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도 공립학교 교사 지원자가 크게 감소하면서 교사부족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장시간 노동과 낮은 임금, 학부모의 부당한 민원제기 등 열악한 근무환경을 견디지 못하고 이탈하는 교원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지원자도 대폭 감소하면서 학교 수업 운영이 매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앞으로 부족한 교원 수를 채우기 위한 여러 대책들이 제시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일 아사히신문은 2024년도 일본 공립학교 교원 채용시험 지원자가 전년대비 6061명 감소했다는 자체 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내년도 채용시험 지원자는 총 12만7855명으로, 이는 전년도보다 4.5% 줄어든 수치다. 채용시험을 실시하는 전국 68개 기관 중 60% 가까운 38개 기관에서는 내년도 지원자 수가 5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중·고교, 양호교사 등 전 분야에서 모두 지원자 수가 감소했다.

각 도도부현의 교육위원회 등에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원자 수가 줄어든 이유에 대해 가장 많은 답변을 기록한 것은 ‘교원의 장시간 노동, 학부모의 민원제기 등 처우에 대한 문제가 알려지면서 대학생들이 교직을 꺼리고 있다’라는 항목이었다. 이어 ‘교원 이외 직종 채용 확대에 따른 경쟁 심화’가 뒤를 이었다.

실제 일본에서 교사는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를 겪어야하는 직업이란 평가를 받는다. 문부과학성이 지난 4월 공표한 공립학교 교원 근무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학교 교사 77%, 초등학교 교사 64%가 시간 외 근무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따라 교원 수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여러 방안을 통해 시급히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교원 수를 전년 대비 100명 늘린 사이타마시에서는 교원 채용 전형을 15가지로 구분해 지원 가능 자격을 대폭 확대했다. 사이타마시는 교원 면허가 없어도 대학이나 연구기관에서 관련 전공 연구기관이 있는 사람도 응시할 수 있는 전형 등의 방식으로 문턱을 대폭 낮췄다.

야마구치현에서는 아예 교원 면허 취득 지원까지 나섰다. 이곳에서는 민간 기업에서 일정 기간 이상 근무한 사람도 교원 채용 시험을 볼 수 있다. 채용 시험에 합격한 사람은 2년간의 유예기간 안에 교원 면허를 취득하면 교단에 설 수 있다. 야마구치현에서는 이 유예기간 동안은 학비 보조를 하는데, 연간 26만엔(230만원)을 지급한다. 이는 꽤 반향을 일으켰는데, 정원 5명에 57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응시 조건이었던 대학 4학년도 대학 3학년으로 낮추는 움직임도 시작됐다. 도쿄도 교육위원회는 올해 처음으로 대학 3학년을 대상으로 교원 채용 시험을 실시했다. 1차 필기시험 일부를 보고 합격하면 4학년이 되는 해 시험에서는 해당 부분을 면제해주는 시스템이다.

아예 시험 범위를 대폭 축소한 곳도 있다. 니가타현 교육위원회는 올해 초부터 초등 교원의 1차 시험 중 출제 범위를 국어·사회·과학·영어 등 5개 교과목에서 수학과 국어 등 2개로 줄였다.

다만 이같은 대책이 지원자 확보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교육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와타 야스유키 도쿄학예대 교수는 “채용 시험 일부 면제나 출제 범위 축소는 기초학력이 부족한 지원자가 교원이 돼 교육의 질이 저하될 우려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오히려 일하는 방식 개혁을 추진하고, 급여 등 처우 개선, 정규직 교원 증원을 통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아사히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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