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맥루머스

최근 출시된 아이폰 15 프로의 베젤 두께가 화제다. 전작인 아이폰 14 프로보다 0.7mm 줄어든 1.5mm 베젤 두께를 선보인 것.

‘베젤’은 스마트폰에서 화면이 나오는 출력부를 제외한 주변 테두리 영역을 일컫는다. 최신 스마트폰의 경우 화면이 전면을 거의 채우고 있지만, 이러한 형태로 출시된 건 불과 몇 년 되지 않았다. 이전 스마트폰은 화면 이외의 테두리 영역이 꽤 컸는데, 특히 상⋅하단 부분을 크게 차지했다.

2007년 처음 출시된 아이폰 / 출처: 애플

베젤이 차지하는 비중은 과연 얼마였을까? 아이폰이 처음 나왔던 2007년의 경우, 디바이스 전면 공간 대비 화면이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 33%였다. 즉, 대부분 스마트폰에서 베젤이 화면보다 더 큰 공간을 차지했던 것. 당시 아이폰은 52%로, 평균보다 적은 베젤 비율을 선보였으나 이마저도 절반을 겨우 넘기는 정도였다.

하지만 현재는 화면 비율 80%가 넘어가는 스마트폰이 주를 이루고 있다. 심지어 90%가 넘는 제품이 출시된 적도 있다. 베젤이 얇아진 아이폰 15 프로 역시 88.23 %, 15 프로 맥스는 89.75 %로 화면 비율이 전작보다 늘었다. 참고로 아이폰 14 프로는 86.97%, 14 프로 맥스는 88.45%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베젤은 왜 있는걸까?

스마트폰 베젤 구조 / 출처: 삼성디스플레이 뉴스룸

도대체 과거엔 왜 베젤이 차지하는 공간이 많았던 걸까? 일단 상단에는 수화부와 카메라, 하단에는 드라이버 IC(Display Driver IC)나 전원 공급 장치 등의 부품을 넣기 위한 공간이 필요했으며, 좌우로는 픽셀 발광을 위한 신호 배선과 회로가 지나갔다. 이런 구조적인 이유로 화면 테두리에 베젤을 형성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으로 베젤은 점점 줄어들기 시작한다. 먼저 좌⋅우 베젤을 줄이기 위한 시도가 이루어졌고, 상⋅하 베젤을 줄인 제품도 나오기 시작했다. 상단의 카메라를 하단으로 옮겨 상단 베젤을 없애기도 했고, 상⋅하 베젤을 기존보다 더 얇게 만든 제품이 출시 되기도 했다.

노치 디자인을 적용한 아이폰 X 베젤 / 출처: 애플

이러한 상황 속에서 2017년 9월 애플은 10주년 기념 모델로 선보인 ‘아이폰 X’의 베젤을 획기적으로 줄인다. 좌우와 하단 영역에서 화면 이외의 베젤은 모두 제거했고, 상단에도 음성통화용 리시버와 상단 카메라, 각종 센서가 들어갈 가운데 베젤 일부만 남긴 노치 디자인을 적용했다.

아이폰 X를 기점으로 스마트폰 화면 상⋅하단을 차지하던 두꺼운 베젤은 사라지게 됐다. 최신 스마트폰을 보면 화면이 전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화면 외부 베젤은 거의 없어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며, 현재 베젤은 프레임과 화면 내부에 남아 있는 정도가 전부다.

베젤이 얇아지면 좋은 점은?

출처: LG전자 소셜 매거진

이렇게 베젤을 줄이면 무엇이 좋을까? 무엇보다 화면 크기는 유지하면서 스마트폰 전체 크기는 더 작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이폰 8 플러스의 화면 크기는 5.5인치이며, 크기는 78.1 x 158.4mm다. 하지만 화면이 6.1인치로 더 큰 아이폰 15 프로의 크기는 70.6 x 146.6mm다. 아이폰 15 프로의 화면 크기가 더 크지만, 제품 크기는 오히려 더 작은 셈이다.

이외에도 스마트폰 사용 시 사용자 몰입감을 극대화할 수 있기도 하다. 1~2mm의 사소한 차이라도 영화나 게임 화면을 볼 때 사용자 체감은 제법 큰 편이다.

스마트폰 베젤은 어떻게 줄였을까? LCD에서 OLED로 전환

LCD보다 유연한 OLED / 출처: 삼성디스플레이 뉴스룸

앞서 언급했듯이 스마트폰 베젤 하단에는 화면을 제어하는 드라이버 IC와 전원 공급 장치가 들어간다. 이 때문에 딱한 유리 기판을 사용하던 LCD 시절에는 상단이나 좌⋅우는 얇게 만들어도 하단 베젤을 줄이는 데 한계가 있었다.

게다가 LCD 패널은 자체 발광이 불가해 빛을 공급하는 백라이트(back light)가 필요한데, 지금처럼 이너 베젤을 얇게 만드는 경우 측면에서 빛샘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하지만 OLED를 사용하면서 이러한 점들이 해결되기 시작했다. 플라스틱 기판을 사용해 패널을 말아 넣어 관련 부품을 패널 아래쪽으로 배치할 수 있게 된 것. 아이폰 X의 하단 베젤도 이러한 방법을 사용했다. 게다가 OLED는 백라이트가 필요 없기 때문에 빛샘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출처: 애플

이번 아이폰 15 프로 시리즈에서는 이러한 OLED에 ‘LIPO 기술’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Low Injection Pressure Overmolding’의 줄인 말인데, 이를 그대로 해석해 ‘저사출 압력 오버 몰딩’이라고도 부른다. LIPO는 온도와 압력을 낮춘 상태에서 디스플레이를 조립하는 기술로, 온도와 압력이 낮으면 부품을 더 섬세하게 컨트롤할 수 있다.

다만 LIPO 기술의 구체적인 원리는 따로 알려진 바가 없다. 애플워치 7세대 개발 당시 적용했던 기술로만 알려졌다. 그러나 여러 외신에서는 애플워치보다 아이폰의 디스플레이가 더 크기 때문에 또 다른 기술력이 필요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베젤이 줄어들면서 등장한 여러 디자인

삼성의 인피니티 스크린를 그래픽으로 구현한 화면 / 출처: Ben Geskin

아이폰 X의 노치 디자인을 필두로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상⋅하단 베젤 공간을 활용해 다양한 디자인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에서는 ‘인피니티 플렉스(Infinity Flex)’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였는데, 인피니티 – U, 인피니티 – V, 인피니티 – O 등이 그것이다. 특히, 인피니티 – O는 디스플레이 중간에 구멍을 낸 다음 카메라나 센서를 탑재했는데, ‘펀치홀 디자인’이라고도 부른다. 인피니티 디자인은 아래의 이미지처럼 베젤 상단 부분이 알파벳 U, V, O의 모양을 띄고 있는 게 특징이다.

출처: 삼성디스플레이 뉴스룸

펀치홀 디자인에서 한발 더 나아가 ‘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UDC)’를 쓴 모델도 나왔다. 카메라를 디스플레이 아래에 배치해 카메라 구멍을 없앤 방식이다. 갤럭시 Z 폴드 3, Z 폴드 4 등에 쓰인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애플은 아이폰 14 프로에 그동안 사용하던 노치 디자인을 버리고 다이나믹 아일랜드를 적용했다. 아이폰은 페이스 ID를 위한 카메라와 센서를 화면 전면에 탑재해야 하기 때문에 노치를 없애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그러나 이를 디스플레이의 일부로 활용하면서 기술적 한계를 극복한 모습을 보였다. 다이내믹 아일랜드는 아이폰 14 프로 모델에서 아이폰 15 시리즈 전 모델에 모두 적용되기도 했다.

테크플러스 김하영 기자 (tech-plus@naver.com)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