ‘리니지류 게임(리니지라이크 게임)’ 이라고 부른다는 언론 기사가 나올 만큼 리니지M은 일반 수요자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고 했다.

카카오게임즈와 진행 중인 ‘아키에이지 : 워’ 표절 소송에서도 유사한 결과나 나올 가능성이 높다. 엔씨소프트가 웹젠 소송과 동일하게 카카오게임즈에도 ‘저작권 침해’ 및 ‘부정경쟁행위’에 대해 민사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곧바로 항소한 웹젠 “R2M 표절 게임 아니다” 강조…서비스 중단 막기 위해 총력전

판결문을 본 웹젠은 이날 즉시 항소장을 제출했다. 웹젠 관계자는 “제1심 판결은 엔씨소프트가 제기한 2건의 청구 중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에 대한 청구만을 인용한 것”이라며 “1심 재판의 주된 쟁점이었던 엔씨소프트의 저작권 침해 주장은 기각됐다”고 강조했다. 웹젠은 2심에서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여부를 다시 다툴 예정이다.

R2M 서비스 중단을 막기 위해 웹젠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도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박광엽 게임사업본부장은 이날 R2M 커뮤니티에 “R2M의 게임 서비스가 실제로 중단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속한 법적 대응을 마련하고 있다”며 “항소심의 법원 판단이 마무리될 때까지 R2M의 서비스가 멈추는 일은 없다”고 했다.

엔씨소프트는 저작권 침해 기각에 대해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엔씨소프트는 이날 판결 직후 “1심의 청구 금액은 일부 청구 상태로, 항소심(2심)을 통해 청구 범위를 확장할 계획”이라며 항소 계획을 공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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