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두 번째로 유전자를 조작한 돼지의 심장을 이식받은 환자가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회복 중이다.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메릴랜드 의대 연구팀은 말기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58살의 해군 참전용사 로런스 포시트에게 지난 20일 돼지 심장을 이식했다. 이 수술은 지난해 1월 처음으로 시행됐다.

합병증 등으로 다른 치료 방법을 포기했던 포시트는 수술을 앞두고 “적어도 지금은 희망과 기회가 있다. 숨을 쉴 수 있는 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히며 돼지 심장을 이식받았다.

포시트는 현재 회복 중이고, 부인과 자녀 등 가족과 의사소통이 가능한 상태라고 연구팀이 전했다. 수술을 집도한 바틀리 그리피스 박사는 “초기 반응이 아주 좋다”면서 “돼지 심장을 이식받은 사람과 이야기한다는 것이 신기하다”고 말했다.

인간 면역체계의 거부반응을 유발하지 않도록 유전자가 조작된 돼지의 심장을 살아있는 환자에게 이식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연구팀은 이번 수술에서 10개의 유전자가 조작된 돼지의 심장을 사용했다. 지난해 1월에 시행된 첫 번째 이식 수술 역시 메릴랜드 의대 연구팀이 맡았다. 당시 돼지 심장을 이식받은 57세의 남성은 두 달간 생존하다 결국 숨졌다.

환자는 이전부터 앓던 암으로 사망했지만, 61일간 신장은 정상 기능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변량이 감소하는 등 거부반응 징후가 보였지만 면역억제제 처방으로 정상 궤도로 돌아왔다.

과학자들은 인간의 장기와 더 비슷하도록 유전자 변형을 거친 돼지의 장기를 이용해 동물 장기의 이식에 계속 도전 중이다. 이달 7일에는 중국과학원 광저우 바이오의학 보건연구원에서 인간과 돼지 세포를 융합한 수정란을 대리모 암컷 돼지에게 이식, ‘인간화된 신장’을 만들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미국에선 지난해 4100건이 넘는 심장 이식 수술이 이뤄졌지만, 이식할 수 있는 장기 공급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지난해 미국 신장이식 대기자 명단에는 10만여명의 환자가 올랐지만, 장기 부족으로 5000여명이 사망했다.

유럽 역시 장기이식 대기자 명단 중 매년 평균 15~30%가 사망하고 있다. 최근 뉴욕대(NYU) 연구팀이 뇌사 환자 2명에게 돼지 심장을 이식하기도 했는데 돼지 심장은 뇌사자의 신체에서 3일간 정상적으로 기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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