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관광 명소 할슈타트 전경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영화 ‘겨울왕국’의 배경으로 유명한 오스트리아 작은 도시 할슈타트 주민들이 밀려드는 관광객을 이기지 못하고 시위를 벌이기에 이르렀다.

27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할슈타트 시민들은 하루 관광객 수 제한과 오후 5시 이후 관광버스 운행 금지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할슈타트는 인구 700명 가량의 작은 도시지만 성수기엔 하루 최대 1만명이 방문할 정도다. 주민 1인당 관광객 숫자는 이탈리아 베니스의 6배에 달할 정도로 가장 높다. 연간 방문객은 코로나19 이전 무려 100만명에 달했다.

알프스 빙하가 흘러내려 생긴 호수와 소금광산으로 유명한 할슈타트는 1997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으며 2006년 드라마 ‘봄의 왈츠’ 촬영지로 한국뿐 아니라 여러 아시아 국가들에도 널리 알려졌다. 중국에선 2012년 할슈타트를 본딴 복제도시가 만들어졌을 정도다. 이후 디즈니 영화 ‘겨울왕국’의 배경지로 알려지며 한층 유명세가 확산됐다.

이는 할슈타트 경제에 도움이 됐지만, 주민들은 지나치게 많은 관광객으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라고 호소하고 있다. 슈퍼마켓에는 기념품을 사려는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식료품을 사는 것이 힘들어졌고 도로는 대형 관광버스가 점령한 탓에 교통사고 위험도 커졌다.

급기야 지난 5월 일부 주민들이 대표적인 ‘인증샷’(관광객들이 사진을 찍으려고 하는 명소) 지점 인근에 대형 나무 벽을 세웠다 비판 여론이 거세자 시 당국이 나서 중재를 한 끝에 철거하는 소동이 일기도 했다.

당시 알렉산더 슈츠 할슈타트 시장은 “관광객을 현재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이고 싶지만 마땅한 방법이 없다”고 호소했다.

이 같은 ‘오버투어리즘’(관광객 과잉)은 코로나19 봉쇄가 풀리면서 할슈타트뿐 아니라 세계 곳곳의 유명 관광지가 겪는 공통의 문제로 떠올랐다.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관광세를 종전보다 1.5배 올렸으며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 촬영지인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는 유람선 이동 인원을 8000명 이하로 제한했다. 파리 루브르 박물관은 하루 입장객을 기존의 3분의 2수준인 3만명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이탈리아 포르토피노는 사진촬영 금지 구역을 지정한 뒤 이를 어길 경우 최대 275유로(약 40만원)의 벌금을 내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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