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하다는 말도 하지 못하겠다.”

임도헌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한국 남자배구대표팀은 지난 20일 중국 항저우 링핑 스포츠센터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배구 C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2-3(27-25 27-29 22-25 25-20 15-17)으로 졌다.

충격적인 패배. 국제배구연맹(FIVB) 랭킹 73위의 인도를 27위 한국이 잡지 못할 거라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항저우 대참사’, ‘인도 쇼크’로 남을 충격적인 패배임이 분명하다.

 사진=AVC 제공
사진=AVC 제공

이날 나경복(국방부)와 함께 선발 아웃사이드 히터로 출전한 전광인(현대캐피탈)도 충격적인 패배에 아쉬움을 보였다. 정지석(대한항공)이 허리 통증으로 결장함에 따라 풀타임을 소화한 전광인은 서브 1개 포함 22점을 올렸다. 리시브도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32회를 받았다.

경기 종료 후 믹스드존에서 만난 전광인은 “죄송하다. 죄송하다는 말도 못할 것 같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어느 팀이랑 하더라도 100% 쏟아부어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들어왔는데, 우리가 부족했던 것 같다. 어쩌면 나에게도 마지막일 수 있는 아시안게임인데 아쉬운 모습만 보여드렸다. 아쉽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를 패했다고 해서 다음 단계가 없는 건 아니다. 21일 캄보디아를 잡으면 12강에 오른다. 이기면 조 2위로, D조 1위 파키스탄을 만난다.

전광인은 “지더라도 끝까지 올라가기만 하면 된다. 아직 경기는 남았다”라며 “물론 그다음 경기가 힘들어질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자처한 부분이다. 우리가 힘든 길을 선택한 만큼 힘든 길을 뚫고 올라가야 한다. 그래야 남자 배구도 어느 정도 인기를 받쳐주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어느 누구에게나 아시안게임 출전 기회가 주어지는 건 아니다.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아시아선수권배구대회와는 달리 아시안게임은 4년에 한 번 열린다. 특히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코로나19로 인해 5년 만에 열리는 아시안게임이다.

전광인은 “아시안게임은 일반적인 대회랑 다르다. 부담을 안 가지고 뛰는 거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부담을 가지고 뛰어야 하는 건 당연한 부분이다. 선수들이 미친 듯이 해야 되지 않을까”라며 “금메달, 은메달 따는 것도 어렵지만 아시안게임 출전 자체도 쉽지 않다. 4년에 한 번 하다가 이번에는 5년 만에 열리는 것이다. 뛰는 거에만 의미를 부여하지 말고, 그 경기에서 후회 없이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정원 MK스포츠 기자(2garde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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